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19세기 폴란드 귀족 저택의 크리스마스 이브,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집안 가득 생강빵과 크리스마스 트리 냄새가 감돌고, 잉어들은 저 세상으로 떠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모든 라디오 방송국을 괴롭히는 'Last Christmas' 없이도 축제 분위기는 충분히 낼 수 있겠죠. 신사 숙녀 여러분, 귀족의 크리스마스 이브로 초대합니다!

대림절이 시작되면 주방은 발칵

대림절이 시작되자마자 19세기 귀족 저택의 주방에는 성수기 맞은 듯 분주함이 찾아왔습니다. 주부가 준비 신호를 보내면 하인들은 모두 첫 별이 뜨기 전까지 모든 것을 마치기 위해 부산스럽게 움직였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단연 크리스마스 육류 준비였습니다. 재료가 되려면 우선 살진 돼지 한 마리가 이 세상과 작별해야 했죠. 도축 후 고기는 먹기 좋게 나뉘어 손질에 들어갔습니다. 한동안 저택 주방에는 허브와 향신료를 더해 튀기고 삶은 돼지고기 냄새가 진동했고, 입맛을 돋우기 위해 다른 종류의 고기도 함께 다루어졌습니다. 향긋한 소시지, 격조 있는 파테, 육즙 가득한 햄이 차례로 완성되었습니다.

파테는 오븐에 구워내면 끝이었지만, 나머지 명절 요리는 조금 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어느 포근한 12월 아침, 훈연실에 불이 붙으면 하루 종일 숙성용 고기들이 연기 속에서 익어갔습니다. 이 과정 자체가 육류의 맛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훈연에 사용하는 나무와 거기에 첨가하는 재료(노간주나무 가지와 열매, 참나무 잎 등)에 따라 독특한 풍미가 좌우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고기를 훈연하고, 또 어떤 이들은 같은 시간 달콤한 제과 작업에 매달렸습니다.

19세기 폴란드 귀족 저택의 크리스마스 이브,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시에르프츠 마조프셰 농촌 박물관이 재현한 시골 저택의 크리스마스 풍경.

달콤한 향기의 계절, 아이들의 호기심

주방에서 달콤한 향기의 시대는 한참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1년 중 가장 설레는 시기였겠죠. 요리사에게 반죽 맛볼 숟가락 하나, 말린 과일 한 줌을 애원하느라 온갖 방법을 동원했으니까요(오늘날 아이들도 어쩌면 간식을 바라며 주방을 배회할지도 모르죠?). 대체로 집안 어린이들은 생강빵 반죽을 숙성시키고, 슈트루델과 케이크, 쿠키를 굽던 요리사의 마음을 무르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징징대거나 욕심이 많은 아이들은 빈손으로 주방에서 쫓겨나는 수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의 낚시

크리스마스에 먹는 생선은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직전에 준비했습니다. 마야와 얀 워진스키 부부가 저술한 『폴란드 미각의 역사』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의 낚시는 크리스마스 전통에 속했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의 '낚시'라곤 마트 수조 앞에서 "아! 이걸로 주세요!"라고 손가락질하는 정도에 그치죠. 얼음 밑에서 저택 연못의 잉어를 낚는다면 분명 색다른 재미가 될 텐데 말입니다.

생선 요리에 관해서라면, 정작 그리스인들은 고향에서 본 적 없다는 유명한 '그리스식' 요리는 당시 요리사들에게도 낯선 것이었습니다. 그런 화려한 발명 대신, 그들은 과장 없이도 실로 다양하게 생선을 쪄내고, 구워내고, 튀겨냈습니다. 그리고 잉어가 폴란드 크리스마스 이브 식탁의 절대 군주로 즉위한 것은 그보다 한참 뒤의 일입니다.

19세기 폴란드 귀족 저택의 크리스마스 이브,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가 끝나면 모두들 자정 미사를 향해 서두르곤 했습니다…

12월 24일 아침, 사냥으로 하루를 열다

귀족 저택의 12월 24일 아침은 사냥 없이는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사냥 미신 중 하나는 이날의 사냥이 다가올 한 해의 건강과 번영을 보장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사냥꾼이라 해서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이브 금식에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사냥된 꿩, 토끼, 멧돼지, 여우, 뇌조는 저택 주방으로 향했고, 노련한 사수들의 배속에는 청어와 금식 보르시치, 그리고 몸을 녹이기 위한 스튜, 불에 구운 감자, 따뜻한 술 한 잔이 들어 있었습니다.

정성껏 차려지는 크리스마스 이브 식탁

한편 저택 안에서는 이미 크리스마스 이브 식탁을 마련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식당 구석마다 풍년을 상징하는 탈곡하지 않은 곡물 다발을 세웠고, 식탁보 밑에는 예수의 탄생지를 기리는 건초를 깔았습니다. 이후 최상급 도자기와 가장 아름다운 식기로 식탁이 덮였습니다. 튼튼한 식탁 위에는 가족은 물론 뜻밖의 손님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었습니다. 일부 저택에서는 돌아가신 이들과 자리에 못 온 이들을 위한 접시까지 준비했다고 합니다.

19세기 폴란드 귀족 저택의 크리스마스 이브,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본문은 마야·얀 워진스키 부부의 저서 『폴란드 미각의 역사』(PWN, 2012)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해 질 녘이면 아침부터 금식해 온 가족들이 식당에 모여 피아노 선율과, 혹은 꼬르륵거리는 빈속 소리와 함께 첫 별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 오래 기다리던 반짝임이 마침내 하늘에 떠오르면, 모두 식탁에 앉았습니다.

아름다운 쟁반 위에는 붕어, 농어, 미꾸라지, 강꼬치고기, 잉어, 만두, 보르시치 등 전통 음식이 가득했습니다. 주부들을 위한 안내서 저자들 중 일부는 이런 음식 목록까지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먹고 음미하더니, 마침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연회가 끝나면 '빌리야' 혹은 '쿠치아'라 불리는 축제 무드 속에서 자정 미사를 준비했는데, 이는 특별한 이 밤의 필수 코스였습니다. 엄숙한 미사에서 돌아오면 금식이 끝난 것으로 여기며… 축제 연회가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잠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출처:

마야·얀 워진스키(Maja i Jan Łozińscy), 『폴란드 미각의 역사(Historia polskiego smaku)』, PWN, 바르샤바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