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젤리 푸딩 위에 세워진 도시, 암스테르담은 왜 가라앉지 않을까?

텐트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으려면 페그가 필요하고, 배가 표류하지 않으려면 닻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집은요? 견고해 보이지만, 좋은 기초 없이는 집도 땅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옛 이탄 습지였던 암스테르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네덜란드 초등학교에서 유행하던 동요가 있습니다.

'암스테르담, 저 큰 도시는 말뚝 위에 지어졌지
그 도시가 넘어진다면 누가 그값을 치를까?'

얼핏 들으면 터무니없는 소리처럼 보입니다. 암스테르담 중심가를 걷는 사람은 우뚝 솟은 고상가옥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운하변의 가옥들, 데 바인코르프 백화점, 댐 광장의 왕궁까지 모두 단단히 땅에 서 있는 듯 보이죠. 하지만 이 노래는 정곡을 찌릅니다. 말뚝이 없었다면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 자체가 존재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다만 말뚝은 지상이 아니라 지하에 있을 뿐입니다. 암스테르담 땅속 20미터 안쪽에는 나무와 콘크리트 말뚝의 정글이 펼쳐져 있습니다.

젤리 푸딩 같은 대지

넘어질 일은 당장 없지만, 가라앉는 일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지반은 놀랄 만큼 물러 있습니다. 수도가 들어선 자리는 원래 이탄(피트) 습지였고, 그 결과 현재 토양 대부분은 식물 뿌리가 섞인 유기질 진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탄층에서 물이 빠져나가면 지반이 가라앉고, 그 위의 건물들도 함께 내려앉습니다. 지질학자들은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젤리 푸딩' 위에 도시 전체를 짓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도시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이탄층 아래에 깔린 두 개의 모래층 덕분입니다.

가장 깊은 모래층은 현재 지표에서 약 20미터 아래에 있으며, 마지막 빙하기인 베이흐셀 빙기(약 11만~1만 년 전)에 퇴적된 것입니다. 그 위로 점토층, 또 하나의 베이흐셀 모래층이 놓이고, 그 위에 두꺼운 이탄층이 덮여 있으며, 다시 점토층이 퇴적되어 있습니다.

20미터 말뚝 박기

시공업자들은 바로 이 모래층에 말뚝을 고정합니다. 가장 깊은 모래층이 가장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길이 20미터 정도의 말뚝이 곧바로 암스테르담 땅속으로 박힙니다. 이 작업은 전통적인 타입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무게 약 1,500킬로그램의 강철 해머가 윈치에 의해 강관 내부에서 순식간에 오르내리며, 한 번 부딪칠 때마다 그 아래의 말뚝을 조금씩 더 깊이 밀어 넣습니다. 타입 해머는 사실상 자동으로 작동하는 거대한 망치와 같습니다.

모든 기초 공사에 말뚝 박기가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지반이 이미 단단한 곳, 예컨대 지표면에 지지력 있는 모래층이 있는 경우에는 '직접 기초(fundering op staal)' 방식만으로 충분합니다. 여기서 '스탈(staal)'은 강철과 무관한 단어로, 고대 게르만어 '스탈(stal)', 즉 '영구적인 자리'에서 유래했습니다. 퓌그로 엔지니어링의 수석 지반 기술 고문 헤르만 카이예르는 "과거 건물 아래에 소가죽을 깔았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것은 인디언 설화에 불과하다. 가죽은 그런 용도로 쓰기에는 너무 비쌌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직접 기초는 벽체가 지반에 직접, 또는 몇 개의 보를 사이에 두고 얹히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벽 하부를 약간 넓게 만들어 건물이 더 안정적으로 서도록 합니다. 모래 지반인 위트레흐트주에서는 부분적으로 직접 기초를 사용하고, 점토 지반인 흐로닝언과 이탄 지반인 헤이그에서는 말뚝을 사용합니다.

지반 조건 외에도 말뚝 시공 정책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고층 아파트 같은 높은 건물은 대개 말뚝 위에 세웁니다. 또한 지진 위험 지역인 로르몬트 등에서는 예방 차원에서 말뚝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말뚝 하나가 버티는 무게

타입 작업에 앞서 반드시 '사운딩(지반 조사)'이 이루어집니다. 가느다란 강철봉을 땅속으로 밀어 넣어 지반이 어느 정도의 저항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것이죠. 저항이 큰 지층은 지지력이 크다는 뜻이며, 따라서 좋은 기초층이 됩니다. 말뚝 하나는 수천 킬로그램을 견뎌야 합니다. 요즘 시공업자들은 특수 장치로 말뚝에 1,600톤, 승용차 약 1,600대에 해당하는 하중을 가해 시험하기도 합니다.

나무 말뚝의 숙명

과거에는 모든 말뚝이 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문제는 나무 말뚝이 산소와 접촉하면 세균, 이른바 '말뚝 병(paalpest)'의 먹이가 되어 썩는다는 점입니다. 지하수위가 가뭄 등으로 낮아지면 말뚝이 건조되면서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요즘도 나무 말뚝을 사용한다면 주로 튼튼한 가문비나무를 씁니다. 헤르만 카이예르는 "안타깝게도 가문비나무 말뚝도 세균의 피해를 입는다. 소나무 말뚝보다는 부식이 느리지만, 암스테르담 중심가의 여러 가문비나무 기초에서 심각한 손상을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나무가 콘크리트보다 나은 점이 있습니다. 지하수면 아래에서는 썩지 않으면서 천연 CO₂ 저장고 역할을 하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초 기술의 '보톡스'

오늘날 말뚝은 주로 강관에 철근과 콘크리트를 미리 또는 현장에서 채워 넣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말뚝을 땅에 더 쉽게 박기 위해 윤활제로 그라우트, 즉 물성 시멘트를 사용합니다. 경우에 따라 땅속에 가는 수평 관을 매설해 두었다가, 지반이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면 추가 그라우트를 주입하기도 합니다. 아드 티싱크는 저서 『도시의 기초』에서 이를 "일종의 미세 수술"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지반에 생길 위기의 주름은 즉시 기초 기술의 보톡스로 메워진다." 이 리프팅 시술이 암스테르담이 오랫동안 제자리에 머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 암스테르담의 위험한 지반 (Our Amsterdam)
  • 녹아내리는 영구동토의 위험 (Kennislink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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