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음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가 세상에 나온 지 두 달 뒤인 1967년 8월, 세계 음악사에 자신만의 족적을 남기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수많은 세대의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준 밴드가 등장했다. 시드 배럿이 밴드의 '수장'으로 있던 시절 탄생한 핑크 플로이드의 첫 번째 '아이',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은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비틀스와 '나란히' 녹음된 앨범이다.
배럿의 개성은 당시 사이키델리아 씬 전체에, 특히 다른 밴드 멤버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가 밴드를 떠난 뒤에도 멤버들은 끊임없이 그를 회상했다. 이후 강력한 워터스-길모어 듀오는 각자의 방식으로 서정성과 음악적 정점을 개척해 나갔다. 「Dark Side of the Moon」이 밴드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면, 「The Wall」은 그들이 이룩한 가장 웅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1979년 11월 30일 발매된 핑크 플로이드의 록 오페라는 롤링 스톤 선정 '역대 최고의 앨범 500' 중 43위에 오르며 그 위상을 인정받았고, 워터스 본인에게는 체험의 기록과도 같은 작품이다. 베를린 장벽 붕괴의 배경 음악이 되었고,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수많은 '장벽'의 붕괴를 상징하게 된 이 음반에 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다섯 가지 사실을 되짚어본다.
Empty Spaces에 숨겨진 메시지
곡 중간 부분 배경에서 낮게 깔린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구간을 역재생하면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나타난다: “안녕, 루카… 축하해. 방금 비밀 메시지를 찾아냈군. 답변은 Chalfont의 Funny Farm, 올드 핑크(Old Pink)에게 보내줘 – 로저! 캐롤라인이 전화 왔어! – 알았어.” 이는 밴드의 초창기 리더였던 시드 배럿, 이른바 '올드 핑크'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메시지다.
핑크 플로이드와 프린스의 만남
2016년 4월 24일, 데이비드 길모어는 무대 위에서 「Comfortably Numb」와 음악사에 한 획을 남긴 「Purple Rain」을 하나로 엮어 프린스를 추모했다. 이 공연은 자선 단체 티니지 캔서 트러스트(Teenage Cancer Trust)를 위해 열린 것이었다.
참고로 「The Wall」의 대부분 곡은 로저 워터스가 썼지만, 「Comfortably Numb」의 음악적 골격은 데이비드 길모어가 완성했다. 워터스는 가사와 일부 추가 코드를 썼으며, 곡의 임시 제목은 「The Doctor」였다가 훗날 「Comfortably Numb」로 변경됐다. 가사는 의사와 이야기의 주인공 핑크 사이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데, 워터스는 이 가사에 자신의 실제 경험이 담겼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는 어린 시절 앓았던 병에서 비롯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In The Flesh 투어 중 필라델피아 스펙트럼에서 열린 라이브와 연결된다. 위경련을 겪으면서도 무대에 서야 했던 워터스는 백스테이지 의사에게 진정제를 받았고, 덕분에 라이브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훗날 인터뷰에서 그는 관객 중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으며, 스스로는 '환희롭게 마취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밥 에즈린, 데이비드 길모어, 제임스 거스리, 로저 워터스가 프로듀싱을 맡은 「Comfortably Numb」의 녹음은 1979년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졌다. 싱글의 B면에는 「Hey You」가 실렸다. 이 곡은 오스카 수상작 영화 『디파티드』(2006) 사운드트랙에 로저 워터스, 밴 모리슨과 더 밴드가 연주한 버전으로 수록됐으며, 같은 버전은 2007년 드라마 『소프라노스』의 한 에피소드에서도 들려주었다.
워터스의 '장벽'
앨범 제목의 영감은 캐나다 몬트리올 공연 중 떠올랐다. 「Pigs on the Wing」의 어쿠스틱 버전을 연주하던 중 플레어를 켠 관객에게 짜증이 난 워터스는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고, 그 순간부터 자신과, 무대 앞에서 밴드에 관심조차 없는 관객들 사이에 장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사건은 1977년 7월 6일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졌으며, 워터스는 하워드 스턴과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이 앨범 제목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밝혔다.
당시 관객들은 폭죽과 불꽃을 마구 터뜨리며 소란을 피웠고, 분노한 워터스는 “제발 폭죽 터뜨리고 고함 지르는 짓 좀 그만해. 내가 노래하고 있는 중이거든!”이라고 외쳤다고 전해진다.
재회
「The Wall」은 밴드의 정점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예전부터 녹음 방식을 놓고 갈등해 온 길모어와 워터스가 결국 결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핑크 플로이드는 워터스 없이 활동을 이어갔고, 워터스는 1990년 7월 베를린 장벽 앞에서 「The Wall」을 홀로 선보였다.
워터스는 당시 다른 멤버들에게 함께 무대에 서자고 초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말한 바 있다. 15년 후인 2005년 여름, 그들은 런던 하이드 파크에 마련된 Live 8 무대에서 다시 한자리에 모여 단 23분 만에 화려한 커리어의 가장 상징적인 순간들을 되살려냈다. 공연의 피날레는 「Comfortably Numb」였다.
영화와 스카프와의 인연
영화 『The Wall』은 1982년 개봉했다. 앨런 파커가 감독을 맡았고, 붐타운 랫츠의 싱어 밥 겔돌프가 컨셉 앨범의 주인공 핑크 역을 연기했다. 각본은 워터스가 직접 집필했다. 영화는 대사를 최소화하고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과 제럴드 스카프의 시대를 초월한 애니메이션 효과—행진하는 망치 군단 같은—를 극대화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도 있다. 스카프의 대표작 그림은 2017년 185만 달러에 판매되며 (악기를 제외한) 록 역사상 가장 비싼 아이템이 되었다. 이후 스카프는 「The Wall」과 관련된 자신의 아카이브 전체, 즉 스케치, 그림, 스토리보드, 기념품 등 3,000점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그와 핑크 플로이드의 인연은 1974년 BBC가 그의 카툰 「A Long Drawn Out Trip」을 방영한 뒤 밴드가 먼저 다가오면서 시작됐다.
두 사람의 협업 성과에는 1977년 In The Flesh 투어용으로 제작된 「Welcome to the Machine」 비디오도 있다. 스카프는 「The Wall」의 비주얼에 대해 “이것이 로저의 비전인가, 당신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답은 내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내 머리에서 나왔으니까. 로저의 생각에 대한 나의 해석이다. 물론 이야기가 로저의 것이므로 그가 아이디어의 창조자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비주얼은 내 머리와 내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트랙리스트
In The Flesh?
The Thin Ice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1)
The Happiest Days Of Our Lives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
Mother
Goodbye Blue Sky
Empty Spaces
Young Lust
One Of My Turns
Don't Leave Me Now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3
Goodbye Cruel World
Hey You
Is There Anybody Out There?
Nobody Home
Vera
Bring The Boys Back Home
Comfortably Numb
The Show Must Go On
In The Flesh
Run Like Hell
Waiting For The Worms
Stop
The Trial
Outside The W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