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사랑의 맹세
드디어 그 순간이 찾아왔다! 1610년 어느 화창한 일요일, 바터랜드(Waterland) 지방 노르트홀란세 브룩(Noord-Hollandse Broek) 마을의 젊은 연인 아렌트 시몬스존(Arent Simonszoon)과 브레히얀 얀스다터(Brechje Jansdatter)가 서로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 평범한 농부 부부를 위해 총출동했고, 마을 전체가 신나는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다.
몇 주에 걸친 결혼 준비
결혼식 준비는 몇 주 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법령상으로는 술에 취한 하객들로 인한 소동을 막기 위해 혼례 하객을 40명까지만 초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많은 신랑신부들처럼 이 커플 역시 그런 규정은 별개로 여겼다. 친구와 가족, 지인들은 물론이고 마을 사람 누구나 초대받았다.
두 명의 '플레이보이'와 두 명의 '플레이걸', 즉 진행을 돕는 사회자들이 신혼부부를 도왔다. 농가는 녹색 화환으로 장식되었고, 밖에는 식탁이 차려졌다. 신부 의자 뒤에는 혼인 예복이 걸려 있었으며, 그 위에는 야자수 잎사귀를 엮어 만든 큰 녹색 신부 관(冠)이 장식되어 있었다.
교회에서 거행된 혼례
신랑 아렌트는 농부의 아들답게 짙은 색 정장을 입었다. 농부의 딸 브레히얀은 꼭 끼는 조끼형 상의와 헐렁한 꽃무늬 스커트로 이루어진 어머니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신부가 이미 임신한 사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신랑 입장에서는 불임 여성과 결혼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 셈이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오후가 되자 브레히얀의 가족들은 행렬을 지어 그녀를 마을로 데려갔고, 아렌트는 그곳에서 신부를 기다렸다. 조카 한 명이 길가에 꽃잎을 흩뿌렸다. 행렬은 교회로 들어섰고, 목사가 젊은 부부의 혼인을 집전했다. 아렌트는 브레히얀에게 은반지를 건넸고, 브레히얀은 그 반지를 엄지손가락에 끼웠다. 이제 자신이 아렌트의 사람이 되었음을 상징하는 순간이었다.
선물과 함께 벌어진 축제
축제가 시작되고 브레히얀이 의자에 앉자마자 선물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혼부부는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한 요람과 기저귀 바구니, 접시, 각종 연장, 버터 제조용 통까지 받았다. 한편에서는 백파이프 음악이 울려 퍼졌고, 하객들은 맥주를 마시며 점점 더 신나게 춤을 추었다.
음식도 훌륭했다. 버터, 설탕, 계피를 곁들인 라이스 푸딩, 건포도를 넣어 조린 완두콩 요리, 그리고 팬케이크가 하객들의 입을 즐겁게 해 주었다. 이번 축제 비용은 브레히얀의 부모가 모두 부담했다.
춤추며 잠자리로
축제는 하루 이틀쯤 이어졌다. 그러다 드디어 첫날밤의 시간이 다가왔다. 하객들과 악사들은 잎사귀와 꽃으로 화사하게 장식된 큰 침대까지 신부를 춤추며 배웅해 주었다. 마을은 다시 고요해졌다. 하지만 내일이면, 늘 그렇듯이 또 종일 내내 파티가 이어질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