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종이 오려붙이기의 재미: 폴란드 인민공화국 슈퍼 스파이들의 기묘한 훈련법

폴란드 인민공화국은 분명 '우유와 꿀이 흐르는 나라'였습니다. 세계 속도 신기록을 세운 피아트 125p,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인 문화과학궁전(PKiN), 1989년 미스 월드에 선발된 아네타 크렝글리카까지. 그런데 정작 스파이 훈련만큼은 적어도… 기괴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되려면 필요한 지식과 도구를 갖춰야 합니다. 첩보 역시 다른 직업과 크게 다르지 않죠. 흔히 떠올리는 첩보원 훈련이라면 몇 달에 걸친 고된 체력 및 준군사 훈련, 심리 훈련, 언어 교육, 기억력 단련 등을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슈퍼 요원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리크루트』, 『솔트』 같은 할리우드 영화는 우리에게 좋은 스파이란 무엇보다 군사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믿음을 심어주었습니다. 각종 무기 사용법, 호신술과 근접 격투, 포로가 됐을 때의 행동 요령 같은 것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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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폴란드 스파이들에게 제임스 본드와 공통점이 있었을까요? 훈련 방식만큼은 확실히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 필수 과목은 작전 훈련입니다. 여기에는 은밀 활동 기법, 거점 설치, 비밀 통신, 정보원 확보 방법 등이 포함됩니다.

썩은 자본주의의 모범 사례들

1970년대 CIA 스파이들은 버지니아주 캠프 피어리, 이른바 '팜(Farm)'으로 불리는 캠프에서 훈련받았습니다. 자물쇠와 편지 봉투를 흔적 없이 여는 법부터 시작해, 경무기 취급, 잠입, 낙하산 강하 등 야외 준군사 훈련도 진행되었습니다.

1960년대 쿠바로 파견된 요원들은 파괴 공작과 첩보 기술의 전 과정을 완벽하게 훈련받았습니다. 영국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스파이를 양성했습니다. 체력 및 야외 훈련, 지도 판독, 시가전 방법, 폭발물 설치까지 말입니다.

반면 일본 헌병대(켐페이타이) 반첩보 부대에서 훈련받은 요원들은 심지어 세뇌 기법까지 배웠습니다. 이들은 훗날 포로 고문에 쓰인 극단적 기법들로 악명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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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파이는 침묵할 때를 압니다.

형제 국가의 스파이들

소련 정보부 역시 자국 스파이들이 최고 중의 최고가 되도록 만든 뒤에야, 이른바 '살인 면허'를 들려 세상에 내보냈습니다. KGB 반첩보국의 유명한 수장 올레그 칼루긴은 자신이 받았던 기술 훈련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선 발신기를 설치하는 법, 도청 장치를 사용하고 탐지하는 법, 그리고 마이크로필름을 만들어 집에 숨기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암호화와 암호학의 기초도 배웠습니다. 적진에 투하된 물자를 찾는 방법에 대한 특별 지시도 받았습니다.
영화 필름이나 다른 물건을 숨기는 법도 익혔습니다. 모스크바 시내에서 하루 종일 숙련된 KGB 요원들에게 추적당하고 추적하는 훈련을 거듭한 끝에, 꼬리를 쉽게 알아차리고 들키지 않고 동료에게 소포를 넘기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요컨대 따라 배울 선배들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사회주의 폴란드에서는 스파이가… 그저 유치원 수준의 방법으로 훈련받았습니다.

가위와 붓을 든 한스 클로스

정확히 이런 결론에 도달한 이들이 브와디스와프 부흐크(Władysław Bułhak)와 파트릭 플레스코트(Patryk Pleskot)입니다. 두 사람은 국가기억연구소(IPN)의 미공개·미제공 문서를 직접 바탕으로 집필한 최초의 저서 『폴란드 인민공화국의 스파이들』의 저자입니다.

역사학자들은 첩보 영화와의 비교를 잊으라고 권합니다. 폴란드의 훈련 과정에서는 제임스 본드 특유의 하이테크 장치를 찾아볼 수 없지만, 대신… 문방구 가게의 평범한 상품 목록 전체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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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용. 이것이 인민공화국 슈퍼 스파이들의 또 다른 비밀 무기였을까요?

얀 카주보프스키(Jan Kaszubowski), 코드명 '라르센(Larsen)'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그는 전후 바르샤바에서 임대한 아파트에서 한 달 내내 암호화, 사진 복제, 비밀 은닉처 제작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가 사용할 수 있었던 도구라곤 가위, 풀, 붓, 빈 약상자뿐이었습니다. 그는 며칠을 보내며 약상자에 이중 바닥을 성실하게 붙이는 연습에 매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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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스 클로스에게는 후계자조차 없었던 셈입니다…

그의 경우 사실상 그것이 첩보 학교의 전부였습니다. 풀질을 능숙하게 해내자마자 인민공화국 당국은 그를 실전에 투입하기로 결정합니다.

공산주의 각하의 요원들의 언어

공산 시절 또 다른 슈퍼 스파이, 에우게니우시 므워도프스키(Eugeniusz Młodowski), 코드명 '스튜어드(Steward)'는 통신 분야에서 철저한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는 영국에 거주하며, 성공하거나 실패한 사업을 위장으로 '두더지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그가 구사한 진보된 첩보 기법 중 하나는 마이크로필름을 담은 소포를 폴란드로 보내는 것이었는데, 이를… 껌 봉지에 숨겼습니다.

그는 암호를 사용해 바르샤바 본부와 서신을 주고받았습니다. '조시아(Zosia)'에게 편지를 썼고, 런던은 '바다'라고 불렀으며, '안토니의 도움'은 영국이 협력을 제안했다는 뜻, 결핵은 노출을 의미했습니다. 만남을 원할 때는 휴가를 떠난다고 썼고, 류머티즘을 호소하면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본국 우편으로 돌아가는 적대 행위

바르샤바 본부는 런던 요원의 편지나 소포 하나하나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그것들은 갈수록 드물게 도착했습니다.

부흐크와 플레스코트에 따르면, 서신 통신 방식은 인민공화국의 부족 경제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폴란드 시장에서 인기 있는 화장품과 비타민이 든 매력적인 포장에 담긴, 정성껏 준비된 사진 축소판 보고서들이 우체국이나 세관에서 자주 도난당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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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 인민공화국 정보부의 최대의 적? 사진은 영화 『불 없이는 장미가 피지 않는다』의 한 장면입니다.

수입 특산품에 대한 갈망에 사로잡힌 관료들은 뜻밖에도 적대 정보기관의 최고의 동맹이 되었습니다! 포섭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훔쳤으니까요.

이런 식으로 훈련받고 활동한 우리 '첩보 에이스'들에게는, 국가기억연구소 기록 보관소에서 먼지 쌓인 폴란드판 본드 파일을 찾기 어렵다는 게 놀랍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