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이브가 먹은 금단의 열매는 사과가 아니었다? 성서 연구가 밝힌 진실

구약성서의 첫 번째 책인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으며, 첫 인간 부부가 금단의 열매를 먹고 낙원에서 추락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수 세기에 걸친 종교 문헌의 발전 과정에서 이 열매는 자연스럽게 '사과'로 동일시되어 왔지만, 실제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신경과학 교수이자 랍비인 아리 지보톱스키(Ari Zivotovsky)가 Live Science에 밝힌 바에 따르면, 히브리어 성서 어디에도 아담과 이브가 먹은 열매의 정체는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첫 인간 부부에게 경고하신 '지식의 나무'의 열매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뱀의 유혹에 넘어가 첫 입을 맛보기로 선택한 그 매혹적인 열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이 나무에서 열린 어떤 열매라는 사실만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나무였고 어떤 열매였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습니다"라고 지보톱스키는 설명합니다. 그의 주장은 성경 본문을 통해서도 뒷받침됩니다. 성경에는 단순히 '열매'를 뜻하는 '페리(peri)'라는 단어만 등장할 뿐, '사과'를 의미하는 '타푸아흐(tapuach)'라는 단어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능성 있는 후보들

랍비 문헌의 학자들이 남긴 기록에는 이 열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합니다. 성서 후반부 서사에서 아담과 이브가 무화과나무 잎으로 몸을 가렸다는 대목에서 착안해 '무화과'라는 설이 있으며, '포도'나 '시트론(에트로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심지어 히브리어 단어들 간의 어원적 유사성을 근거로, 지식의 나무의 열매를 '밀 알갱이'로 해석한 경우도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는 없습니다.

'사과'는 어떻게 탄생했나

'이브의 사과'가 탄생한 가장 유력한 배경은 4세기에 로마 교황의 의뢰로 에우세비우스 히에로니무스(성 제롬)가 진행한 성서의 라틴어 번역 작업입니다. 그는 히브리어 '페리'를 라틴어 '말룸(malum)'으로 번역했는데, 이 단어는 '사과'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과육과 껍질, 중앙의 씨앗을 갖춘 모든 과일을 포괄하는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말룸'이 '악(evil)'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는 단어이기도 하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이브의 사과'는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언어 유희, 어쩌면 종교 문헌 사상 최초의 말장난에 불과했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