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29일, 그리스 현대 문학사에 굳건한 이름을 남긴 위대한 시인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간조차 시인을 침범할 수 없다
샤크투리스는 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것도 시인을 침범할 수 없다. 시간조차 그렇다. 그의 안에는 동심과 늙음과 악마적인 것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2004년 11월 1일 리조스파스티스(Rizospastis)에 기고한 요르고스 카쿨리디스는 "밀토스 샤크투리스는 이 세상의 사람도 저 세상의 사람도 아니다. 그는 방문객이다. 그의 탄생은 출생이 아니라 방문이었다는 사실을 오직 그의 어머니만 알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시인은 1919년 아테네에서 태어났으며, 조상은 히드라 섬 출신으로 1821년 그리스 독립전쟁 당시 제독이었던 요르고스 샤크투리스의 증손자였습니다.
법학을 버리고 문학을 선택하다
1937년 아테네 법학교에 진학했지만, 1940년 문학에 전념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했습니다. EAM과 함께 국민저항운동에 참여하는 등 격동의 시대를 몸소 겪었습니다.
문단 데뷔는 1944년, 잡지 '엘레프테라 그라마타'에 시를 발표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그의 창작 방향을 결정짓은 계기는 니코스 엥고놀로풀로스와의 만남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는 독보적으로 개인적인 목소리를 발전시켰고, 엥고놀로풀로스뿐 아니라 엘리티스와도 깊은 우정을 나눴습니다. 엘리티스의 권유로 1944년에는 잡지 '타 네아 그라마타'에도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시인의 발자취
1945년 첫 시집 『잊혀진 것들』을 출간한 그는 1948년 두 번째 시집 『파랄로게스』를 선보였습니다. 이후 『내 얼굴이 벽에 닿아 있을 때』(1952), 『당신과 이야기할 때』(1956), 『환영 또는 반대편 길 위의 기쁨』(1958), 『산책』(1960), 『낙인들』(1962), 『물개 또는 여덟 번째 달』(1964), 『배』(1971), 통합판 『시집 1945–1971』(1977), 『색의 트라우마』(1980), 『외플라즘』(1986), 『그 후로』(1996), 『저 편 안방에서 온 목소리』(1997),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들』(1998)까지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1956년 이탈리아 방송(RAI)이 주최한 국제 청년 시인 경연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1962년 그리스 국가시인상 2위, 1987년 『외플라즘』으로 국가시인상 1위를 수상했습니다. 2003년에는 평생의 업적을 인정받아 대문학상을 받았으며, 브레히트와 카프카 등을 그리스어로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한 시대의 불안을 담은 시
평론가 엘피도포로스 인제벨리스는 샤크투리스의 시에서 알레고리, 신화, 수수께끼 같은 상징이 지배적이며, 비관주의, 역사적 패배감, 점령기와 내전의 가혹한 체험이 시인의 세계를 이룬다고 기록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스스로를 재정의하고 악몽을 몰아내려 애쓰던 한 나라, 한 시대 전체의 불안의 메아리를 담아냈습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어, 영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폴란드어, 불가리아어로 번역되었으며, 마노스 하지다키스, 아르기리스 쿠나디스, 얀니스 스파노스, 키리아코스 스페차스, 니코스 크시다키스 등의 음악가들이 그의 시에 곡을 붙였습니다.
그는 2005년, 수십 년간 14㎡ 남짓의 작은 두 칸짜리 아파트에서 살아온 아테네 킵셀리 지구 아메리카 광장 인근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래는 밀토스 샤크투리스의 시대를 초월한 언어적 위대함을 엿볼 수 있는 다섯 편의 시입니다.
카네이션
이 피 묻은 카네이션들이
내 서재를 꾸미고 있어
청춘 시절에 내가 흘렸던 피를
떠올리게 해
저주받은 나라에서
어떤 이들은 싸우고
어떤 이들은 흥청거리던
그때를
나는 가까이 살았다
(요르고스 마크리스 추모)
나는 산 사람들 곁에서 살았고
산 사람들을 사랑했지만
내 마음은 더 가까웠지
날개 달린 야생의 병자에게
무한히 위대한 광인들에게
그리고 놀랍도록 아름다운 죽은 자들에게도
내 형제들
이 세상 아래에서 잃어버린 내 형제들은
지금 하늘에서 하나둘 빛나는 별들이다
맏형은 봄의 검은 넥타이를 매고
끔찍한 동굴 속에서 길을 잃었네
붉은 바람 위를 굴러가며 놀다가
미끄러져
야수의 피 묻은 입속으로
그리고 불에 탄 내 다른 형제는
노란 불꽃을 팔았네
노란 불꽃을 팔며 켰지
- 불을 붙이면 - 그가 말했다 -
유령들이 정원에서 쫓겨날 거야
유령들이 정원을 더럽히지 못하게 될 거야
- 노란 불꽃을 켜면 - 그가 말했다 -
언젠가 하늘이 파랗게 빛날 거야
그리고 셋째, 막내는
자신이 박쥐라고 말하곤 했지
그래서 달들을 사랑했고
어느 날 밤 달들이 그를 구했네
달들이 그 주위에 들러붙어 그를 감쌌지
달들이 그 주위에 들러붙어 숨을 멎게 했지
달들이 그를 에워싸며 녹아내렸네
이 세상 아래에서 잃어버린 내 형제들은
지금 하늘에서 하나둘 빛나는 별들이다
역사
녹슨 문이 커튼처럼 열리자
달려갔지
나쁜 항구의 썩은 배처럼
소녀의 웃는 얼굴이 드러났네
불과 연기의 향기 속에
그녀의 목소리는
어두운 영화관처럼
웃으며 보여줬지
소란 속 허공에 걸린 셔츠 하나
날 준비를 하고 있었네
소녀는 살아있는 꽃
하나 피어난 꽃
아름다운 괴물
거꾸로 된 입
눈
눈썹
마법의 시계처럼 울리며
이 마법 같은 저녁
마침내 흘러가네
밤
소녀는 거울 속으로 부서져 들어갔고
나중에
다시 나타났지
거대하게
내 얼굴
그녀의 얼굴
일그러진
야성의 피를 머금은 채
영화관처럼
선물들
오늘 나는 뜨겁고 붉은 피를 하나 입었네
오늘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한 여인이 나에게 미소 지었고
한 소녀는 조개껍질을 주었고
한 아이는 망치를 주었네
오늘 나는 보도블록 위에 무릎을 꿇고
판자 위에 못질하지
지나가는 행인들의 맨발을
모두 눈물에 젖어 있지만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네
모두 제자리에 머물러 있네
모두 눈물에 젖어 있지만
하늘의 광고판을 올려다보네
그리고 빵을 파는 거지 하나가
하늘에 서 있네
두 사람이 속삭이네
우리 심장을 벌떡 뛰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래 우리 심장을 꿰뚫으니
그래서 그는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