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화물선으로 7대양을 누비던 한 척의 배가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진수된 이 선박은 여러 차례 이름을 바꾼 끝에 노르웨이 탐험가이자 모험가인 토르 헤이어달(Thor Heyerdahl)의 이름을 얻었고, 오늘날에는 젊은이들을 하나의 크루로 엮는 특별한 훈련선, 이른바 '떠다니는 교실'로 항해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도 이 배의 항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1930년 진수된 화물선 '팅카'
'토르 헤이어달'호의 원래 이름은 '팅카(Tinka)'였습니다. 1930년 네덜란드 베스터브룩(Westerbroek)에서 진수된 이 선박은 보조 돛을 갖춘 강철 선체의 모터선으로, 처음에는 화물선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모항은 독일 함부르크였으며, 주요 항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카리브해였습니다. 1951년에는 약 300톤의 화물을 더 실을 수 있도록 선체 중앙부가 몇 미터 연장되었습니다. 화물선으로서의 운항은 1979년까지 이어졌고, 그 사이 배의 이름은 '실케(Silke)', 이어 '마르가 헤닝(Marga Henning)'으로 여러 번 변경되었으며, 마지막에는 파나마 국기를 달고 '미뉴(Minnow)'라는 이름으로 항해했습니다.
모험가 토르 헤이어달에게서 영감을 받다
1979년, 두 명의 독일 항해 애호가가 이 배를 매입했습니다. 이후 4년에 걸쳐 배는 돛대 3개를 갖춘 톱세일 스쿠너(top sail schooner)로 완전히 개조되었습니다. 새 주인 중 한 명인 데틀레프 조이체크(Detlef Soitzek)는 토르 헤이어달이 이끈 갈대배 탐험에서 항해사로 활약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는 옛 원정대 지도자의 이름을 배에 붙이자고 제안했고, 헤이어달 본인도 이 아이디어를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청년 선원들을 후원했으며, 직접 배의 세례식을 주관하기도 했습니다.
바다 위 체험 학교, '떠다니는 교실'
1983년부터 '토르 헤이어달'호는 비영리 개발 단체를 위해 특별한 형태의 훈련선으로 항해해 왔습니다. 여행의 초점은 체험 교육입니다. 배 위에서 젊은이들은 독립심과 책임감, 팀 정신을 배우며 평생 처음 겪는 도전에 직면합니다. 정기적인 청소년 레가타 외에도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여름 학교' 프로그램에서는 청소년들이 북해와 발트해를 건너며 3주 동안 항해하고, '돛 아래 교실(Classroom under Sails)'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10학년 학생들은 무려 6개월을 배에서 보냅니다. 항로는 독일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 카리브해까지 다녀오는 왕복 여정입니다.
대서양을 건너 과테말라와 쿠바까지
승무원과 교사와 함께 학생들은 하나의 선상 공동체를 이룹니다. 선박 운영 업무 외에도 일반적인 학교 수업이 선상에서 진행되며, 과테말라·코스타리카·쿠바에서의 수주간 체류가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장거리 항해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배는 킬(Kiel)에서 완전히 개조되었고, 새로운 안전 규정에 따라 현대화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계속된 '토르 헤이어달'의 항해
'토르 헤이어달'호의 승무원들은 공해 한가운데서 코로나 팬데믹의 발발을 그대로 경험했습니다. 2020년 봄,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학생들의 상륙 휴가는 취소되었고, 그들은 무려 47일 동안 단 한 번의 중단도 없이 배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킬에 도착해 가족들을 다시 만난 순간의 기쁨은 남다르았습니다. 그럼에도 세 명의 선장은 항해를 계속했으며, 6개월짜리 '떠다니는 교실' 프로그램 역시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탑승을 원하는 사람은 여러 차례의 코로나 검사와 사전 격리라는 관문을 먼저 거쳐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