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영국 왕이 사랑한 그녀는 사실 '여자'가 아니었다? 월리스 심슨을 둘러싼 전대미문 스캔들

소문과 추측은 언제나 권력자들의 비밀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한 여인은 이 분야의 모든 기록을 경신했다. 영국 국왕과의 관계를 통해 끝없는 루머의 표적이 되었고, 전대미문의 스캔들 주인공이 된 그녀. 그런데... 어쩌면 그녀는 애초에 '여자'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영국 왕세자였던 에드워드(1894~1972)가 월리스 심슨(Wallis Simpson)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아직 왕위 계승자에 불과했다. 이 활달한 미국 여인이 어떻게 왕세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왕실 가족들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는 이미 여러 차례 이야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볼티모어의 예비 왕비'로 불린 그녀를 둘러싼 소문들은 지금 들어도 여전히 짭짤하니까.

반음양(헤르마프로디토스) 여왕설

월리스 심슨의 체형 사진과 얼굴 사진만 살펴봐도 일반적인 여성과 다른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혼 경력이 있고 평민 출신인 여인과의 결혼을 용납할 수 없었던 영국 보수 사회의 인사들은 그녀를 극도로 세밀하게 관찰했다. 그렇다 보니 도덕적 스캔들 한복판에서 이런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국왕의 연인은 사실 여자가 아니라는 설!"

물론 이 소문에 진실의 조각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리스의 이목구비는 날카롭고 각졌으며, 턱선은 강하고 네모난 형태였다. 몸매는 어떠한가? 마치 통나무를 깎아 만든 듯했다. 엉덩이 곡선도, 허리선도 없었고, 가슴은 말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그 극심한 마른 체형까지...

영국 왕이 사랑한 그녀는 사실  여자 가 아니었다? 월리스 심슨을 둘러싼 전대미문 스캔들

몇 가지 재단 기술이 아니었다면, 월리스는 에드워드와의 결혼식 날 완전히 평평하고 네모난 몸으로 서 있었을 것이다. 주름 처리로 가슴을 시각적으로 부풀리고, 팔은 쿠션으로 넓히며, 허리는 꽉 조였던 것이다.

월리스 심슨의 전기 작가 앤 세바(Anne Sebba, 『그 여자』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예비 왕비가 성별 발달 장애, 즉 반음양(간성)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또 다른 전기 작가 마이클 블록(Michael Bloch)은 파리의 윈저 공작부인 저택에서 살며 일했는데, 말년의 부인이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자신의 관찰을 바탕으로 의사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나온 것은 그녀가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을 앓았을 것이라는 경계선상의 추정이었다.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유전적으로는 남성이지만, 자신의 몸이 분비하는 테스토스테론에 반응하지 못해 신체가 해부학적으로 여성적 특징(질과 작은 가슴)을 띠게 된다. 게다가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조혼 등을 통해 스스로와 세상에 자신의 여성성을 증명하려는 욕구가 강하고, 지배욕과 권력욕 역시 두드러진다고 한다. 실제로 월리스는 20살에 이미 첫 결혼을 했고, 왕비의 자리는 놓쳤지만 국왕으로부터 왕위 자체를 내어놓게 만들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했다.

메리 여왕의 전기 작가 제임스 포프-헨네시(James Pope-Hennessy) 역시 예비 영국 군주의 성별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윈저 공작 부부를 방문한 후 그는 이렇게 적었다. "[월리스는] 내가 본 가장 기묘한 여성 중 하나였다. 보는 순간 놀라울 정도다. 평평하고 각진 형태는 마치 중세의 플레잉 카드처럼 디자인된 듯했다 (...). 미국 여성의 전형으로 분류하고 싶지만 (...) 여자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오늘날에는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1986년 세상을 떠난 심슨 부인에게 이제 어떤 소문도 더 이상 의미가 없으니까.

나치 스파이가 국왕을 유혹하다?

1936년 에드워드 8세의 최대 과제는 월리스 심슨과 결혼할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유럽의 정세와 국왕의 친독일적이면서도 평화주의적인 견해를 고려하면, 영국 지배층이 얼마나 불안해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월리스는 그 시절 국왕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뿐 아니라, 그의 기밀 문서에 사실상 무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문서 열람을 따분하고 성가신 의무로 여긴 에드워드보다 그녀가 더 많이 읽는 경우도 있었다니 말이다. 군주의 곁가족조차 심슨이 영국에 얼마나 충성스러운지 의심했다. 몇 년 뒤 에드워드의 후계자 조지 6세는 당시 총리에게 이렇게 직접 적어 보냈다.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공작부인 [월리스]의 충성심을 믿지 않습니다." (앤 세바, 『그 여자: 월리스 심슨』에서 인용)

영국 왕이 사랑한 그녀는 사실  여자 가 아니었다? 월리스 심슨을 둘러싼 전대미문 스캔들

훗날 윈저 공작부인이 될 여인의 친구 중 한 명에 따르면, 나치 독일의 런던 주재 대사 요아힘 폰 리벤트로프는 급한 용무로 수도를 떠나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거의 매일 월리스를 찾았다고 한다. 그런 경우에도 심슨 부인은 늘 그에게 꽃바구니를 선물했다고 전해진다. 리벤트로프는 많은 숙녀들 사이에서 잘생긴 것으로 유명했고, 월리스는 우아한 외교관과의 로맨스를 즐겼다. 외교관 역시 기밀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인물과의 친밀함을 높이 평가하는 법이니...

권력의 중심에 있던 영국인들이 속닥거린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국왕의 연인이 나치에게 기밀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부는 더 나아가 심슨 부인을 독일 스파이로 지목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월리스의 배신 가설을 뒷받침하는 사료는 발견되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가 리벤트로프에게 끌린 것은 아리안적인 용모와 달콤한 말뿐이었을지도 모른다.

매운맛 가득한 '중국 파일'의 실체

1920년대, 당시 남편 윈(Win)과 함께 극동으로 떠난 훗날의 왕비는 이 여행이 어떤 소문으로 번질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훗날의 윈저 공작부인은 남편과의 동행에 금방 싫증을 냈다. 회고록에서 월리스는 자신이 합류하기 전 윈이 현지 창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도착 후에는 자신도 동행하라고 강요했다고 적었다. 거기서 무엇을 했는지는 짐작할 수준이다. 어쨌든 월리스 전기의 저자 앤 세바는 이렇게 말한다. "본인이 방문을 인정한 장소들(아마 삼각 관계의 현장이기도 했겠지만)은 아편과 도박을 함께 제공하던 곳으로, 일반 창관보다 한 단계 위의 시설이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독자적으로도 창관을 드나들며 중국 매춘부들에게서 남자를 만족시키는 고대의 기술을 배웠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가설은 검증도 반박도 불가능하다. 다만 하나는 확실하다. 저력 넘치는 에너지와 삶에 대한 갈망을 지닌 여인이 동양을 홀로 여행했다면 소문의 표적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영국 왕이 사랑한 그녀는 사실  여자 가 아니었다? 월리스 심슨을 둘러싼 전대미문 스캔들

월리스는 나치 스파이로서 연인 리벤트로프에게 기밀 정보를 넘겼을까? 적어도 영국 정치가들은 그렇게 의심했다...

어쨌든 전해지는 바로는, 극동의 창관에서 벌어진 월리스의 성적 방종을 상세히 기술한 신비로운 '중국 파일(Chinese files)'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러나 이 자료의 진위는 입증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단 하나의 '중국 파일'도 발견되지 않았으니까. UFO와 비슷한 셈이다. 모두 그런 것이 있다고 들었지만, 존재를 확증하는 증거를 지닌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월리스 심슨은 영국 엘리트 계층을 전율케 했지만, 언론의 자체 검열 덕분에 평범한 서민들은 그녀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정작 왕좌를 크게 탐하지 않던 저돌적인 미국 여인이 왕좌에 스치기만 했을 때, 지배층은 전시 태세 직전의 경계 상태에 돌입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영국 왕정을 거의 무너뜨릴 뻔했던 전간기 최대의 도덕적 스캔들 주인공이 결국 잊혀졌다는 사실이다. 요란하게 살았지만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난 그녀가 마지막으로 바란 것은 에드워드 곁에 묻히는 것뿐이었다.

참고 자료

  • 앤 세바, 『그 여자: 월리스 심슨』, 즈나크 리테라노바(Znak Literanova), 크라쿠프,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