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철학(Philosophy of History)이란 역사의 의미, 곧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의 의미와 운명, 그리고 궁극적인 종말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글: 클라우디우 페르난데스(Cláudio Fernandes)
역사는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가?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흔히 이런 인상을 받게 된다. 인류가 끊임없이 연속적으로 발전하여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화되고 기술화된 문명이라는 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아직도 한층 더 완성된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마치 미래라는 영역을 인간이 미리 '식민지화'한 것처럼 말이다.
역사의 운명에 관한 이러한 관점, 다시 말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의 의미에 대한 사변'을 가리키는 이름이 바로 역사철학이다.
볼테르와 계몽주의: 역사철학의 탄생
'역사철학'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18세기 계몽주의 전성기의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Voltaire)였다. 그 이전 세기 동안 인간은 과학적 지식을 발전시켰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을 지배할 수 있는 기술적 도구들을 만들어냈다. 근대 과학은 인간에게 안정감과 자율성을 부여했으며, 이러한 특성은 기술과학적 진보를 향한 행동으로 인간을 이끌었다. 볼테르의 시대는 이러한 특성을 찬양했고, 역사의 흐름 역시 이런 빛으로 해석했다.
칸트, 헤겔, 콩트: 통일된 역사관의 추구
18세기의 다른 철학자들 역시 계몽주의에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역사철학을 전개했다. 독일의 칸트(Kant)는 인류 역사의 모든 개별 사건들 속에서 통일성을 찾으려 했으며, 인간에게 예정된 의미의 발견을 목표로 삼았다.
19세기에 들어서도 사상가들의 이러한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독일의 헤겔(George W. F. Hegel)과 프랑스의 콩트(Auguste Comte) 역시 각자의 역사철학을 구축했다. 헤겔은 '문명을 관통하는 정신의 행진'을 강조했으며, 그 최대의 성취물로 근대 국가를 꼽았다. 실증주의(Positivism)의 창시자인 콩트는 역사 속에서 진보를 향한 불가항력적인 행진을 보았고, 이성을 숭배해야 할 여신으로 삼았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가장 널리 알려진 역사철학 중 하나를 정립했다.
쇼펜하우어: 비극으로서의 역사
반면 세상을 고통의 집합체로 보며 부정적인 역사철학을 폈던 철학자도 있었다. 독일의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가 대표적인 예다.
각 철학자마다 특색 있는 주장을 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통일적 역사관을 세우려는 시도가 문명의 여명기부터, 심지어 고대 그리스에서 철학이 발달하기 이전부터 인류와 함께해 왔다는 사실이다.
유대·기독교적 역사관과 그의 세속화
역사철학 연구자들 중 일부는 역사의 의미, 즉 도달해야 할 목표로서의 역사에 대한 최초의 설명이 족장 시대의 유대인들에게서 시작되어 예언자들과 함께 발전했다고 지적한다. 기독교의 등장과 함께 이러한 역사관은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철학적 사변과 뒤섞이게 되었다.
유대·기독교적 역사관은 종말론적(eschatological) 성격을 지닌다. 즉, 최후의 심판과 함께 역사가 끝나는 에스카토스(eschatos), 곧 역사의 종말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볼테르로 시작하는 앞서 언급한 근대 철학자들은 이 사상으로 무엇을 했을까? 이들은 그것을 세속화했다. 중세까지 지배적이었던 유대·기독교 전통의 종말론적 희망을 지상의 현실로 옮겨온 것이다.
결론: 역사철학이 주는 통찰
진보, 이성, 기술은 '역사의 종말'과 '심판' 이후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과 대비되는, 인간을 위한 지상적 완성의 약속이 되었다. 따라서 역사철학은 역사에 관심 있는 소수만이 공부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주목을 받을 만하다. 역사의 의미를 탐구하는 일이 역사적 사건을 아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