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점령은 폴란드인들에게 수많은 법적·도덕적 딜레마를 안겨주었다. 이에 망명 정부는 나치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규범의 기준이 될 일련의 규칙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그 원칙은 단순했다. 민족을 배반한 자에게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폴란드 정부대표부 사법부가 작성한 '시민 도덕 강령(Code of Civil Morality)'이 담고 있는 핵심 원칙이다. 이 문서는 아마도 1941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문헌에서는 한동안 2년 뒤인 1943년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작성자들에 따르면, 이 강령은 폴란드인들이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법적·윤리적 경계를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령은 사회에 도덕적 가치뿐만 아니라 엄중하고 공정한 제재라는 힘을 즉시 행사할 수 있는 권위가 존재한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했다.
강령은 무려 25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네 개 장으로 나뉘었다. 각 장은 서로 다른 범죄 유형을 다루며, 각각에 특정한 처벌이 규정되어 있었다. 『독립 폴란드의 기억의 매듭』에서 인용된 Tomasz Strzembosz의 정의에 따르면, 이를 준수하는 것은 지하국가(Underground State)의 시민이 되기 위한 기본 조건 중 하나였다.

물론 폴란드 민족의 일원임을 부인하고 그 민족에 해를 끼치며 적과 협력하는 행위 역시 사형에 해당했다. 전쟁 전부터 유명했던 배우 이고 심(Igo Sym)은 1941년 3월 7일 총살형을 당하며 그 사실을 실감했다. 사진은 영화 「세레나데」(1937)의 한 장면이다.
단 하나의 형벌
가장 중대한 범죄들은 첫 번째 장에 담겼다. 폴란드 국가와 민족에 대한 배반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 중 하나라도 저지르면 사형선고와 다름없었다. 목숨을 잃는 자는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민족을 부인하는 자.
2. 국가, 폴란드 민족 및 동맹국과의 싸움에서 적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자.
3. 동포들을 적에게 고발하는 자.
4. 국가와 폴란드 민족에 대한 봉사로 인해 적에게 추적당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은신처를 제공하지 않거나 즉각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 자.
5. 폴란드 민족의 방어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는 행위를 감행하는 자.
시민이 될 자격이 없는 자…
두 번째 장은 폴란드 민족의 일원으로서의 자격에 대한 범죄를 다루었다. 이 중 하나라도 저지른 자는 공공 시민권, 명예권, 직업 수행권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 해당되는 자는 다음과 같다:
6. 강요받지 않고 적에게 복무하는 자.
7. 적에게 복무하면서 폴란드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입장에 있으면서도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는 자.
8. 적과의 싸움 기간 동안 그 싸움에 참여할 의무가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완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자.
9. 적의 명령과 그 집행에 대한 면책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국가와 폴란드 민족에 해를 끼치기 위해 이용하는 자.
10. 부주의, 허영심 또는 무모함으로 독립 운동의 세부 사항을 드러내어 국가와 폴란드 민족에 해를 끼치는 자.
이 사람은 폴란드인이라 불릴 수 없다…
세 번째 장은 시민 도덕에 반하는 범죄에 관한 것이다. 이를 저지른 자에 대한 처벌은 폴란드 공동체로부터의 배제, 즉 국가, 지방정부, 사회의 어떠한 직위도 차지할 수 없게 하는 것이었다. 위의 제재에 노출될 수 있는 자는:

점령기에 영화관에 가는 것은 매우 나쁘게 여겨졌다. 이 만평이 그 증거다.
11. 적과 친밀한 지인 관계나 연애 관계를 맺는 자.
12. 심각하고 정당한 필요 없이 적을 조롱하고 비판하거나, 공개적으로 폴란드 민족의 제도, 법률, 관습을 조롱하는 자.
13. 타인의 강제적인 처지를 물질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고, 적에게 고발하거나 적의 명령을 적용하겠다며 폭력이나 위협을 가하는 자.
14. 강요받지 않고 적이 조직한 극장, 연극, 영화 상연 및 기타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자.
15. 충분한 물질적 여유가 있음에도 적의 활동이나 명령의 희생자가 된 동포를 돕기를 거부하는 자.
16. 생계에 충분한 수단이 있으면서도 남의 일자리를 빼앗는 자, 번영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고통을 돕기를 회피하는 자, 적극적인 민족적 연대감을 느끼지 못하는 자.
17. 적이 운영하는 카지노나 기타 시설에 출입하는 자.
오직 돼지만이 슈바벤 영화관에 앉는다
마지막 장에는 공개적 낙인찍기의 대상이 되는 범죄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사회적 보이콧으로 이어졌으며, 특히 심각한 경우에는 모든 재산의 몰수까지 감수해야 했다.

영화관 방문은 적과의 친밀한 지인 관계나 연애 관계와는 비교할 수 없다. 사진은 크라쿠프에서 마차를 타고 젊은 여성과 동승하는 독일 군인의 모습이다.
'공개 낙인'이라는 용어는 불명예나 질책을 의미했다. 다만 경고와 훈계 같은 더 온건한 조치도 허용되었다.
네 번째 장의 범죄를 저지른 자는:
18. 편안함을 위해 독일인인 척 가장하는 자.
19. 점령이 만든 세부 조건을 이용해 폴란드에서 관습적으로 받아들여져 온 절차를 변경하는 자.
20. 적의 어떤 법령에 대해서도 만족과 찬사를 표하는 자.
21. 주변에 인간의 비참함이 가득한 것을 보면서도 과시를 위해 돈을 낭비하는 자.
22. 수익이 적에게 돌아가는 극장과 오락 행사에 참석하는 자.
23. 필요한 경우 외에 저질 출판물을 사고 읽는 데서 스스로를 제한하지 않는 자.
24. 존엄한 도덕적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끊임없는 의무를 잊고 술 취하는 치명적인 습관을 버리지 않고 방치하는 자.
25. 공공장소와 시설에서 요란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자.
이제 여러분은 점령기의 현실 속에서 이 규칙들을 지키는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해할 것이다. 글쎄, 위의 25개 조항 중 단 하나도 어기지 않는 사람이 많았으리라고 상상하기 어렵다. 아마도 작성자들 자신도 자신들이 얼마나 높은 기준을 세웠는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목적이었다.

아마도 점령기 폴란드 주민 중 전쟁 내내 시민 도덕 강령의 25개 조항 중 하나도 어기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시민 도덕 강령'의 임무는 정복당한 민족을 그토록 무자비하게 대하는 점령자와의 어떠한 형태의 협력도 용납될 자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저자들이 표어에서 다음을 강조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민족에게 가장 큰 패배는 그 민족의 타락이다. 그것은 피할 수 없이 죽음으로 이끈다."
과연 전쟁이라는 극한의 조건 속에서 강령의 모든 조항을 지킬 수 있겠는가?
편집: Kamil Janicki; 사진 편집: Rafał Kuz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