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클라우디우 페르난데스(Cláudio Fernandes)
권위주의를 반복해 온 브라질 공화정
브라질 공화정의 역사는 잘 알려져 있듯이 권위주의적 성향으로 얼룩진 여러 격동기를 거쳐 왔다. 공화정 초기, 이른바 '검의 공화국(República da Espada)' 시대에는 건국 과정에 직접 참여했던 두 명의 원수가 국가를 통치했다. 이후 1930년 혁명과 헤튤리우 바르가스(Getúlio Vargas)의 집권 이후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군부의 지원 속에 정치 체제가 다시금 권위주의로 기울었다. 1945년에 막을 내린 에스타두 노부(Estado Novo, 신국가) 체제는 한 세대의 브라질 지식인들에게 깊은 흔적을 남겼다. 이 세대는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격변의 시대를 함께 겪은 세대이기도 했다.
1948년, 육군참모학교에서의 강연
브라질의 인류학자 질베르투 프레이레(Gilberto Freyre, 1900~1987)는 바로 그 지식인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브라질이 민주주의 회복기에 접어든 1948년, 프레이레는 트리스탕 드 알렝카르 아라리페(Tristão de Alencar Araripe) 장군의 초청으로 11월 30일 육군참모학교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이 강연의 목적은 브라질에서 국가와 군대 사이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펼치는 것이었다. 프레이레는 브라질 제도 전반을 괴롭히던 현상, 즉 민간 영역의 활동들이 스스로 수행되지 못하고 군부 행정에 의존하며 위탁되는 현상을 설명해야 했다.
“무질서한 국가는 국가가 아니라 풍경일 뿐”
강연에서 프레이레는 '사회적으로 병든 민족'의 주요 증상은 행정적·조합적·도덕적·이념적 활동 등을 스스로 감당하지 않고 전부 군에 위탁하며, 마치 사회 질서를 보장하는 모든 일이 군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기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극히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다음과 같은 명제를 옹호했다. 어떤 사회(그리고 특히 브라질 사회)가 성숙하고 강건해지려면, 군대의 조직과 특성을 거울 삼아 국가 전체를 더 잘 조직하고 이끌어야 하며, 모든 책임을 군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프레이레에게 위계적 조직, 도덕적·규율적 질서를 세우는 능력, 행정적 효율성을 갖춘 군대는 시민사회가 본받아야 할 가장 좋은 모델이었다. 만약 한 국가가 무질서하다면, 군대와 같은 규율적인 제도를 기준으로 삼아 스스로를 재조직해야 한다고 그는 보았다. 프레이레의 비판은 다음과 같은 구절로 표현된다.
“그러나 진실은 이러하다. 군대가 유일하거나 거의 유일한 조직적 세력인 나라는, 진정한 국가가 되기 위해 사회 활동과 문화 전반에 대한 긴급한 조직 혹은 재조직이 필요하다. 무질서한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그것은 그저 하나의 풍경일 뿐이다. 국가라는 이름의 배경막에 불과하다. 설령 군대가 도덕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훌륭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국가 안의 유일한 조직력이라면 이 나라는 아무리 역동적으로 보일지라도 단순한 퍼레이드의 무대, 단순한 기동 훈련장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한다.” (FREYRE, Gilberto. 『국가와 군대(Nação e Exército)』. 리우데자네이루: Livraria José Olympio, 1949. 30~31쪽)
군대를 본받되, 책임을 떠넘기지 마라
프레이레에게 군대의 조직에서 영감을 받되 군에 예속되거나 자신의 책임을 면제받으려는 국가상의 실현은 시급한 과제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 스스로 요구되는 해결책은 민간 활동 분야에서 군대의 모범을 본받아 자생적으로 조직되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지역 간 혹은 국가 내 하위 집단 간의 부조화가 더욱 심각해지는 시기에도 조정자 역할을 계속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FREYRE, Gilberto. 『국가와 군대』. 리우데자네이루: Livraria José Olympio, 1949. 34쪽)
* 이미지 출처: 질베르투 프레이레 재단(Fundação Gilberto Frey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