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할리우드의 더러운 비밀
블록버스터 영화 감독이 주연 여배우와 불륜을 저지른다. 유명 가수는 마약 과다 복용으로 쓰러지고, 스타의 프라이빗 사진은 유출되며, 인기 시리즈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킨다. 스캔들이 스캔들을 잇는 요즘 할리우드의 풍경을 보며 '예전과는 다르다', '부패와 타락은 최근에야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크나큰 착각이다.
사실 '황금기'로 불리는 올드 할리우드 역시 화려한 반짝임 뒤에 오늘날 못지않은,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어둠을 숨기고 있었다.

스튜디오 시스템, 우아한 이름의 감옥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할리우드를 지배한 스튜디오 시스템은 배우들을 사실상 회사의 소유물처럼 취급했다. 긴 계약 기간 동안 배우들은 스튜디오가 지정한 작품에 무조건 출연해야 했고, 거부하면 출연 자체가 금지되는 처벌을 감수해야 했다. 사생활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연애 상대, 결혼 여부, 심지어 성적 지향까지 스튜디오의 이미지 전략에 따라 조작되거나 강제로 은폐되곤 했다.
역사에 남은 대형 스캔들
할리우드 최초의 대형 스캔들로 꼽히는 것은 1921년 코미디언 로스코 '패티' 아버클(Roscoe "Fatty" Arbuckle)의 사건이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파티에서 발생한 여배우의 사망 사건에 연루되어 성폭행 및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중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고, 그의 경력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1930년대에는 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의 혼외정사 스캔들이 미국 의회에서까지 공개적으로 비난받았다. 1962년에는 마릴린 먼로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세상을 떠나며 할리우드의 어두운 이면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주디 갈랜드는 미성년자 시절부터 스튜디오로부터 식욕 억제제와 수면제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으며 평생 약물 의존의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만연했던 캐스팅 카우치
주요 배역을 얻기 위해 프로듀서나 감독에게 몸을 바쳐야 한다는 이른바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는 올드 할리우드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권력을 쥔 이들이 배우의 경력과 생계를 좌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피해가 묵살되고 은폐되었다. 이 구조는 형태를 바꾸면서도 수십 년간 산업 내부에 이어져 왔다.
스캔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누드 사진 유출, 불륜, 약물 남용, 성착취 등 오늘날 할리우드를 뒤흔드는 스캔들은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다만 과거에는 스튜디오의 강력한 검열과 언론의 침묵 덕분에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은 SNS와 디지털 언론의 발달로 같은 일들이 즉시 드러날 뿐, 할리우드의 그림자는 산업과 함께 늘 존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