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예수는 유대인이 아니라 아리아인이었다? 나치가 만들어낸 '아리아 예수' 이론

독자 여러분 대부분은 예수가 유대인이라고 확신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나치의 '교리'에 따르면 이야기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들에 따르면 예수는 순혈 아리아인이었다고 합니다.

예수가 유대인이 아니라는 혈통 이론은 아돌프 히틀러가 정치 무대에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수 세기 동안 여러 신학자와 철학자들은 나사렛 예수의 성격과 행위가 소위 '유대적 정신'과 양립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해 왔습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이 문제에 '과학적' 접근이 시도되었습니다. 얀 체하노비치(Jan Ciechanowicz) 교수가 인용한 독일 사회학자 L. 볼트만(L. Woltmann)은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그의 부모가 유대인이었다는 증거는 조금도 없다. 갈릴래아 사람들은 분명 아리아인의 피를 일부 지니고 있었으며, 더욱이 그리스도의 가르침 속에는 아리아적 원리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의 희생 정신, 이기심과 탐욕, 뇌물의 정신이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나치와 아리아 예수

이것이 바로 나치 공식 해석의 토대가 된 주장으로, 예수는 나치가 극도로 증오하던 유대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 묻겠습니다. 나치는 기독교 가치보다 게르만 신화를 내세웠는데, 왜 하필 '아리아 예수'를 내세웠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예수는 유대인이 아니라 아리아인이었다? 나치가 만들어낸  아리아 예수  이론

알프레트 로젠베르크(Alfred Rosenberg)는 휴스턴 스튜어트 체임벌린(Houston Stewart Chamberlain)의 이론에서 수없이 많은 것을 차용했습니다.

온갖 선전과 세뇌에도 불구하고 당시 독일 사회의 다수는 여전히 가톨릭과 여러 개신교 교파의 신도였습니다. 그래서 나치 정권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리스도를 '자기들 편으로 만들려' 했습니다.

일찍이 1920년대 초, 아돌프 히틀러는 여러 연설에서 자신은 예수를 키 크고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인물 외에는 상상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나치 인종 이론의 핵심 설계자였던 알프레트 로젠베르크는 저서 『20세기의 신화(Der Mythus des 20. Jahrhunderts)』에서 유대인 사울, 곧 바울이 예수의 말을 왜곡해 모든 사람이 예수를 유대인으로 믿게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물론 유대인의 세계 정복이라는 음모에 노골적인 거짓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적으로 그의 독자적 해석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리하르트 바그너의 사위이기도 한 휴스턴 스튜어트 체임벌린이 펼친 이론에서 많은 것을 끌어왔습니다.

예수는 유대인이 아니라 아리아인이었다? 나치가 만들어낸  아리아 예수  이론

유다 지방 베들레헴의 주탄 교회. 전통에 따르면 예수는 바로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집니다. 구세주의 '아리아성'을 입증하려던 나치는 예수가 나사렛 근처 갈릴래아에 있는 같은 이름의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흥미롭게도 그들이 어느 정도 맞았을 가능성도 있는데, 오늘날 일부 연구자들이 그리스도의 실제 출생지로 나사렛이나 감라를 지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어떻게 유대인이 아니었을까요? 설명을 위해 시드니 D. 커크패트릭(Sidney D. Kirkpatrick)의 저서 『히틀러와 성스러운 상징들』을 참조해 보겠습니다.

"나치 학자들은 자신들의 인종주의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예수의 유년기에 관한 모순, 족보의 불일치, 갈릴래아의 인종·민족 구성에 대한 수정주의적 이론들을 인용했다."

예수는 유대인이 아니라 아리아인이었다? 나치가 만들어낸  아리아 예수  이론

요컨대 독일 학자들은 한때 갈릴래아에 거주했던 아리아 부족들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축출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냈습니다. 오히려 앗시리아 침입 이후 이 지역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은 유대인들이라는 것입니다. 이 가정에 따르면 예수의 부모는 혈통이 아니라 종교적으로만 '유대인'이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전통에 따라 예수는 유다의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것 아닌가? 이 역시 나치 수정주의 이론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리스도는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나사렛 근처 갈릴래아에 위치한 곳에서 태어난 것으로 '밝혀진'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부분에서 독일 학자들이 꽤 옳았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오늘날 일부 연구자들이 그리스도의 진정한 출생지로 나사렛이나 감라를 지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나치는 예수의 아리아 출신 '입증'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커크패트릭은 다음과 같이 적습니다.

"영향력 있는 개신교 신학자 집단은 수차례 조작을 거듭한 끝에 수정판 신약성서를 만들어냈는데, 거기에는 예수가 유대인들에 대해 성전(聖戰)을 벌였으며 그의 가장 충실한 제자들은 전혀 유대인이 아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예수는 유대인이 아니라 아리아인이었다? 나치가 만들어낸  아리아 예수  이론

일부 개신교 신학자들이 내세운 이론에 따르면, 예수는 유대인에 맞서 성전을 벌였고 그의 가장 충실한 제자들은 전혀 유대인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나치 측은 그리스도가 처음부터 유대적 사상과 유대적 관습에 단호히 반대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움직임을 벌였습니다. 그 근거로 제시된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는 선포였는데, 이는 유대교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개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는 유대인이 아니라 아리아인이었다? 나치가 만들어낸  아리아 예수  이론

이것 역시 그리스도의 형상이지만, 어쩐지 아리아적 이상과는 잘 닮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은 교회 탓?

그뿐만이 아닙니다. 나치 학자와 신학자들은 수많은 강연과 설교에서 중세 신성로마제국(독일 민족의)의 통치자들이 구세주의 아리아 출신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로 가톨릭 교회가 이 '지식'을 대중에게 숨기고 싶어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프리드리히 1세 바르바로사가 교황 알렉산데르 3세와의 갈등 과정에서 대립교황 빅토르 4세의 선출을 지지하게 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사실이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오직 아돌프 히틀러만이 대담하게 세상에 '진실'을 알렸다는 것입니다! 이상한 우연의 일치로 이 세상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역사학계의 정설

물론 오늘날 역사학과 성서학계의 정설은 명확합니다. 예수는 1세기 갈릴래아 출신의 유대인이었으며, 나치의 '아리아 예수' 이론은 정치적 선전 목적으로 조작된 유사과학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왜곡된 역사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산되었는지를 아는 것은, 선전과 허위 정보를 비판적으로 판별하는 데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