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생전 그녀는 유럽 대륙에서 가장 부유하고 존경받는 여성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세상을 떠나자 탐욕스러운 귀족들은 그녀 가문의 재산을 약탈했다. 그리고 가장 값진 전리품은 다름 아닌… 그녀 자신의 시신이었다.
잊힐 것을 두려워한 여왕의 마지막 준비
폴란드 최초의 군주, 즉 1025년 남편 미에슈코 2세와 함께 대관식을 올린 여왕 리헨자(Richeza)의 사후 운명은 그녀의 생애만큼이나 극적이다. 리헨자는 독일로 망명한 끝에 일흔에 가까운 병든 노파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는 가문 전체의 몰락을 지켜보았고, 남편과 아들, 그리고 모든 형제들의 죽음을 차례로 견뎌야 했다. 자신이 죽으면 경멸 속에 잊히리라는 두려움이 그녀를 깊이 괴롭혔다.
그래서 그녀는 말년에 막대한 재산을 쏟아부으며 품위 있는 장례와 끊임없는 기도를 확보하려 했다. 수많은 교회에 기부금을 흘렸고, 가문 영묘 안에 자신의 무덤을 마련했으며, 심지어 자신의 장례 비용까지 미리 지불했다.
마지막 디테일까지 계획된 장례 행렬
사망 6년 전에 작성한 특별한 문서에서 그녀는 자신의 장례 행렬을 세부 사항 하나까지 설계했다. 뷔르츠부르크 주교에게 후한 선물을 하고, 그 대가로 주교가 직접 그녀의 유해를 쾰른 근교 브라우바일러(Brauweiler)까지 호송해 올바른 장소에 안장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한 방안도 빠짐없이 마련해 두었다. 보좌 주교가 "강력하고 헌신적인 과부"의 호송대가 최소한 "저명한 사제 여섯 명과 부제 여섯 명"으로 구성되도록 책임지기로 한 것이다.
아마도 이 시대의 어떤 여성도 좋은 죽음을 위해 이토록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녀만큼 사후에 수치스럽게 대우받은 인물도 없었다. 여왕의 몸이 식기도 전에, 그 시신은 이미 정치적 음모의 소품이 되어 있었다.
시신 강탈과 권력 과시
당시 국내 최고 실력자였던 쾰른 대주교 안노 2세(Anno II)는 미성년 군주 하인리히 4세를 납치해 유폐한 직후였다. 그는 자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1063년 3월, 그는 폴란드 여왕의 관을 납치한 것이다! 에초니드 가문의 영묘 대신, 그는 그녀의 유해를 쾰른의 한 교회로 옮겼다.
그는 그녀를 안장하면서 특별한 명판을 헌납했는데, 거기에는 저명한 통치자를 추모하는 모든 공적을 자신에게 돌리는 내용이 새겨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상당한 금전적 보상까지 챙겼다. 리헨자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유해가 안치될 교회가 재산의 상당 부분을 물려받도록 유언으로 정해 놓았던 것이다. 안노는 당연히 그 돈이 자신에게 돌아와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람들 앞에 펼쳐진 '썩어가는 유해 쇼'
무덤 납치 사건은 여기서 끝났지만, 고인이 된 리헨자에 대한 모욕의 행렬은 멈추지 않았다. 매년 그녀의 기일마다 성 마리아 아드 그라두스(St. Maria ad Gradus) 교회를 찾은 모든 손님이 썩어가는 뼈를 직접 볼 수 있도록 여왕의 관이 열렸다.
공기와 습기에 노출된 유해는 갈수록 훼손되었다. 코는 금방 썩어 떨어져 나무로 만든 가짜 코로 대체되었고, 텅 빈 눈구멍에는 밀랍이 부어졌다. 살갗이 벗겨져 나간 턱뼈는 두개골에 묶어 황금 베개 위에 함께 얹었다. 스카프로 감싼 관자놀이에는 왕관이 씌워졌는데, 그 왕관마저 근대 말 어딘가에서 도난당하고 말았다.
이 모든 것은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옛 여왕의 남은 유해를 거의 만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노를 기리는 비문을 읽게 만드는 것이었다.
편치 못한 영면, 천 년째 계속되는 침해
이 풍습은 수백 년(!)이 지난 후에야 폐지되었지만, 그 후에도 군주의 뼈는 안전하지 않았다. 관은 1852년과 1913년에 다시 열렸다. 1959년에는 척추뼈 하나가 무덤에서 꺼내져 브라우바일러 수도원으로 보내졌다. 1975년에는 여왕의 갈비뼈 조각이 적출되어 티니에츠(Tyniec)의 수도사들에게 선물로 전해졌다. 2001년에는 또 다른 갈비뼈가 사라졌고, 이번에는 모젤 강변의 클로텐(Klotten)으로 배달되었다.
천 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해마다 거의 예외 없이 여왕의 안식처는 침해당했다. 그리고 그녀가 언젠가 진정한 평화를 찾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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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 왕관을 씌운 여인들. 몰락과 도덕적 타락의 시대를 담은 냉철한 이야기. 악명 높은 인물들의 선명한 초상. 그리고 폴란드 중세사의 가장 위대한 여인들에게 품위를 되돌려주는 기록. 카밀 야니츠키(Kamil Janicki)의 저서 『Damy z skazą』는 empik.com에서 오늘 주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