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레니슨(Nick Rennison)의 저서 『1922 – 세상을 바꾼 해(The Year That Changed the World)』는 그 해가 지닌 특별한 의미에 초점을 맞춰 20세기의 기념비적인 한 해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6세기 역사를 지탱해온 오스만 제국이 붕괴했다. 대영제국은 균열되기 시작했다. 소련이 건국되는 가운데 무솔리니의 이탈리아는 최초의 파시스트 국가로 변모해갔다. 그리스는 소아시아 참사로 깊은 비탄에 잠겼다. 투탕카멘의 무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인슐린의 사용은 의학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약 320페이지 분량의 이 책에서 독자는 당대를 장식한 가장 중요한 사건들을 월별로 따라가며, 그 이후 수십 년간 세계의 흐름을 결정지은 전개 과정까지 함께 조망할 수 있다.
NEWS 24/7은 디옵트라(Dioptra)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의 발췌문을 매월 소개하고 있는데, 이번 발췌문은 간디의 재판과 인도에서 영국이 수행한 역할에 관한 것이다.

3월
영국은 이집트에서는 통제를 다소 완화할 의향이 있었을지 모른다(2월호 참조). 그러나 3월에 벌어진 체포와 재판은 인도 독립 요구에 맞서겠다는 영국의 결의가 조금도 늦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1920년대 초 영국이 직면한 가장 성가신 문제는 다름 아닌 마하트마 간디였다.
구자라트 출신인 간디는 런던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이후 남아프리카에서 여러 해를 보내며 인종 차별에 시달리던 동포 인도인들의 시민권을 위한 운동을 벌였다. 1915년, 45세의 나이로 인도로 돌아온 그는 인도 국민회의당에 합류하고 영국 지배에 대한 평화적 저항을 주장하며 독립 투쟁에 몸을 던졌다.
1920년, 간디는 점점 억압적으로 굳어져가는 입법과 전 해에 일어난 악명 높은 암리차르 학살에 대한 응답으로 비협조 운동(Non-Cooperation Movement)을 개시했다. 이 학살에서 레지널드 다이어(Reginald Dyer) 준장의 지휘 아래 있던 영국령 인도군 부대는 인도 북서부 도시 암리차르에서 비무장 군중에게 발포해 350명 이상을 살해했다. 간디가 보여준 시민 불복종의 형식인 사티야그라하(satyagraha)의 원칙을 적용한 이 운동은 인도 전역에서 꾸준히 세력을 넓혀갔고, 영국 당국은 점차 간디를 자신들의 권력 안정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게 되었다.
"이곳은 법정이 아니라 가족 모임 같군요"
1922년 3월 10일, 간디는 선동죄로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의 죄명은 자신의 잡지 『영 인디아(Young India)』에 실은 세 편의 글이었으며, 혐의는 "영국령 인도에 법률로 수립된 폐하 정부에 대한 불만을 선동하려 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허리에만 천을 두른 로인클로스 차림으로 법정에 나섰는데, 이 옷차림은 이미 그의 일상복이 되어 있었고 지금도 사람들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의 이미지와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그날 법정에 함께 있었던 시인이자 정치 운동가, 여성 권리의 수호자였던 사로지니 나이두(Sarojini Naidu)는 간디가 법정에 들어서자 현장의 모든 이가 "저절로 드러난 경의의 표현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고 기록했다. 나이두에 따르면 간디는 법정을 둘러본 뒤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곳은 법정이라기보다 가족 모임 같군요."
간디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현 정부 체제에 대한 저의 불만을 표명하는 것이 거의 열정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저는 이 법정에서 숨길 생각이 조금도 없습니다."라고 그는 밝혔다. 그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감정이 담긴 진술을 통해 자신의 행동과 집필의 이유를 설명했다.
"저는 어떤 개별 통치자에게도 개인적인 악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국왕 그분 자체에 대한 원한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아 이전의 어떤 체제보다도 인도에 더 큰 해를 끼친 정부에 분노하는 것은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로버트 스톤하우스 브룸필드(Robert Stonehouse Broomfield) 판사는 간디가 "내가 지금까지 재판한 그 어떤 인물과도 다른 부류에 속한다"고 답하며, 곧 형을 선고할 바로 그 남자를 치찬했다. "수백만 명의 동포들의 눈에 당신은 위대한 애국자이자 위대한 지도자라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신과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조차 당신을 숭고한 이상을 지니고, 고결하기는커녕 성스럽기까지한 삶을 사는 인물로 여깁니다."라고 그는 선언했다.
브룸필드는 간디에 대한 존경에도 불구하고 6년형을 선고했지만, 상급 기관이 훗날 형량을 줄이기로 결정한다면 "나보다 더 기뻐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입이 허용된 소수의 친구들과 지지자들이 그를 에워쌌고, 어떤 이는 그의 손을 잡았으며 어떤 이는 발 앞에 엎드렸지만, 간디는 미소를 지으며 법정을 나와 아메다바드의 사바르마티 감옥에서 형기를 시작하기 위해 연행되었다. 그 달 늦게 그는 서인도 푸네에 있는 예르와다 중앙감옥으로 이감되었으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형기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1924년 2월 석방되었다.
책 소개
1922년은 대격동의 해였다.
그해 벌어진 사건들은 20세기의 나머지 시간을 규정했고, 많은 경우 딱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세기 역사를 지탱해온 오스만 제국이 붕괴했다. 대영제국은 아일랜드부터 인도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국가와 새로운 정치 질서가 탄생했다. 소련이 건국되는 가운데, 무솔리니의 이탈리아는 최초의 파시스트 국가가 되었다.
그리고 그리스는 소아시아 참사로 깊은 슬픔에 잠겼다...
투탕카멘의 무덤이 빛을 보았고, 인슐린의 사용은 의학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뮌헨에서는 아돌프 히틀러라는 이름의 젊은 선동가가 잠시 수감되기도 했다...
닉 레니슨의 책은 세상을 바꾼 이 기념비적인 해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이 책은 당시 사람들의 삶이 어땠는지—그들이 무엇을 노래하고, 어떤 스타를 숭배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꿈꾸었는지—엿볼 수 있게 해준다. 동시에 그들의 일상을 뒤흔들고, 격동의 20세기에 펼쳐질 새로운 세계 질서의 토대를 놓은 사건들을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1922년은 색이 바랜 옛 사진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삶이다—우리의 것이 되기 직전의.
영국 작가 L. P. 하틀리(Leslie Poles Hartley)의 유명한 문구처럼, "과거은 하나의 외국이다. 그곳에서는 사람들이 다르게 살아간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1922년의 사건들은 여전히 다양하고 폭넓은 파장을 남기고 있다.
닉 레니슨은 오늘날과 놀랄 만큼 많은 유사성을 지닌 과거의 스냅샷들을, 계몽적이면서도 즐겁게 읽히는 방식으로 펼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