강철 범선의 전설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1911년 함부르크에서 진수된 4마스트 범선 '베이징호(Peking)'는 1932년까지 화물선으로 바다를 누볐고, 1974년부터는 뉴욕의 박물관 선박으로 보존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2020년 9월 7일, 이 역사적인 배는 85년 만에 모항 함부르크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베이징호'가 한자 도시 함부르크의 박물관 선박으로 귀환한 날, 함부르크 문화상원의원 카르스텐 브로스다(SPD)는 "함부르크 항구의 심장부로 돌아가는 살아있는 해양 역사"라고 평했습니다. 복원 현장 투어를 통해 관심 있는 시민들은 2022년 정기 개장에 앞서 먼저 이 거대한 4마스트 배에 올라볼 수 있었습니다.
2017년 7월, 이 4마스트 범선은 해외를 떠난 지 85년 만에 뉴욕에서 독일로 다시 반입되었습니다. 더 이상 자력 항해가 불가능해진 이 배는 플로팅 도크선에 실려 대서양을 건넜으며, 이후 몇 년간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웨벨스플레트(Wewelsfleth)의 페터스 조선소에서 복원 작업을 거쳤습니다.
해운회사 F. Laeisz의 '플라잉 P라이너'
화물선 '베이징호'는 세계적인 해운회사 F. Laeisz가 운영하던 전설적인 '플라잉 P라이너(Flying P-Liner)'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자매선으로는 핀란드 마리에함의 '포메른호(Pommern)', 트라베뮌데의 '파사트호(Passat)', 그리고 구 '파두아호(Padua)'가 있습니다. 파두아호는 오늘날 러시아 훈련선 '크루젠슈테른호(Kruzenshtern)'로 불리며, 네 척 중 유일하게 아직도 항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또 다른 자매선인 '파미르호(Pamir)'는 1957년 허리케인으로 침몰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해외 무역을 위해 건조된 강철 범선
'베이징호'는 함부르크의 명문 조선소 블롬 운트 포스(Blohm + Voss)에서 건조되어 1911년 2월 25일 진수되었습니다. 길이 약 115m에 달하는 이 배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범선 중 하나였습니다. 1912년부터 약 5,300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강철 선체는 칠레와의 초석 무역에 투입되었으나, 1914년 8월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 칠레에서 나포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1928년에는 '프리발호(Priwall)', '파두아호', 그리고 '베이징호' 등 세 척의 플라잉 P라이너가 동시에 함부르크 항구에 정박하기도 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베이징호'는 처음 런던으로 옮겨졌다가, 1921년 배상금으로 이탈리아에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2년 후 F. Laeisz가 이 배를 다시 매입하며 함부르크-칠레 노선 화물선으로 복귀시켰습니다. 이 배는 남미 최남단의 전설적인 케이프혼(Cape Horn)을 무려 34번이나 돌았습니다. 특히 모험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어빙 매클루어 존슨(Irving McClure Johnson)은 1929년 극심한 폭풍 속 케이프혼 돌파 항해를 카메라에 담아냈는데, 이 영상은 지금도 남아 있는 인상적인 역사적 기록입니다.
함부르크에서 영국을 거쳐 뉴욕까지
그러나 증기선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범선 화물선의 수익성은 급격히 떨어졌고, 해운회사는 1930년대 초 경제 위기까지 맞게 됩니다. 결국 1932년 '베이징호'는 영국에 매각되어 '아레투사호(Arethusa)'라는 새 이름을 얻었고, 잉글랜드 동부 업너(Upnor)에 정박한 고정식 훈련선으로 변신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한동안 영국 해군에 의해 영국 서부로 옮겨졌다가 1945년 업너로 돌아왔습니다. 다른 많은 대형 선박들과 달리 이 배는 더 이상 항해할 일이 없었기에 엔진 장착이나 현대화 개조 없이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1974년 영국 소유주는 이 배를 뉴욕 사우스 스트리트 시포트 박물관(South Street Seaport Museum)에 매각했고, '베이징호'는 이스트 리버에서 40년 이상 원래 이름 그대로 박물관 선박으로 활약했습니다. 그러나 박물관에 4마스트 범선 복원에 필요한 재정 여력이 부족하면서 배의 상태는 해가 갈수록 눈에 띄게 악화되었습니다.
웨벨스플레트에서 3년간의 대복원
2002년 '베이징호의 친구들' 협회 회원들은 배를 함부르크로 되돌리기 위해 처음으로 뉴욕 박물관과 협상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은 매우 높은 매각가를 요구했고, 절실한 복원 사업을 후원할 재원도 마련되지 않아 진통을 겪었습니다.
2015년 봄, 박물관이 '베이징호'의 정박지를 비우겠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에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연방 정부는 마침내 선박의 독일 수송, 복원, 함부르크 항 내 정박지 조성에 약 2,600만 유로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2017년 여름 '베이징호'는 도크선에 실려 독일로 향했고, 브룬스뷔텔 인근 웨벨스플레트의 페터스 조선소에서 총 3,850만 유로의 예산으로 대대적인 복원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약 2년 후 배는 새롭게 도색된 채 드라이독을 떠났으며, 2020년 5월 나머지 복원 작업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엘브필하모니 맞은편, 영원한 안식처
9월 7일, '베이징호'는 당분간 마지막 항해를 마쳤습니다. 역사적인 4마스트 범선은 웨벨스플레트 조선소에서 함부르크까지 이동했고, 모항으로 돌아온 것을 축하하는 분수와 타이폰 콘서트로 환영받았습니다. 브레머카이(Bremer Kai)의 임시 정박지에 머문 이 대형 선박은 현재 박물관으로 개관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베이징호'는 장차 엘브필하모니(Elbphilharmonie) 맞은편에 최종 정박하여, 클라이너 그라스브루크(Kleiner Grasbrook)에 새로 건설될 독일 항구 박물관의 핵심 전시물로 자리매김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