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수를 열애한 로마인들
로마인들은 향수를 무척 사랑했습니다. 고대 로마의 향수 공방(perfumeria)은 그 수가 매우 많았을 뿐만 아니라, 당시 기준으로 보면 놀랍도록 앞선 시설과 기술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향수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발명품으로, 동양과 서양 문명 어디에서나 유행했습니다. 그러나 향기 문화가 처음으로 비교적 대중적인 일상이 된 곳은 바로 로마였습니다.
물론 값비싼 고급 향수를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최상류층뿐이었습니다. 일반 백성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었기에, 그들은 품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럭저럭 쓸 만한 저렴한 향료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폼페이 유적이 말해주는 향수 공방의 실제 모습
그렇다면 고대 로마의 향수 공방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이에 대한 단서는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의 고고학적 발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두 유적지에서는 향수 제작과 관련된 여러 작업 공간이 확인되었습니다.
오늘날 향수는 공장이나 장인의 작업장에서 생산된 뒤 별도의 전문 매장에서 판매됩니다. 그러나 고대 로마의 도시와 그 주변 지역에서는 이러한 생산과 판매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폼페이 및 인근 지역의 출토 유물에 따르면, 원료를 눌러 짜내는 압착 과정과 꽃에서 향기를 차갑게 추출하는 앙플라주(enfleurage) 기법이 모두 하나의 공간 안에서, 심지어 손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요컨대 고대 로마의 향수 공방은 실험실이자 상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 곳이었던 셈입니다.
향수의 중심지, 캄파니아
특히 캄파니아(Campania) 지역에는 향수 공방이 많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향수 제작에 가장 널리 쓰이던 귀한 품종의 꽃들이 재배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유명한 장미였습니다. 장미 향수는 로마에서 큰 인기를 누린 대표적인 향기 제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