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도 약초 요법을 사용했을까?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와 영국 요크 대학교 연구진이 네안데르탈인이 약용 식물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번 주 학술지 나투어비스센샤텐(Naturwissenschaften – The Science of Nature)에 게재되었다.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의 광범위한 지역에 서식했던 선사시대 인류이다. 약 3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현생 인류)가 중동에서 유럽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네안데르탈인은 비교적 급격히 자취를 감췄다. 학계에서는 이들이 당시 더 발전된 도구와 문화를 지닌 새로운 인류와의 생존 경쟁에서 밀려 사라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네안데르탈인의 식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먼 조상이 주로 고기를 먹으며 살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네안데르탈인도 식물성 음식을 섭취했다는 증거가 속속 발견되고 있으며, 이번 연구는 그들이 식물 선택에 있어 상당히 까다로운 입맛을 지녔음까지 시사한다.
연구진은 화석화된 이빨에 남아 있는 치석(플라크) 잔여물을 분석한 결과, 적어도 일부 네안데르탈인이 다양한 채소와 허브를 골고루 섭취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표본은 스페인 북부 엘 시드론(El Sidrón) 동굴에서 발굴된 네안데르탈인 유골에서 채취한 것이다.
쓴맛 나는 꽃
약 5만 년 전 이 동굴에서 생을 마감한 네안데르탈인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카모마일과 톱풀(yarrow) 등 쓴맛이 강한 여러 꽃과 허브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놀라운 발견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은 쓴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쓴맛은 흔히 독성 물질의 경고 신호 역할을 한다. 영양가도 거의 없는 이런 허브를 굳이 먹었다는 사실은 자연스럽게 의문을 불러일 수밖에 없다.
가능한 설명 중 하나는 이들이 해당 허브를 약으로 복용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카모마일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참고로 이 같은 행동은 전혀 무리수가 아니다. 고대 인류를 포함한 대부분의 유인원은 몸의 이상을 다스리기 위해 특정 허브나 식물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이 실제로 약용 식물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원시적이지 않았다는 또 하나의 증거가 되는 셈이다. 엘 시드론 동굴은 네안데르탈인 유골이 풍부하게 출토된 유적으로, 이곳에서의 이전 발견들을 통해 동굴 거주자들이 아픈 이웃을 돌보고, 죽은 이를 매장하며, 체색과 소박한 장신구로 몸을 꾸몄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사실 이제는 이들을 '원시적인 인류'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지도 모른다.
- 림부르흐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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