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명의 공통 조상, LUCA에서 시작된 이야기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공통 조상인 LUCA는 유전자의 형태로 후손들에게 생존 특성을 물려주었습니다. 그 후손 중 상당수는 살아남지 못했지만, 단 한 무리는 살아남았습니다. 약 35억 년 전에 등장한 박테리아는 오늘날 지구에서 가장 개체 수가 많은 생물입니다.
뒷마당, 뜨거운 심해, 북극, 진흙 웅덩이나 사막, 그랜드 센트럴역 남자 화장실, 아니면 우리 대장 속 독소나 프로바이오틱스로 존재하는 등 어디에 있든, 박테리아 세포는 인간이 살아남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수행하는 것과 같은 중요한 임무들을 수행해야 합니다. 위험을 피하고, 영양분과 에너지원을 감지·흡수하며,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 반드시 번식해야 합니다. 우리처럼 박테리아도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행동을 통해 다양한 생존 필요를 충족합니다.
하나의 세포가 모든 것을 해내다
박테리아의 몸 전체가 단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감각 기관이나 근육, 신경계를 담당할 여분의 세포가 없습니다. 단 하나의 세포가 홀로 모든 일을 수행합니다.
많은 박테리아는 운동성이 있어 끊임없이 벌어지는 무질서한 움직임을 일상적 생존에 활용합니다. 편모(flagellum)라고 불리는 섬유상 돌기를 제어하는 분자 모터 덕분에 움직일 수 있는데, '헤엄치기(swimming)'와 '전복(tumbling)'이라는 두 가지 이동 방식을 사용합니다. 모든 편모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면 박테리아는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편모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 박테리아는 방향을 바꾸며 구릅니다.
운동성에는 장점과 비용이 공존합니다. 편모가 필요하고, 편모를 움직이는 데는 박테리아 하루 에너지 공급량의 상당 부분이 소모됩니다. 반면 운동성은 먹이를 얻고 위험을 피할 기회를 더 많이 줍니다.
앞서 언급한 박테리아의 원시적인 움직임을 '주성(taxis)'이라고 합니다. 유익한 물질을 향해, 유해한 물질로부터 멀어지는 방향 반응이죠. 유익한 물질은 '유인물질(attractant)', 유해한 물질은 '기피물질(repellent)'이라 불립니다. 주성은 운동성이 있는 생물에게만 나타나므로, 고착성 식물의 줄기·잎·뿌리가 보이는 굴성(tropism)과 다릅니다. 주성의 경우 생물 전체가 공간에서 위치를 바꿉니다.
주성은 수용체가 유인물질이나 기피물질을 감지하면서 시작됩니다. 일부 수용체는 환경 내 화학 물질의 농도(화학수용체)에, 다른 수용체는 빛(광수용체)에 민감합니다. 화학 물질에 의해 유발되는 행동을 '화학주성(chemotaxis)', 빛에 의해 유발되는 행동을 '광주성(phototaxis)'이라고 합니다.
전복 동작은 박테리아의 순간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유인물질이 감지되면 전복이 줄어들어 박테리아가 그 물질을 향해 나아갑니다. 반대로 기피물질이 있으면 전복이 늘어나 이동 방향이 바뀌고 후퇴하게 됩니다. 전복 또는 헤엄침 여부는 박테리아 수용체가 보내는 분자 신호에 좌우되며, 이러한 반응의 강도는 자극(화학 물질 또는 빛)의 농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뜻하게, 더 따뜻하게, 타오르다!
박테리아 세포 역시 건강을 유지하려면 적절한 수분량을 유지해야 합니다. 물이 너무 많으면 세포가 터지고, 너무 적으면 꺼져 버립니다. 이 과정에는 전해질(나트륨, 칼륨 같은 염류)과 물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관여합니다. 세포 바깥의 염분 농도가 안보다 높으면 물이 빠져나가 수분-염분 균형이 맞춰지고 세포 파열을 막습니다. 반대로 안의 염분 농도가 너무 높으면 물이 들어와 세포가 수축하는 것을 막습니다. 이는 동물 체내 여러 세포의 수분 균형 유지와도 같은 원리입니다.
우리 세포에 염분이 너무 많으면 물을 마셔 세포에서 염분을 빼내 균형을 회복합니다. 구토, 설사, 격렬한 운동으로 인한 수분 손실은 전해질 양을 줄여 세포 균형을 깨뜨립니다. 이때 전해질과 수분을 보충해야 하는데, 전해질이 풍부한 음료(스포츠 음료 등)를 마시거나 심한 경우 수액을 맞습니다.

많은 동물은 외부 온도가 변해도 일정한 체내 온도를 유지하는 생리적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온도 변동은 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생리 과정과 화학 반응을 교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은 행동으로도 체온을 조절합니다. 너무 더우면 옷을 벗거나 그늘을 찾고, 너무 추우면 옷을 겹겹이 입습니다. 일부 포유류는 주기적으로 털갈이를 하고, 새들은 이주합니다.
반면 박테리아는 내부 온도를 설정값 근처로 유지하는 대신, 특정 생화학 과정을 재조정하여 자신의 생리를 외부 온도에 맞춥니다. 아마도 이 특성이 초기 단세포 생명체가 다양한 기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박테리아는 외부 온도를 감지하고 행동을 통해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합니다.
무리 속이 더 즐겁다
박테리아 역시 모든 생명체처럼 시간이 지나도 종을 유지하려면 번식해야 합니다. 인간과 많은 동물의 번식에는 보통 다른 개체의 참여가 필요하지만, 박테리아의 경우 단순히 세포 분열의 문제입니다. 성(sex)은 단세포 원생생물에서 세포 분열이 변형된 형태로 등장했으며, 박테리아가 수십억 년간 사용해 온 무성 생식 없이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번식 자체는 박테리아에서 사회적 활동이 아니지만, 박테리아는 어떤 의미에서 사회적 생물입니다. 표면 위에 무리 지어 모여 개별 세포를 문자 그대로 서로 붙잡아 주는 화학 물질을 분비합니다. 이런 집합체를 '바이오필름(biofilm)'이라고 합니다.
치석(플라크), 샤워장 벽이나 전동 칫솔에 낀 끈적임, 자연 곳곳의 미끈거리는 물질들이 모두 바이오필름의 예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세포들은 서로 수동적으로 붙어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 신호를 생성해 서로 소통하며 먹이 섭취와 번식을 조율하고 새로운 구성원을 무리로 유인합니다.
더 복잡한 생물에서 대인관계 또는 사회적 상호작용에 속하는 많은 행동들, 예컨대 냄새에 기반해 특정 장소나 사물에 접근하거나 회피하는 행동은 실제로 유사한 단순한 요인들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도 배우고 기억한다?
박테리아는 자신의 세계에 대한 정보를 흡수해 미래의 행동을 이끄는 데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환경 조건(온도, 산소 수준)에 대한 내부 분자 표상을 만들어 이후의 환경 조건을 예측하고 적절히 대응한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앞서 말했듯이 학습하고 기억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박테리아 학습의 증거는 대부분 이론적 모델에 기반하지만, 단세포 원생생물의 학습과 기억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다. 학습과 기억에 신경계는 필수가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기억을 '과거를 의식적으로 회상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는 인간중심적 관점을 취합니다. 그러나 기억은 본질적으로 세포 기능으로, 단세포든 다세포든 과거를 활용해 세포의 미래 작동을 수정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정신 생활의 상당 부분과 그것이 우리 의식 속에서 드러나는 모습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코페르니쿠스센터프레스에서 출간된 조지프 르두(Joseph LeDoux)의 최신 저서 『의식의 역사』 발췌입니다.
의식은 인간에게 여러 면에서 유용하지만(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룹니다), 특히 수십억 년 거슬러 올라가는 생존 메커니즘과 관련해서는 행동의 능동적 통제자라기보다 수동적 관찰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우리 뇌가 자신의 활동을 자각하는 능력 덕분에, 우리는 원할 때 생존을 도모하고, 두려움이나 쾌락 같은 감정을 경험하며, 심지어 자유의지로 다음에 무엇을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