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로마의 주방 도구들. 가룸은 로마인들이 가장 사랑한 소스였습니다.
조미료가 약이 된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고대 로마에서는 요리용 조미료에 약효까지 인정받는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가룸(Garum)은 생선 내장을 발효시켜 만든 특이한 소스로, 로미 요리에서 그 어떤 재료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로마 시민들은 이 소스에 완전히 매료되어 고기와 채소는 물론, 전채부터 메인 요리, 곁들이는 반찬까지 거의 모든 음식에 가룸을 곁들여 먹었습니다.
플리니우스가 기록한 가룸의 약효
그런데 가룸의 약용 효능에 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사실 로마에서는 가룸의 치료 효과도 널리 알려져 있었고, 실제로 활용되었습니다.
대(大) 플리니우스도 저서 《박물지(Naturalis Historia)》에서 이를 언급합니다. 그에 따르면 가룸, 즉 리쿠아멘(Liquamen)은 다양한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었으며, 특히 이질과 개에게 물린 상처 치료에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식욕 촉진 효과도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가룸은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덕분에 식욕 부진을 겪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처방으로 쓰였습니다.
이러한 효능이 과학적으로 사실이었는지는 별개로, 로마인들이 비릿하면서도 독특한 향과 개성 있는 맛을 지닌 이 소스에 열광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페니키아-그리스 기원, 로마가 만든 산업
흥미롭게도 가룸은 페니키아-그리스 문화권에서 유래했지만, 최초로 대규모 생산 산업을 일으킨 것은 바로 로마인들이었습니다. 오늘날 동남아시아의 어장(魚醬)과 비교되는 이 발효 어류 소스는,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로마 제국의 식문화와 의학을 함께 관통하는 독특한 존재였던 셈입니다.
(사진 출처: alamy.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