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역사 수업이 가상현실로 바뀐다: 데이터 속을 걷는 새로운 연구법

먼지가 가득한 그리스 보이오티아의 오래된 마을을 걷고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나귀를 탄 한 남자가 지나가고, 물 항아리를 깨뜨린 소년 옆 우물가에는 파편이 흩어져 있습니다. 시장 상인들은 물건을 팔고 있고, 한 여인은 올리브 씨를 발라내고 있죠. 자동차도 스마트폰도 없는 이곳은 바로 가상현실로 재현된 과거의 세계입니다.

이러한 장면은 머지않아 역사 수업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공감적 데이터 시스템의 집단적 경험(Collective Experience of Empathic Data Systems, CEEDS)'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CEEDS는 복잡한 데이터 집합을 분석하는 도구로 개발된 가상현실 기반 시스템으로, 발굴 조사에서 얻은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으로 생생하게 되살려 내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속에서 연결고리를 찾다

고고학자를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너무나 방대한 데이터입니다. 언뜻 보기에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는 숫자가 뒤섞인 복잡한 덩어리처럼 보이며, 이런 데이터의 혼란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CEEDS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이 제공하는 가능성을 활용하면 방대한 데이터를 시각화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데이터 속을 '걸어 다니면서' 탐색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연구자들은 이렇게 하면 단순한 숫자 나열에서는 놓치기 쉬운 관계와 연결고리를 더 쉽게 발견하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데이터 속을 걷는 연구자에게 각종 센서가 연결되어 무의식에서 나오는 신호까지 기록한다는 사실입니다. 뇌 활동, 심박수, 호흡 등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무의식은 의식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으로 새로운 관계와 연결성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자가 데이터를 탐방하는 동안 센서가 무의식 활동의 증가를 감지하면, 해당 영역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 도시를 되살리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고고학자 중 한 명은 라이덴 대학교의 키아라 피콜리(Chiara Piccoli) 박사입니다. 고대 그리스 도시의 가상 복원을 전문으로 하는 피콜리 박사는 CEEDS가 중요한 학술적·교육적 목적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녀는 "CEEDS가 제공하는 기술 덕분에 우리는 데이터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며, "나아가 일반 대중에게 우리가 발견한 것들을 매우 친근한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녀는 "역사에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은 지역 유산에 대해서도, 고고학자들이 실제로 하는 일에 대해서도 더 큰 인식을 갖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