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프리의 티베리우스(프랑스 판화). 로마 황제는 잦은 난잡한 연회 속에서 자신의 개인 방에 소장했던 에로틱 회화 컬렉션에서 영감을 얻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냉혹하고 인색한 황제, 그리고 또 다른 이면
로마 제국의 두 번째 황제 티베리우스는 역사가들에게 냉담하고 잔혹하며 극도로 인색한 군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그의 평판에는 더 충격적인 이면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변태적인 성향이다. 물론 이는 당대의 역사가와 작가들이 그에게 일방적으로 덧씌운 각종 추문과 악행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수토니우스가 기록한 티베리우스의 비밀
특히 로마의 저명한 역사가 수토니우스는 티베리우스에 관한 기록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남겼다. 그에 따르면 티베리우스는 여러 해 동안 머물렀던 아름다운 별궁 카프리 섬에서, 자신의 개인 방에 그리스 장인들이 만든 정교하고 값비싼 에로틱 회화 컬렉션을 모아두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의 목적은 예술에 대한 사랑이었을까? 수토니우스의 기록에 의하면 결코 그렇지 않았다. 티베리우스는 이 컬렉션을 단순한 미술품으로 감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즐기던 빈번한 난잡한 연회에서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얻기 위한 도구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카프리 섬으로 은둔한 황제의 말년
티베리우스는 통치 후반기 대부분을 로마를 떠나 카프리 섬에서 보냈다. 원로원 정치에 환멸을 느낀 그는 섬에 웅장한 저택들을 지어 짓고 그곳에 은둔하며 국정을 원거리에서 통제했다. 바로 이 시기에 그의 사생활에 대한 온갖 소문과 추문이 로마 사회에 퍼져나갔고, 이후 역사가들의 필치를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물론 고대 역사가들의 기록은 정치적 목적이나 선정성이 개입된 경우가 많아 사실 여부를 가려내기 어렵다. 하지만 티베리우스라는 인물이 당대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여전히 로마사 애호가들에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