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테리는 클리토리스 마사지로 치료되었고, 진동기는 바로 그 목적으로 발명되었다." 세계에서 유일한 진동기 역사 전문가로 불리는 레이첼 P. 메인스(Rachel P. Maines)가 주장한 내용이다. 역사학자, 언론인, 심지어 영화 제작자들까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왔다. 하지만 진실은 완전히 달랐다...
역사에서 흔히 그렇듯, 최초의 근대적 진동기를 누가, 언제 실제로 만들었는지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다. 어떤 이들은 18세기 초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트레무아수아(Tremaussoir)'를 지목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장치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 또 다른 이들은 증기 기관으로 작동하는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를 개발한 미국인 조지 테일러(George Taylor)를 진동기의 아버지로 꼽기도 한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만은 분명하다. 최초의 전동 진동기는 조지프 모티머 그란빌(Joseph Mortimer Granville)이 개발했으며, 그는 1880년대 초 '페르카퇴르(Percateur)'라는 이름의 장치로 특허를 받았다는 점이다.
진동기는 히스테리 치료 도구였을까?
앞서 언급한 레이첼 P. 메인스는 저서 『오르가즘의 기술』에서 그란빌의 발명품에 대해 단언하듯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환자를 오르가즘에 이르게 하는 마사지는 의료 행위의 핵심 부분이었다. 모든 의사가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서양 세계의 일부 의사들에게는 분명 그러했다. 이는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 1920년대까지 이어졌다. 이 행위의 기계화는 의사가 하루에 진료할 수 있는 환자 수를 크게 늘렸다. (…)
돈을 받고 오르가즘을 '생산'하는 의료 행위의 효율 증가는 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의사들은 이 관행을 기계화할 도구를 손에 넣었고, 그럴 동기 또한 느꼈다.
조지프 모티머 그란빌 박사의 유명한 '페르카퇴르'. 왼쪽은 진동기, 오른쪽은 배터리. 1883년 삽화 (출처: 퍼블릭 도메인).
이 주장은 2012년 극장 개봉작인 영화 『히스테리(Hysteria)』의 각본가들에 의해 기꺼이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크라쿠프 출신 역사학자 카밀 야니츠키(Kamil Janicki)의 저서 『위선의 시대: 전간기 폴란드의 섹슈얼리티와 에로티시즘』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주장은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니츠키는 진동기는 처음에는 가장 평범하고 전혀 에로틱하지 않은 마사지용으로 실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의 저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은, 조지프 모티머 그란빌 본인이 명확히 밝힌 내용이다. 그는 '페르카퇴르'를 클리토리스 마사지 목적으로 발명한 적이 없으며, 진동 치료로 여성을 진료한 적도 단 한 번도 없다고 선언했다.
전간기 진동기 브랜드 '비브로픽스(Vibrofix)'. 카밀 야니츠키 컬렉션 소장품. 사진 출처: 『위선의 시대』.
그렇다면 이것이 단순한 변명일 가능성은 없을까? 19세기 말 의사들이 진동기를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폴란드의 사례를 살펴보자. 여기서도 진동기 사용은 오르가즘을 통한 히스테리 치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이 장치들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단순히 마사지의 건강 효능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카밀 야니츠키는 책에서 이렇게 적었다.
"근육학"은 수십 년 동안 하나의 독립된 의학 전문 분야로 자리 잡았다. 마사지 연구에 평생을 바친 진정한 전문가들은 몸이 적절하게 마사지되면 세포가 스스로 활성화된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허벅지 '중앙선을 넘는' 것은 엄격히 금지
바로 이런 '마사지'에 진동기가 완벽하게 어울리는 도구였다. 결코 성적인 용도가 아니었다. 폴란드의 의사들은 오히려 부적절한 신체 부위에 진동기를 사용하면 환자에게 용납할 수 없는 흥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조지프 모티머 그란빌. 최초의 전동 진동기 발명가 (출처: 퍼블릭 도메인).
예를 들어 『위선의 시대』에서 읽을 수 있는 내용에 따르면, 갈리치아 출신 의사 지그문트 아슈케나지(Zygmunt Ashkenazy)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그는 진동기로 허벅지를 마사지할 때도 항상 안쪽 면을 건드리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생식 부위에 과도한 자극을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는' 것은 금지되었다.
흥미롭게도 레이첼 P. 메인스 본인도 어느 인터뷰에서 무장 해제시키는 솔직함으로 마침내 이렇게 인정했다.
사람들은 내가 쓴 내용을 대단히 좋아했지만, 이것은 단지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다. (…) 언젠가 누군가 앉아서 "좋아요, 어쩌면 이 데이터를 다르게 봐야 할지도 모르겠네요"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나는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는 것 자체를 즐길 뿐이다.
손으로 돌려 작동시키는 진동기와 이를 활용한 이마 마사지 기법. 삽화와 설명은 카밀 야니츠키의 책 『위선의 시대』에서 가져왔다.
사실 코넬대학교 호텔경영 도서관의 "독립 연구원"이자 "기술 프로세스 보조"였던 인물에게 무엇을 더 기대하겠는가? 『오르가즘의 기술』의 저자는 초판에서 출판사에 의해 바로 그런 직함으로 소개되었다.
이제 진동기가 클리토리스 마사지를 통해 여성의 히스테리를 치료하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말을 무비판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멈출 때가 아닐까? 영화 『히스테리』는 스스로 꾸며낸 이야기임을 인정한 '연구자'의 생각에 기반한 할리우드식 창작물일 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진동기가 성인용품으로 변모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참고 자료
Kamil Janicki, 『위선의 시대: 전간기 폴란드의 섹슈얼리티와 에로티시즘(The Age of Hypocrisy. Sex and erotica in pre-war Poland)』, Ciekawostkihistoryczne.pl,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