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장미(벨 로즈)는 고대 로마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향수 '로디눔 이탈리쿰(Rhodinum Italicum)'의 핵심 원료였습니다.
로디눔 이탈리쿰은 마치 오늘날 우리에게 샤넬 5번(Chanel No.5)과 같은 존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천 년 전의 명품 향수
로디눔 이탈리쿰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던 위상 높은 향수였습니다. 다만 유행한 시기가 수백 년, 아니 수천 년 전이었고 제조 방식도 지금보다는 소박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는 당대의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그리 정확한 평가가 아닙니다. 로마인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향료 조합의 달인이었으며, 향유를 가공하는 방식 역시 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앞선 것이었습니다.
향수의 중심지, 캄파니아
고대 로마 시대 향수 생산으로 가장 유명한 지역 중 하나는 캄파니아(Campania)였습니다.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에서 발견된 여러 상점 유적은 당시 사람들의 향수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컸는지, 그리고 향수 산업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대플리니우스가 기록한 장미 향수
로디눔 이탈리쿰에 대해서는 대플리니우스(Pliny the Elder)가 저서 『박물지(Naturalis Historia)』에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장미는 기름에 담가 숙성시키는데, 호메로스가 증언하듯 이는 이미 트로이 전쟁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장미는 향수의 원료로도 사용되며, 그중에서도 프레네스티나(prenestina)와 벨(bell) 종이 가장 큰 명성을 얻었다."
정교했던 제조법
로디눔 이탈리쿰은 이름 그대로 종장미를 기본 원료로 만든 향수였습니다.
제조법은 꽤나 정교했는데, 여러 문헌에서 확인되는 자연 재료들을 복합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청포도즙(agresto), 사프란 오일, 진사, 꿀, 소금꽃, 향기로운 갈대, 아로마 칼라무스(aromatic calamus), 포도주 등이 만발의 여왕인 장미 꽃잎과 어우러져 매력 넘치는 향기를 완성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로디눔 이탈리쿰은 고대 로마에서 가장 유행했던 향수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