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수비오 화산에 파괴된 폼페이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화산이 인류에게 안겨준 희생자는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화산 폭발들을 지금부터 살펴봅니다.
과학자들은 지난 1만 년 동안 지구에서 1,500개가 넘는 화산이 활동하며 총 약 8,000회에 달하는 분출을 일으켰다고 추정합니다. 현재 활성 화산은 약 800개로 알려져 있으며, 그 절반 이상이 육지에 위치합니다. 유럽에서는 주로 이탈리아와 아이슬란드에서 발견됩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가장 안전한 화산은 '사화산(死火山)'입니다. 사화산은 유사 이래 어떠한 활동도 관측된 적이 없는 화산을 말하는데, 흥미롭게도 폴란드에서도 이런 화산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또한 정기적으로 활동을 보이는 활화산(活火山)과, 잠재적으로 분출 가능성은 있지만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은 휴화산(休火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화산 활동이 반드시 장대한 폭발과 끓어오르는 용암 분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지진, 분화구의 변화(예: 마그마 출현), 가스나 화산재 분출 같은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선사시대의 초거대 화산
가장 거대하고 비극적인 분출은 수천 년, 아니 수백만 년 전에 일어난 것으로 여겨집니다. 우리는 지질학적 조사를 통해서만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화산(supervolcano)의 영향은 수천 킬로미터에 걸쳐 미쳤으며, 대기 중으로 방출된 황산 성분은 지구 기후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화산 폭발은 8단계 규모(VEI)로 평가됩니다. 이 척도는 분출 시 배출된 물질의 양과 분출 높이를 측정하며, 각 단계는 이전 단계보다 10배 강력한 분출을 의미합니다. 7~8등급을 받은 것은 오직 초화산 분출뿐입니다.
약 7만 5천 년 전, 수마트라의 한 초화산이 인류를 멸종 직전까지 몰아넣었습니다. 남중국해 해저에서 실시된 수많은 연구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도바(Toba) 화산의 분출 이후 화산재가 수 센티미터 두께로 아시아 전역을 덮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햇빛이 지표에 닿지 못하게 되면서 최대 1천 년간 지속된 글로벌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를 포함한 많은 종의 개체군이 크게 감소했고, 회복에는 수 세기가 걸렸습니다.
역사상 최대의 폭발
이탈리아 나폴리 근교, 일부는 수중에 일부는 육지에 걸쳐 지름 13km가 넘는 캄피 프레그레이(Campi Flegrei)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불의 대지'로 불리는 이곳은 초화산의 칼데라, 즉 화산 폭발로 인해 생긴 정상부의 거대한 함몰 지형입니다.
이곳의 분출은 약 4만 년 전에 일어났으며, 지금도 돌출된 화산추와 24개 분화구 사이로 가스가 자주 새어 나옵니다.
레다우트 산 화산 폭발의 모습
과학자들은 이 초화산의 분출이 지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 중 하나였다는 데 의견을 모읍니다. 당시 폭발로 마그마와 가스 200세제곱킬로미터가 대기로 쏟아져 올랐고, 이로 형성된 구름들은 수년간 유럽 상공에 머물렀습니다.
줄어든 햇빛은 거대한 기후 변화와 북반구의 빙하기 재림을 불러왔습니다. 빙하가 남쪽으로 확장하면서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사 이래의 분출들
역사적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강력한 분출 중 하나는 기원전 1600년경 그리스 티라섬의 산토리니 화산 분출입니다. 이 분출은 에게해의 미노스 문명을 소멸시킬 만큼 강력했습니다.
원자폭탄 4발 분량에 필적하는 위력의 폭발과 함께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했습니다. 화산재 구름은 거의 30km 높이까지 치솟았고, 굉음은 1,000km 밖에서도 들렸습니다. 섬은 문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고, 다시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수백 년 후였습니다.
당대 가장 유명한 분출은 서기 79년 가을 베수비오 화산의 분출이었습니다. 화산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세 도시를 용암과 화산재의 바다 속에 파묻었습니다. 폼페이, 헤르쿨라네움, 스타비아이가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참사가 유일했던 것은 아닙니다. 수백 년 후에는 일로판고 화산이 마야 도시들과 수많은 무역로를 파괴했습니다.
중세 연대기에는 1258년의 이례적으로 추운 여름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 원인은 1년 전 인도네시아 린자니 화산의 분출(VEI 척도 7등급)이었습니다.
여름 없는 해
6세기 뒤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816년이 역사가들에게 '여름 없는 해'로 불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례적인 한파의 원인은 또 다른 인도네시아 화산, 탐보라였습니다.
그 분출은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도 들릴 만큼 장대했고, 화산재는 1,300km 밖까지 날아떨어졌습니다. 탐보라 분출은 대규모 쓰나미와 지진도 일으켰으며, 12만 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항공에서 본 탐보라 화산 대산괴와 칼데라
그로부터 수십 년 뒤인 1883년 여름, 아마도 유사 이래 가장 시끄러웠던 분출이 일어났습니다. 무인도 크라카타우의 화산이 8월 26일 오후 12시 53분에 폭발한 것입니다.
아무도 이런 규모의 분출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큰 소리로 불리는 그 굉음은 350데시벨에 달했으며, 폭발음은 섬에서 4,0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들렸습니다.
크라카타우 분출 시 방출된 화산재와 가스는 수년간 대기에 떠돌며 기묘한 현상을 일으켰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태양은 평소와 다른 색과 광채를 띠었고, 달이 반사하는 빛은 초록색이나 파란색으로 보였습니다.
화산의 세기
다행히 현대의 분출은 그렇게까지 재앙적이지 않습니다. 1902년에는 과테말라 산타마리아 화산의 분출로 5,000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 직후 이 지역을 덮친 말라리아 유행의 희생자가 더 많았습니다.
10년 뒤에는 분출 중이던 알래스카 노바룹타 화산에서 100km 떨어진 코디악 마을이 화산재에 덮였는데, 그 재는 무려 4년 동안 열기를 잃지 않았습니다.
1980년, 폭발하는 세인트헬렌스 산
1980년에는 미국의 세인트헬렌스 산이 폭발했습니다. 분출은 산사태와 지진을 동반해 60명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화산은 용암과 함께 얼음과 눈도 내뿜었습니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의 분출로는 지구 기온이 수년간 0.5도 하락했으며, 2010년 아이슬란드의 대규모 분출은 유럽 전역의 항공 교통을 완전히 마비시켰습니다.
활화산이 때때로 깨어나 용암과 가스를 내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두려워할 것도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잠자는 초화산 하나가 '잠'에서 깨어난다면 발생합니다. 앞으로 수천 년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