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 찬 거대한 홀. 높이 세워진 연단, 배경에는 하켄크로이츠가 그려진 거대한 깃발. 물결치는 군중 속에서 아돌프 히틀러는 격정적으로 연설하며 활기차게 몸짓을 하고 있고, 갈색 제복 사이 어디쯤에서 수백 개의 여성의 눈동자가 반짝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그들… 히틀러를 숭배하는, 때로는 우상 숭배에 가까운 사랑을 보내는 여성들. 히틀러의 '그룹피'들입니다.
여성들의 우상이 된 남자
돌이켜보면 히틀러가 여성들의 우상이었다는 사실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당시 독일 여성들에 따르면, 제국 수상에게는 분명 '그 무언가'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들은 그를 초인이자 국부(國父), 그리고… 야수가 한데 융합된 존재로 여겼습니다. 한 사람 안에 남성성의 본질이 응축된 셈입니다. 얼마나 많은 여성이 그의 매력에 빠져들었는지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사랑하는 지도자를 우러러보며 수천 통의 편지를 보내는 팬들이 너무 많아지자, 제3제국 수상 관저는 별도 부서를 신설하고 직원들을 배치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여성 팬 편지'를 위한 특별 아카이브로, 여성 팬들이 보낸 개인적인 성격의 소포 수만 건이 이곳에 쌓였습니다.
힐러를 보면 미국 10대 소년들이 저스틴 비버를 보는 것처럼 반응하는 젊은 나치당원들.
『독재자의 여인들』의 저자 디안 듀크레(Diane Ducret)에 따라 이 서신의 흥미로운 단편들을 소개하기 전에, 두 가지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첫째, 인용된 여성 중 누구도 히틀러와 직접 만난 적이 없으며, 한마디 나눈 적조차 없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집회, 라디오 연설, 신문, 『나의 투쟁』을 통해서만 그를 알았고, 어딘가에서 멀리 한 번쯤 바라본 정도였습니다. 둘째, 총통의 충실한 추종자들 사이에는 어린 소녀부터 노파까지, 평범한 주부부터 귀족까지 전 세대와 전 계급이 고루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나치당원들의 편지
자신의 의도에 대해 조금의 의심도 남기지 않는 프리델 S.의 편지입니다(1935년).
"작센의 한 여성이 당신과 아이를 갖고 싶어합니다. 물론 이것은 상당히 특별한 소망임에 분명합니다." […]
"저는 목마르면서 동시에 떨고 있습니다. 이 편지가 닿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를 가질 시간이 없으실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너무 많다고 느껴 현실적이지 않은 생각이라며 오래전에 접으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새로운 생명을 낳아야 합니다. 그것이 저의 가장 큰 꿈이며, 온 마음을 다해 실현하고자 노력합니다."
당시 이집트에 거주하던 폰 킬바인 남작부인의 뜨거운 편지입니다(1938년).
"하지만 내 회복이 곧 당신, 히틀러 씨라는 것을 깨달은 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
히틀러는 말 그대로 숭배자들을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이동 중에도 언제든 애정 표현을 받곤 했습니다.
베를린의 한 주부가 보낸 편지는 빨래, 바느질, 나쁜 날씨에 대한 불평 외에도 숭배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1939년).
"[...] 저는 늘 당신 사진을 넘겨보며 눈앞에 놓고 입을 맞춥니다.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좋은 아돌피, 금처럼 진실한 사랑입니다 [...]. 게다가 사랑하는 사람, 이번에 보낸 케이크 소포를 잘 받으셨기를, 맛있게 드셨기를 바랍니다. 제가 보내는 모든 것은 순수한 사랑입니다."
리치(Ritschi)라는 여성은 예법이나 예의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히틀러에게 매우 직접적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짧은 이 편지를 통째로 소개합니다. 총통과 한마디도 나눠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1941년).
"사랑하는 아디에게!
당신도 저를 조금은 그리워할 것 같군요. 사랑의 상징으로 사진 한 장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작은 사진을 동봉합니다. 하늘의 성모를 연상시키는 사진입니다. 가끔은 무척 슬픕니다. 7월 23일에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카를스바트에는 가보신 적이 있겠지요... 그곳에서 더욱 자주 당신을 생각할 겁니다."
"뜨거운 키스를 보냅니다, 나의 야수여."
'당신의 소녀 조세'라고 서명한 여성은 다소 망상에 가까운 상태였고, 수상을 문자 그대로 연인처럼 대했습니다(1941년).
"당신의 조세를 많이 생각하나요? 정말요? 정말요? 나를 지켜주세요, 나의 충실한 사랑. 저는 영원히 당신에게 충실하고 좋게 남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 "하지만 우리 함께 전쟁을 즐겨봐요. 좋아요? 좋아요? 사랑하는 사람. 사랑과 충실함, 아름다운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당신은 정말 귀엽고 저에게 참 좋은 사람이에요." [...] "모든 말을 다 들려드렸으니, 저를 꼭 끌어안게 해주세요. 가장 진심 어린 인사를 받아주세요, 나의 충실한 연인 아돌프 히틀러."
다시 한번 여성들에게 둘러싸인 히틀러. 이번에는 괴벨스도 기회를 틈타 함께했습니다.
마지막은 로자 M. 부인의 편지입니다.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던 그녀는 아돌프 히틀러에게 반한 순간 마음이 죽어버렸고,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기로 결심합니다(1944년).
"내 마음에 더 좋은 사람이 있기 때문만으로 남편은 낯선 사람이 되었습니다." […] "당신에게 느끼는 감정이 너무나 커서, 우리 둘 사이의 사랑은 이미 굳건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매일 당신 덕분에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니 어떤 신호든 알아차립니다. 나는 당신의 여자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 […]
믹 재거와 비틀즈를 합친 것보다 많은 편지
이것은 제3제국 수상의 열광적인 팬들을 보여주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디안 듀크레에 따르면, 히틀러가 여성 팬들에게 받은 편지는 록의 전설 믹 재거와 비틀즈 전 멤버가 받은 편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고 합니다.
한편, 이성과의 접촉에 서툴렀던 국가사회주의 지도자는 때로는 매우 격렬하고 심지어 선정적인 이 고백들을 들으며 격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 편지들의 요약본을 준비하도록 지시하고, 그것을… 여론의 훌륭한 바로미터로 삼았습니다.
출처
- Diane Ducret, 『독재자의 여인들(Femmes de dictateurs)』, Znak 출판사, 크라쿠프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