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여성 바이킹은 전사였을까? DNA 연구가 밝힌 비르카 무덤의 비밀

스웨덴 비르카(Birka)의 유명한 바이킹 무덤에서 DNA 연구를 통해 한 여성의 유해가 확인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과학자들은 무덤에서 다수의 무기가 출토된 점을 근거로, 이 여성이 단순한 전사를 넘어 지휘관급 인물이었을 가능성까지 제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전장에 있었던 여성들을 간과해 온 것일까요, 아니면 여성 전사의 존재를 너무 간절히 바라는 것일까요?

19세기에 발굴된 미스터리한 무덤

고고학자들은 이미 19세기 말에 옛 바이킹 도시 비르카에서 이 무덤을 발굴했습니다. 오랫동안 학자들은 이곳에 10세기의 남성이 묻혔다고 생각했습니다. 검, 도끼, 창, 방패, 화살촉, 그리고 두 마리의 말 등 무장과 관련된 부장품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웨덴 연구진이 현대 고대 DNA 분석 기술을 적용하면서 이 무덤의 주인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발견은 이 무덤에 대해, 나아가 역사 해석 전반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요?

DNA 연구

이번 연구에서 스톡홀름 대학교와 웁살라 대학교의 과학자들은 유해의 DNA와 형태학적 특징을 함께 조사했습니다. 형태학적 분석이란 골반이나 눈썹궁 같은 뼈의 특정 특징을 통해 성별을 판별하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결과는 여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주제가 논란이 될 수 있기에 더 확실한 확인을 원했습니다. DNA 검사를 위해 치아와 뼈에서 추출한 DNA를 서로 비교했는데, 일치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것의 DNA가 섞인 것입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한 사람의 DNA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진은 발견된 DNA 조각들이 두 성염색체(X와 Y)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확인해 성별을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X 염색체에 속하는 조각은 248,170개, Y 염색체에 속하는 조각은 247개로 나타났습니다. 두 값의 비율은 0.001로, 0.016보다 낮으면 여성으로 판정합니다. 물론 이는 추정치지만, 뼈의 외형적 특징 역시 여성을 가리키고 있어 신뢰할 만한 결과입니다.

부장품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연구자들은 부장품을 과거와 다르게 해석했습니다. 다수의 무기와 보드게임판이 함께 출토된 점을 들어, 묻힌 여성을 단순한 전사가 아니라 지휘관으로까지 보았습니다. 보드게임은 생전에 군사 전술을 활용했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다른 견해도 있습니다. "보드게임의 존재가 반드시 군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네덜란드 국립고대박물관 중세 컬렉션 큐레이터 안네마리케 빌렘센(Annemarieke Willemsen)은 말합니다. 그녀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입니다.

조사된 여성의 뼈에서는 전투를 암시하는 골절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부장품만으로 그녀가 전사였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노팅엄 대학교의 바이킹 연구 교수 주디스 제쉬(Judith Jesch)는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러한 증거만으로 결론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습니다. 사회적으로 여성 바이킹 전사의 존재를 바라기 때문에 연구자들도 이 연구에 지나치게 몰입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제쉬도 여성 전사의 존재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빌렘센도 이에 동의합니다. "잔다르크처럼 여성 전사가 존재했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무덤은 과거의 사진이 아닙니다. 유족이 고인의 모습을 결정한 것이죠. 특정 부장품은, 예컨대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생전에 갖지 못했던 지위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장품과 지위는 모두에게 공개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바이킹 시대의 장례와 화장은 실제로 공동체 전체가 함께하는 공개 의식이었으니까요."

발할라로 가는 여정

여성이 사후 세계로의 여행을 위해 무장을 받았다고 해서, 그녀가 반드시 전사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능성은 있지만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라고 빌렘센은 설명합니다. "우리는 여성용 부장품을 많이 지닌 남성 유해도 발견했습니다. 그렇다고 고인이 여장을 했다는 뜻은 아니죠. 마찬가지로 완전한 갑옷과 함께 묻힌 아이의 무덤이 있다고 해서 그 아이가 전사였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우리는 무장한 사람보다 무덤에 더 많은 무기가 묻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그랬을까요? 유족이 고인을 실제보다 더 용맹한 무인처럼 보이게 하고 싶어 발할라를 속이려 한 걸까요? 사람들이 발할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다고 믿었는지, 왜 부장품과 무기가 필요하다고 여겼는지 우리는 알 길이 없습니다."

흑백논리를 넘어서

빌렘센에 따르면 앞으로 이런 종류의 놀라운 발견이 더 자주 있을 것입니다. "많은 무덤이 이미 20세기 초에 발굴되었고, 우리는 여전히 당시의 해석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해석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흑백논리적입니다. 성별을 판별할 뼈가 남아 있지 않으면, 과학자들은 무기가 있는 무덤은 남성의 것, 장신구가 있는 무덤은 여성의 것으로 쉽게 단정했습니다. 보존 상태가 좋지 않거나 파편화된 유물에서 DNA를 연구하기 시작한 지 이제 약 1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이는 분명 더 많은 새로운 해석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열린 질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멋지지 않나요? 토론이 없다면 과학은 정체되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빌렘센은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