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사람의 근육으로 22층 아파트를 에너지 중립으로? 위트레흐트의 '근육 발전소' 프로젝트

사람이 하루 종일 운동해서 만든 에너지로 22층 아파트 건물을 운영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매일 몇 시간씩 운동해야 하고, 뜨거운 샤워는 자주 할 수 없으며, 땀냄새에도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옥상의 거대한 로고, 빌럼 C. 반 우닉 건물

위트레흐트 우이트호프(Uithof) 지역에서는 높은 층수와 옥상의 거대한 대학 로고 덕분에 빌럼 C. 반 우닉(Willem C. van Unnik) 아파트 건물이 단연코 눈길을 끕니다. 예술가 멜러 스메츠(Melle Smets)와 저테크 매거진(Lowtech Magazine)의 탐사저널리스트 크리스 데 데커(Kris de Decker)는 이 22층 건물이 인간의 근력만으로 완전히 운영될 수 있다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우리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고, 에너지 생산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라고 스메츠는 말합니다. 이들의 연구는 위트레흐트 대학교의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는 더 광범위한 프로그램인 '제로 풋프린트 캠퍼스(Zero Footprint Campus)'의 일환입니다.

중력 배터리

두 사람이 고안한 방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저층에 들어설 '근육 발전소'입니다. 이곳에는 각종 피트니스 기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은 홈트레이너, 크로스트레이너, 러닝머신, 스피닝 바이크 등에서 땀을 흘립니다. "학생들이 건물 전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합니다"라고 데 데커는 설명합니다.

그런데 모든 전력이 즉시 소비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들이 사용량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는 엘리베이터 승강로에 스마트 저장 시스템을 활용합니다"라고 데 데커는 밝힙니다.

두 사람의 계획에서는 엘리베이터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철거됩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면 그만이고, 전기도 추가로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은 승강로 중 하나에는 소위 '중력 배터리(gravity battery)'라고 불리는 독창적인 시스템이 설치됩니다. "승강로는 물과 무거운 추로 채워집니다. 피트니스 기구가 엘리베이터가 오르내리던 통로에 물을 펌핑해 넣습니다"라고 데 데커는 설명합니다. 가압된 물은 저장조 역할을 하는 압력 용기에 모이며, 전기가 필요할 때 이 물로 터빈을 돌리는 방식입니다.

스메츠와 데 데커는 이렇게 물을 일종의 배터리처럼 활용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아이디어는 새롭지 않습니다. 100년 이상 전에 발명되었고, 과거 잉글랜드의 여러 도시에서 사용된 적이 있습니다"라고 데 데커는 덧붙입니다.

차가운 맥주 한 캔의 값

아무리 창의적이고 영리한 저장 시스템이라 해도, 이곳의 삶이 편안한 것은 아닙니다. 이 아파트에 살고 싶다면 열심히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입주민은 충분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오래 운동해야 할까요? "하루 3시간 이상 운동하면 뜨거운 음식을 해 먹고, 차가운 맥주를 마시고, 사흘에 한 번 샤워할 수 있습니다"라고 스메츠는 말합니다.

특히 뜨거운 샤워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사실은 두 사람도 다소 놀랐다고 합니다. "노트북이나 휴대폰 같은 기기를 충전하는 것은 훨씬 적은 에너지가 듭니다"라고 데 데커는 설명합니다. "변기 물 내리기, 차가운 샤워, 냉장고, 휴대폰과 노트북 정도로 만족한다면 하루 1.5시간 운동이면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피트니스 센터를 자유롭게 개방하면 어떨까요? 주변 주민들이 공짜로 운동하면서 동시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죠. "효과가 클 것이고 분명 유혹적이지만, 그렇게 되면 공동체의 연대감은 오히려 약해질 겁니다"라고 스메츠는 말합니다.

폭발 위험

피트니스 참여자들이 생산하는 것은 전기만이 아닙니다. 열도 함께 만들어냅니다. 근육 발전소 안의 온도는 급격히 상승합니다. "따뜻한 공기는 위로 상승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제대로 활용합니다"라고 데 데커는 말합니다. "배관망을 통해 건물 전체에 분배되어 각 가정을 난방합니다." 그런데 그 공기가 깨끗하지 않지 않을까요? "물론 향기롭지는 않겠지만, 에너지를 절약하는 지속가능한 방법입니다."

또한 스메츠와 데 데커는 물 없이 작동하는 진공 변기를 제안합니다. 배설물을 물로 내리는 대신 빨아들이는 방식입니다. "19세기 발명품으로 라이덴과 암스테르담 등 여러 도시에서 적용된 바 있습니다"라고 데 데커는 말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귀중한 미네랄을 그냥 물로 흘려보내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죠. 진공 변기를 바이오가스 시설에 연결하면, 지하 발효조에 저장한 뒤 요리용 가스나 온수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걱정거리도 있습니다. 데 데커에 따르면 폭발 위험이 있고, 냄새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두 사람이 내놓은 아이디어는 모두 흥미로운 응용들입니다. 놀랄 만큼 단순하고 창의적이지만, 정작 실용성은 떨어집니다. 학생들이 정말 모두 그토록 운동을 할까요? 에너지 생산 교대 근무표가 필요할까요? 누군가 오랫동안 뜨거운 샤워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 사람도 이것이 타당한 질문임을 인정합니다. 자신들이 고안한 아파트에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이들은 매일 몇 시간씩 운동했습니다. "직접 몸소 겪어보고 싶었습니다. 정말 힘든 일이더군요"라고 스메츠는 털어놓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계획이 실현되기를 바라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의구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특히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사용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고 싶습니다"라고 스메츠는 말합니다. 위트레흐트 대학은 2030년까지 에너지 중립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매우 추상적입니다. 이제 13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압박이나 구체적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파트 재생 계획을 통해 데 데커와 스메츠는 단 하나의 건물을 에너지 중립으로 만드는 것조차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줍니다. "물론 그것이 바다의 한 방울에 불과하다는 것도 우리는 압니다"라고 스메츠는 말합니다. "하지만 에너지는 저절로 어딘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며,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직접 느껴보길 바랍니다. 우리의 디자인은 그런 인식을 높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