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고대 로마인은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했을까? 폼페이 프레스코 속 파인애플이 던지는 충격적 단서

폼페이의 프레스코와 파라오의 보물에 숨겨진 바다 건너 이야기

폼페이의 프레스코나 이집트 파라오의 보물이 해외 항해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하지만 놀랍게도, 어느 폴란드 작가는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합니다.

로마 시대 에페베의 집(House of Ephebe)에 남은 프레스코 하나에는 받침대 위의 파인애플 주위를 두 마리의 뱀이 휘감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 자체는 다소 기묘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눈에는 특별히 이상한 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국 과일을 즐겼던 폼페이 주민들의 또 다른 유행일 뿐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죠. 아니면 고대 로마인이 좋아하던 화려한 연회에서 영감을 얻은 장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폴란드의 작가이자 여행가인 야로스와프 몰렌다(Jarosław Molenda)는 저서 『놀라운 과일의 삶: 파인애플에서 딸기까지』에서 이 파인애플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사실 이 파인애플은 원래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연구자와 역사학자들은 고대 지중해권 주민들이 이 과일을 알지 못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대륙에서 온 과일

파인애플을 처음 맛본 유럽인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1493년 그는 파인애플이 재배되던 카리브해의 한 섬에 상륙했습니다. 이후 15~16세기의 탐험가들이 송곳을 닮은 이 과일을 발견하고 환호했으며, 몰렌다가 지적하듯 모두 그것이 아메리카산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유럽에 본격적으로 전해진 것은 1500년 이후의 일입니다. 그렇다면 파인애플이 이미 천여 년 전 로마인의 식탁에 올랐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고대 로마인은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했을까? 폼페이 프레스코 속 파인애플이 던지는 충격적 단서

몰렌다가 추적한 고대의 파인애플 묘사는 폼페이 프레스코만이 아닙니다. 그는 2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모자이크에서도 비슷한 '송곳' 모양을 발견했는데, 해당 작품은 현재 로마 국립박물관(Museo Nazionale Romano)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파인애플을 닮은 식물은 기원전 14세기경 카이로 박물관 소장품 중에서도 확인됩니다. 이는 로마인뿐 아니라 고대 이집트인도 이 달콤한 과일을 즐겼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몰렌다는 고대 식탁에 파인애플이 등장하는 미스터리의 해답이 의외로 간단하다고 믿습니다. 로마인은 수백 톤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선박들을 보유한 상당한 규모의 함대를 운영했으니까요. 왜 그 배들로 신대륙까지 항해하지 못했다고 단정할 수 있겠습니까? 몰렌다는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광활한 대양이 고대인에게 통과할 수 없는 장벽이라는 중세적 시각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였다. 이집트 시대의 사람들부터 계절풍(몬순)이나 해류를 활용할 줄 알았고, 강처럼 그들을 바다 건너 땅으로 실어 날랐으며, 그곳에서 엘리트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이국 식물들을 가져왔다.”
고대 로마인은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했을까? 폼페이 프레스코 속 파인애플이 던지는 충격적 단서

“역사책은 다시 써야 할 것이다”

실제로 고대에는 값비싼 미식 신작을 식탁에 올리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던 부유층이 많았습니다. 일부는 연회에서 손님을 놀라게 하고 매료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고, 새로운 과일로 대접하는 일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고대 최고의 미식가'로 불린 루쿨루스는 연회를 위해 체리를 유럽에 들여왔다고 전해집니다. 그렇다면 당대의 다른 권세가가 더욱 인상적인 무언가를 찾아 부하들을 먼 곳으로 보냈다고 믿기 어려울까요?

몰렌다는 자신의 '파인애플 이론'이 가져올 결과가 혁명적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수백 년 전의 정기 무역 흔적이 확실하게 확인되고 받아들여진다면, 모든 역사책은 버려지고 다시 쓰여야 할 것”이라고 그는 인정합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삭 뉴턴의 머리를 때린 사과조차 역사상 가장 공헌한 과일의 자리를 위협받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 야로스와프 몰렌다, 『놀라운 과일의 삶: 파인애플에서 딸기까지(The Amazing Life of Fruit: From Pineapple to Strawberry)』, Bellona,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