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당시 기준으로도 실제로 키가 작다고 여겨졌을까요? 아니면 누군가 일부러 그의 키를 깎아내려 조롱했을까요?
세계사는 왜곡과 축소로 가득합니다. 때로는 사실로 여겨지던 것들이 현실과 거리가 멀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기이해서 믿기 힘든 사건들이 오히려 가장 진실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합니다. '진실 혹은 미신'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역사적 신화들을 하나씩 검증해 보려 합니다. 이야기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나폴레옹 콤플렉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한 사람의 신체적 특징을 심리적 성향과 연결 짓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역시 이런 평가의 희생자였습니다. 바로 그에게서 키가 지나치게 작은 사람이 병적으로 야심차고 권력에 굶주리게 된다는 유명한 콤플렉스가 유래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황제의 신장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우선 보나파르트가 당시 기준으로 정말 작다고 여겨졌는지부터 의문이 듭니다. 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그의 키를 축소해 조롱하고 반(反)프랑스 선전에 활용했던 걸까요?

보나파르트는 당시 기준으로 정말 작다고 여겨졌을까?
재단사의 자 문제
신체계측학(somatometry)은 "살아있는 인간의 신체를 측정하는 인체측정학의 한 분야"입니다. 이 분야를 다룬 저명한 폴란드 학자 이레네우시 미할스키(Ireneusz Michalski)는 1949년 157cm에서 164cm 사이의 남성을 작은 체구로 분류했다고 밝혔습니다. 평균 신장은 165~169cm였습니다. 현재 통계상 유럽인은 훨씬 큰 편입니다. 보나파르트의 키를 논할 때 참고할 점은, 오늘날 프랑스인의 평균 신장이 약 177cm라는 사실입니다.
나폴레옹의 개인 의사 중 한 명이었던 프랑수아 카를로 앙톰마르키(François Carlo Antommarchi)의 증언에 따르면, 보나파르트는 사망 당시 5피트 2인치(5 pieds 2 pouces)였습니다. 문제는 당시에는 프랑스식 피트와 영국식 피트 두 단위가 모두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영국식 단위가 더 작았기 때문에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보나파르트는 실제로 약 158cm로 작은 편으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앙톰마르키가 프랑스식 단위를 사용했다고 봅니다. 이 경우 나폴레옹의 신장은 약 169cm로 결코 나쁘지 않은 수준이 됩니다.

당시 기준으로 나폴레옹의 키는 오히려 평균 이상이었습니다.
게다가 18세기 전형적인 프랑스인은 훨씬 작았습니다. 추정 신장은 158~168cm 사이였습니다. 즉 당시 기준으로 나폴레옹의 키는 오히려 평균 이상이었던 셈입니다. 프랑스 황제의 체구에 대한 신화는 측정 단위의 혼동과 지난 200년간 유럽인들의 신장 변화만으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이 문제에는 더 깊은 배경이 있으며, 나폴레옹 콤플렉스 논쟁에 정치적 차원을 부여합니다.
검보다 강한 펜
사실 이 소동의 장본인은 제임스 길레이(James Gillray)입니다. 이 영국 만화가는 정치 풍자 만화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정교하고 위트 있는 그림들은 대중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여론을 형성하는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길레이의 풍자화 최대 희생자는 바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였습니다. 1798년작 "부오나파르테, 넬슨의 승리 소식을 듣고 칼에 맹세코 영국인을 지구상에서 몰아내겠노라(Buonaparte hearing of Nelson's Victory swears by his Sword to Extirpate the English from off the Earth)"에서 프랑스 통치자는 아직 비교적 비율이 맞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 뒤 1803년 풍자화 "광인의 격앙, 혹은 발작하는 꼬마 보니(Maniac-raving's-or-Little Boney in a strong fit)"에서 보나파르트는 이미 상당히 왜소한 인물로 그려졌습니다.
바로 이때부터 나폴레옹을 히스테리컬한 왜소한 남자로 각인시키는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별명 '리틀 보니(Little Boney)'는 황제에게 영원히 붙었고, 이후의 풍자화들, 예컨대 "위험한 플럼 푸딩, 혹은 국가 미식가들의 작은 저녁 식사(The Plumb-pudding in danger or State epicures taking un petit souper)"나 "거대 프랑스 생강빵 제빵사 티디돌, 새로운 왕들을 반죽하다(Tiddy-Doll, the Great French-Gingerbread-Baker; Drawing Out a New Batch of Kings)" 등은 이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했습니다.

1803년 풍자화 "광인의 격앙, 혹은 발작하는 꼬마 보니"에서 보나파르트는 이미 상당히 작은 인물로 묘사되었습니다.
길레이가 나폴레옹을 이렇게 그린 데에는 당연히 프랑스 세력 확장에 대한 영국의 공포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프랑스 통치자의 성격과 작은 키를 조롱하는 것은 놀랄 만큼 효과적인 선전 전략임이 입증되었습니다. 곧 다른 만화가들도 이런 방식으로 황제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황후의 소원, 혹은 곤란에 빠진 보니(The Empress's wish or Boney puzzled)"). 보나파르트 본인도 언론에 게재된 모욕적인 그림에 대한 검열을 요구하는 외교 문서를 런던에 보냈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그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말년의 그는 마침내 영국 만화가들의 풍자화가 유럽의 모든 군대보다 자신에게 더 큰 피해를 입혔다고 후회했다고 합니다.
맥락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원인들 외에도 나폴레옹이 유난히 작은 사람으로 여겨진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프랑스 통치자가 자신의 군대와 근위대를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804년 나폴레옹은 근위대(Imperial Guard)를 창설했습니다(1807년에는 유명한 폴란드 제1근위창기병연대가 포함되었습니다). 프랑스군의 이 정예 부대 병사들은 뛰어난 전투 능력 외에도 평균 이상의 신장으로도 돋보였습니다.
남아있는 기록에 따르면 전형적인 프랑스 근위척탄병의 신장은 약 180cm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근위대의 전신인 집정경비대(Consular Guard)의 지휘관은 무려 190cm의 거구인 조아킴 뮈라(Joachim Murat)였습니다. 이런 주변 환경 속에서 나폴레옹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평균 이하의 키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사를 아끼던 보나파르트
그가 병사들 사이에서 얻은 별명 '르 쁘띠 따포랄(le petit caporal, 꼬마 상등병)'은 신체적 외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1796년 로디 전투에서 프랑스군이 아다 강의 다리를 돌격할 때 보나파르트는 엄청난 존경과 인정을 받았습니다. 바로 그때 그는 '꼬마 상등병'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꼬마 상등병'이라는 별명은 나폴레옹이 프랑스 병사들의 처우를 걱정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전쟁사에서 흔히 있던 일처럼, 병사들은 수세기 동안 지휘관들에게 다양한 호칭을 붙여왔습니다. 카이사르는 '대머리 간통자', 웰링턴은 '늙은 코', 로버트 E. 리는 '할머니'라고 불렸습니다. 오늘날 다소 혼란스럽게 들릴 수 있는 '꼬마 상등병'이라는 별명은 경멸적인 표현이 아니었고, 나폴레옹의 작은 키와도 관련이 없었습니다. 그 유래는 바로… 그가 프랑스 병사들의 처우를 개인적으로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군사 열병 중에도 보나파르트는 병사들과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직면한 어려움에 깊은 관심을 보이곤 했습니다. 그들은 무엇을 먹는지, 컨디션은 어떤지, 급여는 제때 받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이는 하급 병사의 처우에 관심 없던 다른 장군들과 그를 크게 구별짓는 점이었고, 군대가 그를 따라 화살이 날리는 전장까지 나아가게 만든 요인이었습니다. 프랑스 통치자가 일반 병사들을 아끼는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은 '르 쁘띠 따포랄'이라는 별명을 무의식적으로 나폴레옹의 작은 키와 연결 지었을 것입니다.
작지만 위대한 남자
나폴레옹의 작은 키에 대한 신화는 반박될 수 있습니다. 이 소문의 역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얼마나 많은 서로 다른 요인이 그 형성에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것입니다. 측정 단위의 혼란부터 불운한 별명, 그리고 정치적 선전까지. 그렇기에 프랑스 황제에 대한 이러한 인식이 널리 퍼진 것은 놀랍지 않습니다. 진실은 보나파르트는 그의 시대 기준으로 평균적인 체구였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크지도, 특별히 작지도 않았습니다. 열등감 콤플렉스를 암시하는 어떠한 말도 허구로 치부해도 좋으며, 그의 성공은 안심하고 군사적 재능, 카리스마, 정치적 수완 덕분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키가 작았다? — 미신이다
참고 문헌
- Roberts, Napoleon - A Life, New York 2014.
- Mcilvenna, Was Napoleon Short? Origins of the Napoleon Complex, History.com (2021/12/28 확인).
- Wilde, Was Napoleon Bonaparte Really Short?, Thought.co (2021/12/28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