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고대 그리스의 숨겨진 기술 혁명: 증기기관부터 자판기까지

로마보다 앞선 그리스의 발명품들

흔히 로마 제국이 멸망하지 않았더라면 중세에 이미 증기기관을, 조금 뒤에는 컴퓨터까지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찬사를 받아야 할 기술이 과연 로마의 것일까요? 사실 로마보다 훨씬 앞서 획기적인 발명품들이 고대 그리스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철학뿐만 아니라 알람시계, 자동 극장, 원시적인 로봇, '음료'를 판매하는 자판기, 심지어 주행거리계까지 발명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책 한 권에 담긴 잊혀진 기술들

1966년 예지 우아노프스키(Jerzy Łanowski)가 출간한 흥미로운 사실 모음집 『고대의 500가지 수수께끼』에는 이런 잊혀진 기술들의 사례가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은 설명만 전해질 뿐 실물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주로 이론적인 고찰에 그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설계도가 존재했다면 언제든 실제로 구현하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었을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숨겨진 기술 혁명: 증기기관부터 자판기까지

헤론의 에올루스필레. 아마도 인류 최초의 증기기관

최초의 증기기관을 발명한 사람은 고대 발명가였을까?

알렉산드리아의 헤론(1세기경 생존으로 추정되나, 200년 더 앞선 시대일 가능성도 있습니다)은 자동 장치에 관한 책 『자동장치(Automata)』를 통째로 저술했습니다. 그 안에서 그는 자동 극장(공연할 작품 제안까지 포함!), 바람으로 작동하는 오르간, 차량 바퀴에 연결해 이동 거리를 재는 주행거리계 같은 기계의 구조를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는 현대의 자판기를 연상시키는 장치도 설계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동전을 넣으면 음료가 아니라, 신전에서 의식용으로 손을 씻는 데 쓰이는 물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헤론은 역사상 최초의 증기 터빈으로 불리는 소위 '헤론의 공(aeolipile)'의 설계자이기도 합니다. 고대에서 이 발명은 실용적인 용도를 찾지 못하고 단순한 기술적 진기한 물건으로 남았지만, 충분히 완성형 증기기관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었던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숨겨진 기술 혁명: 증기기관부터 자판기까지

유명한 철학자 플라톤(라파엘로의 프레스코에서 하늘을 가리키는 인물)은 철학뿐 아니라 최초의 알람시계도 발명했습니다. 사진은 라파엘로 산치오의 프레스코 '아테네 학당'의 일부입니다.

플라톤이 만든 최초의 알람시계

헤론보다 오늘날 더 유명한 플라톤은 알람시계의 원형을 발명했습니다. 그가 만든 물시계에서는 밀폐된 부분을 누르던 물이 공기를 밀어내며 휘파람 소리를 냈습니다. 아이디어는 매우 단순했지만, 이 위대한 철학자 이전에는 아무도 이를 떠올리지 못한 듯합니다. 또한 고대 그리스인들은 놀랍게도 금고까지 발명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고대 그리스의 숨겨진 기술 혁명: 증기기관부터 자판기까지

헤론의 바람 오르간

우아노프스키(그는 역사 대중서가였을 뿐만 아니라 브로츠와프 대학교의 교수이기도 했습니다)에 따르면, 아티카 도기에 그려진 그림에서 이런 장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접시에 묘사된 소녀는 열쇠를 손에 들고 삼각대를 꺼내고 있는데… 어쩌면 그것은 금고였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이 고대에 발명되었던 걸까?

그리스의 발명품에는 직각자, 수준기, 공작기계도 포함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발명자는 사모스의 테오도로스(기원전 6세기)로 전해집니다. 또한 그리스인들이 물레방아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숨겨진 기술 혁명: 증기기관부터 자판기까지

우아노프스키는 시돈의 안티파토로스(기원전 1세기)의 시 구절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손에게 휴식을 주라. 방앗간 주인들은 평화롭게 잠들어라 (…) 강 깊은 곳의 님프들이 여신 케레스에게 맡겨진 너희의 수고를 짊어졌으니, 그들이 물살을 바퀴에 부딪치며 즐겁게 흥얼거리느니."

후속 연구에 따르면 물레방아의 발명은 생각보다 더 오래되었습니다. 또 다른 그리스 기술자인 비잔티움의 필론이 이미 기원전 3세기 중반에 이를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발명가는 급수 장치를 갖춘 최초의 자동 세면대를 만들었으며, 준자동식 석궁도 발명했습니다. 다만 그리스의 전쟁 기계 이야기는 별도의 글에서 다룰 주제입니다.

역사상 최초의 컴퓨터, 안티키테라 기계

덧붙여, 역사상 최초의 컴퓨터라고 불리기도 하는 소위 안티키테라 기계에 관해서는 일부러 이번 글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는 그 자체로 폭넓은 논의를 필요로 하는 방대한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기다릴 수 없는 독자라면 이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룬 관련 글을 찾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