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암흑 대륙'이라 부르면 인종차별일까?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한 특별한 교육이 없더라도,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경멸적인 표현으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압니다. 많은 서양인들 역시 '흑인'이라는 단어 자체를 조심스럽게 회피하는 편입니다. 어느 날 한 책을 번역하던 필자도 무의식중에 '아프리카'를 '검은 대륙'으로 바꿔 적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표현조차 인종차별과 연결될 여지가 있다면 어떨까요? '검다'는 말을 점점 더 피하게 된다면, 과연 '암흑 대륙'이라는 명칭도 사전에서 삭제해야 하는 걸까요?
짧은 검색만으로도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통념과 달리, '암흑 대륙'이라는 명칭은 아프리카 대륙 주민 대다수의 피부색을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스탠리의 탐사기에서 유래한 이름
미로스와프 반코(Mirosław Bańko)가 저술한 『우회어 사전(Dictionary of Periphrases)』에 따르면, '암흑 대륙' 또는 '검은 대륙'이라는 이름은 영국 탐험가 헨리 모턴 스탠리(Henry Morton Stanley)의 책 제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878년 출간된 『암흑 대륙 횡단기(Through the Dark Continent)』에서 스탠리가 말한 '검고 어두운(dark)' 대륙이란 원주민들이 아니라, 당시까지 지도에조차 그려지지 않은 미개척, 즉 '미지의' 영토를 의미했습니다.

그렇다면 아프리카를 '암흑 대륙'이라 부르는 것이 인종차별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위 삽화는 식민지 시대의 아프리카 지도를 보여줍니다.
고대 이집트의 '케메트(Kemet)'
흥미롭게도 수천 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도 자신들의 나라를 같은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그들의 언어에서 '케메트(Kemet)'는 문자 그대로 '검은 땅(Black Land)'을 뜻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피부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습니다. 이는 나일 강변의 비옥한 토양의 색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웃한 사막, 곧 '붉은 땅(Red Land)'과 대비되는 개념이었습니다.

『암흑 대륙 횡단기』라는 책 덕분에 암흑 대륙은 진정한 '암흑 대륙'이 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검은 땅'이라는 표현이 유럽 언어에 들어온 것은 고대 이집트의 옛 이름이나 고대어 연구자들 덕분이 아니라, 신문 『뉴욕 헤럴드(New York Herald)』와 『데일리 텔레그래프(Daily Telegraph)』의 의뢰를 받고 돈을 위해 콩고 탐사에 나선 한 탐험가 덕분이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모험적이고 목숨을 건 원정(참가한 유럽인 중 최후까지 살아남은 이는 스탠리 하나뿐이었다고 합니다)은 학술적인 고찰보다 독자들에게 훨씬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이렇습니다. 정치적 올바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라 해도, '아프리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아무런 걱정이 필요 없습니다. '암흑 대륙'이라는 명칭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아무도 '검은 피부의 사람들'을 염두에 두지 않았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