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오늘은 진짜 '존 스노우'가 태어난 날: 그가 콜레라를 물리친 방법

조지 R.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시리즈 『얼음과 불의 노래』, 그리고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존 스노우'라고 하면 대부분 키트 해링턴이 연기한 그 캐릭터를 떠올립니다.

드라마 속 존 스노우가 자신만의 가상 세계를 구하기 위해 나섰듯, 오늘인 1813년 3월 15일에 태어난 실존 인물 존 스노우 역시 세계를 파멸로 몰아넣을 '거대한 적'과 맞서 싸웠습니다.

현대 역학의 아버지

영국 출신의 스노우는 의사이자 마취술의 개척자였습니다. 그는 현대 역학(epidemiology)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꼽히는데, 그 이유는 1854년 런던 소호 지역에서 발생한 제3차 콜레라 유행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단 사흘 만에 최소 400건의 환자가 보고되고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의 대응 과정은 초기 환자를 신속히 파악하고 격리하는 일, 그리고 상세한 기록과 데이터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스노우는 14세부터 외과 교수 윌리엄 하드캐슬 밑에서 공부를 시작했으며, 함께한 동료로는 토머스 마이클 그린하우가 있었습니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의학회 회원이었고, 생전에 강의를 통해 널리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의 연구 성과는 런던의 상하수도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다른 도시들로 확산되며 전 세계 공중보건의 큰 발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안개설'에 맞선 과학적 증거

스노우가 활동하기 전까지 과학자들은 콜레라가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고 믿었습니다. 이른바 '미아즈마 이론', 즉 안개설이 당시의 지배적인 학설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런던에서는 관리되지 않는 배수 시스템과 부족한 상수도 공급으로 인해 도시의 오수가 식용수와 뒤섞이고 있었습니다. 콜레라는 복통, 구토, 설사를 유발해 환자를 탈수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병이었습니다.

스노우는 환자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고, 콜레라가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공간적 차이는 그로 하여금 피해가 심한 지역일수록 오염된 수원에서 물을 공급받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했습니다. 특히 그가 작성한 지도에서는 거리 한쪽의 집들에서만 환자가 발생하고 맞은편 가족들은 '깨끗'한 양상이 뚜렷했습니다. 핵심 단서는 브로드 스트리트(오늘날의 브로드윅)에 있는 공공 손펌프에 대한 그의 조사였습니다. 그는 이 펌프에서 가까운 곳에서만 61명이 사망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유명한 '콜레라 지도'

오늘은 진짜  존 스노우 가 태어난 날: 그가 콜레라를 물리친 방법

이렇게 그는 오염원이 공기가 아니라 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그의 연구를 바탕으로 위험한 공공 펌프들이 격리되었고, 환자 수는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모든 것은 브로드 스트리트 펌프의 '검역'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조사 끝에 당국은 해당 펌프가 낡은 하수관에서 불과 2미터 떨어진 지점에 설치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후 존 스노우는 민간 수도회사 '사우스워크 앤 복스홀 워터웍스 컴퍼니'가 템스강의 오염 구역에서 끌어온 물을 런던에 공급하면서 콜레라가 도시 전체로 번졌음을 입증했습니다. 참고로 당시 런던 시민들은 생활 폐기물을 템스강에 버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 의사는 자신의 저서 「콜레라의 전파 방식」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 지 9년 후, 45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지리적 시각화 자료는 당대는 물론 의학 전반에 걸쳐 선구적인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1855년 출간된 연구 2판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늦게나마 찾아온 과학계의 인정

존 스노우의 새로운 이론은 당시 과학계의 즉각적인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콜레라의 '지도화' 작업은 스노우 이후 여러 해가 지난 1883년에야 로베르트 코흐에 의해 이루어졌고, 코흐는 이 질병이 사람 간 접촉으로 옮는 것이 아니라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필리포 파치니가 1854년에 발견한 미생물 '비브리오 콜레라균(Vibrio cholerae)'이 콜레라의 원인균으로 밝혀졌으며, 1892년에는 발데마르 하프킨이 이 질병에 대한 최초의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여왕에게 마취를 시행한 의사

스노우의 혁신은 외과 수술에서의 마취제 투여 발견으로도 이어집니다. 그의 마취법은 처음에는 에테르를, 이후 버전에서는 클로로포름을 공급하는 흡입기를 기반으로 했습니다. 그는 1853년 4월 7일 빅토리아 여왕이 막내 두 아이인 리오폴드와 비아트리스를 출산할 때 클로로포름을 투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때까지 클로로포름의 사용은 교회로부터 '비윤리적' 행위로 간주받았습니다.

참고로 드라마 속 존 스노우와 실존 인물 존 스노우를 흥미롭게 비교한 글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