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겨울 구호 사업(Winterhilfswerk): 히틀러는 어떻게 자선이라는 명목으로 독일 국민의 돈을 강탈했는가

나치 제3제국 시절 일상의 특징적인 풍경 중 하나는 '겨울 구호 사업(Winterhilfswerk)'을 위한 수많은 거리 모금 활동이었다. 이 전국 단위 자선 캠페인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 본질은 국가 예산의 구멍을 메우는 데 있었다.

모든 것은 매년 10월, 히틀러의 특별 연설로 시작되었다. 총통은 이 자리에서 독일 민족 공동체(Volksgemeinschaft)의 미덕을 찬양하며, 곤경에 처한 동포를 돕기 위한 국민의 무한한 봉사 정신을 강조했다.

이러한 호소에 힘입어 전국 각지의 지역 당 조직들은 6개월간의 기부 캠페인에 동원되었다. 캠페인의 최전선에는 히틀러 청소년단(Hitlerjugend)과 독일 소녀 연맹(Bund Deutscher Mädel) 소속 젊은이들이 섰다.

전국 곳곳에서 동전 모금함이 요란스럽게 울려 퍼졌다. 모금함에는 당 관할 구역이나 선거구(GAU)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았고, 잠재적 기부자들의 관대함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베를린에서만 75,000명이 이 활동에 가담했다. 나치 반대자들이 이를 '조직된 광천강도'라고 불렀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코 완전히 자발적이지 않았던 기부

독일인들이 이 씁쓸한 약을 좀 더 쉽게 삼킬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가 마련되었다. 저명 인사와 고위 당 간부들이 직접 모금함을 들고 거리에 나섰으며, 기부자들에게는 감사의 표시로 동물 그림이나 도시 문장이 담긴 우표 같은 기념품이 증정되기도 했다. 여러 차례 기부하면 이런 기념품을 한 세트씩 모을 수 있었다.

사실 거리 모금은 겨울 구호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일 뿐, 전체 모금액의 약 10%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재원은 식품과 의류 기부, 기업 및 지역 사회 단체의 대규모 후원, 그리고 근로자 임금에서 세금과 함께 자동으로 공제되는 금액이었다.

겨울 구호 사업(Winterhilfswerk): 히틀러는 어떻게 자선이라는 명목으로 독일 국민의 돈을 강탈했는가

흥미로운 사실은 로저 무어하우스(Roger Moorhouse)의 책 『100가지 사물로 보는 제3제국(The Third Reich in 100 Objects)』(즈낙 호리존 출판사)에 실린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치 정권의 주장에 따르면 이 행사 전체는 국민적 연대의 표현이자, 나치즘 이념의 본질이라는 '순수한' 사회주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상 겨울 구호 사업은 상당히 음험한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기부는 결코 완전히 자발적이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특히 국영 기업 종사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더 자주, 더 많이 기부하도록 압박을 받았다.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정한 대가가 따랐다. 밀고가 드물지 않았으며, 기부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회부된 공무원도 있었다. 그가 자신은 자발적으로 모금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해명하자, 그의 변명은 터무니없는 것으로 치부되었다.

겨울 구호 사업은 국가 예산에도 막대한 수입을 안겨주었다. 1933~1934년 겨울 3억 라이히스마르크였던 수입은 1942~1943년 겨울에는 16억 라이히스마르크로 늘어났다. 이 자금은 사회복지 지출을 대신하거나 보완하는 데 쓰일 수 있었고, 덕분에 군비 확장 같은 다른 목적의 지출을 늘릴 여력이 생겼다.

전쟁 중에는 동부 전선 병사들을 위한 의류 수집 등에도 겨울 구호 사업이 동원되었다. 이 무렵 일부 독일인들은 약칭 WHW가 사실은 'Waffen Hilfswerk', 즉 '무기 구호 사업(Armed Aid)'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던지곤 했다.

출처

이 글은 로저 무어하우스의 책 『100가지 사물로 보는 제3제국』(즈낙 호리존 출판사)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제목, 삽화와 설명, 굵은 글씨, 대괄호 안의 해설, 소제목은 편집진이 추가한 것이다. 원문은 보다 잦은 단락 구분을 위해 기본적인 편집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