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성병의 고대 수도 바빌론, 세계 역사상 가장 방탕한 도시였을까? [18세 이상]

바빌론은 정말 고대 세계 역사상 가장 방탕했던 수도였을까요? 이 도시 주민들이 앓았던 성병 기록이 그 답을 말해줍니다...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 유역에 자리한 바빌론 왕국의 수도 바빌론은 기원전 1750년경 부와 영향력의 절정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이 도시는 위대한 제국의 중심지 혹은 문화의 요람으로 기억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역사 속에서 바빌론은 '방종과 타락의 소굴'로 남았습니다. 고대와 중세의 기독교인들은 물론, 전성기 당시 이웃 나라들도 바빌론을 그렇게 인식했습니다. 이 나쁜 평판의 주범은 여신 이슈타르였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지극히 독특한 숭배 의식 때문이었습니다.

성스러운 성(性)

바빌론 사람들은 이슈타르가 거의 모든 형태의 육체적 사랑을 축복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에게 여신의 영광을 위해 행해진 성교는 사람에게 젊음과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신성한 행위였습니다. 여신의 은혜는 인간에게만 미치지 않았습니다. 고대의 『길가메시 서사시』에 따르면, 이슈타르는 신들과 필멸자들의 품에서 새해를 축하했을 뿐만 아니라 사자와 말의 품에서도 즐겼다고 전해집니다.

성병의 고대 수도 바빌론, 세계 역사상 가장 방탕한 도시였을까? [18세 이상]

현재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이 조각품은 아마도 바빌론의 사랑과 성의 여신 이슈타르를 묘사하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녀의 숭배 의식이 메소포타미아의 수도 바빌론이 과도한 성적 방종으로 악명 높게 된 배경이 되었습니다.

여신을 본받아야 했던 이들은 특별한 훈련을 받은 여사제들과 신전 시녀들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소문은 고대 세계 거의 전역에 퍼져 있었습니다. 이들은 주군을 섬겼을 뿐만 아니라, 바빌론은 물론 인근 국가, 심지어 아주 먼 나라에서 순례를 온 이들까지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여신 이슈타르에 대한 숭배는 신전이라는 공간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고대 바빌론의 여신에게 헌신하거나 숭배하고자 하는 모든 메소포타미아 여성은 '신성한 의무'를 다해야 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그리스 여행가이자 역사가 중 한 명인 헤로도토스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이 나라의 모든 여성은 일생에 한 번 아프로디테[이슈타르]의 신전을 찾아 낯선 이에게 몸을 바쳐야 한다(...) 신전의 성스러운 원 안에 앉아서."

훗날 역사가들의 연구는 헤로도토스의 기록을 보완해 주었습니다. '모든 여성'이란 실제로는 결혼한 젊은 여성들을 의미했으며, 이들은 낯선 이와 성관계를 가진 후에야 비로소 합법적인 남편 곁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반면 다른 기록에 따르면, 처녀들은 결혼 전에 이미 이 의무를 수행해야 했는데, 이는 여신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바빌론에서 신전에서의 성행위는 단순히 회춘의 효능만 지닌 것이 아니라 결혼을 축성하는 힘까지 지니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성행위를 신성화한 결과는 무엇이었을까요?

성(性)은 거룩하기만 한 게 아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은 바로 질병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보편적인 성적 자유 속에서 번진 성병들은 여신의 벌로 여겨졈습니다. 이슈타르는 신의 법이든 인간의 법이든 지키지 않는 악한들에게 이를 내렸다고 믿어졌습니다.

"(…) 심각한 병, 악한 귀신[질병], 치유되지 않는 고통스러운 상처를 그의 사지에 내리사, 그가 살아 숨 쉬는 동안 남성적 힘 속에서 절망하게 하라.(…)"

성병의 고대 수도 바빌론, 세계 역사상 가장 방탕한 도시였을까? [18세 이상]

함무라비는 기원전 1792년부터 1750년까지 통치했으며, 바빌론 제1왕조의 가장 유명한 왕입니다. 현존하는 석비 조각에는 태양신 샤마쉬가 그에게 왕권의 상징을 내주는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는 역사적으로 주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원칙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법전의 창시자로 기억됩니다.

실제로 함무라비는 그의 유명한 법전 끝부분에서 자신의 명령에 불복하는 모든 이들을 저주했습니다. 그러나 성병은 불복종하는 자들만 걸리는 것이 아니었으며, 감염될 수 있는 곳도 신전만은 아니었습니다. 위르겐 토르발트가 『고대 의학: 그 비밀과 힘』에서 설명하듯, 세속적인 매춘 또한 엄청난 규모로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점토판은 창녀들이 거리, 광장, 들판, 정원에서 손님을 권유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들 외에도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쿨루(kulu)'라 불리는 남창들도 있었다. 거세된 환관은 물론 거세되지 않은 노예들까지 동성 간 성교에 끌려 들어갔다."

신성하지 못한 질병들

고대 바빌론에서 매독이 얼마나 만연했는지에 대해서는 역사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인리히 폰 헤저(『의학사 교본』, 1875~1882)나 에트네 반스 등이 대표하는 한 이론에 따르면 매독은 고대 세계 전역에 존재했다고 봅니다. 반면 한스 진서와 위르겐 토르발트를 포함한 다른 학자들은 이 질병이 '콜럼버스 시대'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생하여 그곳에서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고 주장합니다. 오늘날 점점 더 많은 과학자들과 고대 질병 연구자들이 후자의 학설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성병의 고대 수도 바빌론, 세계 역사상 가장 방탕한 도시였을까? [18세 이상]

윌리엄 심프슨이 그린 바빌론. 작가는 역사상 가장 방종한 수도 중 하나에서 이루어진 19세기 고고학적 발견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점토판은 바빌론 사람들을 괴롭히던 다른 성병들에 관한 부인할 수 없는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거의 모든 종류의 생식기 염증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대 의학: 그 비밀과 힘』에는 메소포타미아 기록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어떤 남자가 잠을 자거나 걸을 때 정액을 흘리고(...) 그의 음경과 옷이 정액으로 가득하고(...) 그 후 — 남자의 음경에서 피가 흐르거나 기름이…"

이것은 바로 그 남자가 '이슈타르의 손길'에 닿았다는 뜻이었습니다. 소변의 기괴한 색깔은 다른 성병, 즉 임질을 드러냈습니다.

"어떤 남자의 소변이 당나귀의 소변처럼 보인다면(...) [혹은] 어떤 남자의 소변이 맥주 효모처럼 보인다면, 그 남자는 임질을 앓고 있는 것이다."

성병의 고대 수도 바빌론, 세계 역사상 가장 방탕한 도시였을까? [18세 이상]

뉘른베르크 연대기(15세기)의 판화에 새겨진 바빌론의 멸망은 과도한 성적 방종에 대한 벌이었을까요?

점토판에는 남성의 질환만 기록된 것이 아닙니다. 공동 저술인 『아시리아 및 바빌론 의학의 진단』에는 또 다른 기록의 번역문이 실려 있습니다. "여성이나 남성의 정액이 소변을 볼 때 새어 나온다면, 그 남성이나 여성은 성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바빌론에는 이를 다루는 방법이 있었답니다. 적어도 당시 의사들은 그렇게 믿었습니다. '우푸(upu)'라고 불린 청동 관이 해결책이었는데, 이 도구를 통해 약물을 음경 안으로 직접 투입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널리 쓰이는 카테터가 결국 고대인의 발명품임이 밝혀진 것입니다. 그리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과도한 방종이 세계 의학에 혁명적인 의미를 지닌 도구를 탄생시켰으리라고 말입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이슈타르가 자신의 숭배자들에게 내린 또 다른 축복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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