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로마 황제 갈리에누스의 아이러니: '맞히지 못한' 사냥꾼에게 왕관을 하사하다

로마 황제 갈리에누스의 아이러니:  맞히지 못한  사냥꾼에게 왕관을 하사하다

갈리에누스의 흉상

로마 황제 갈리에누스(Gallienus)는 공식 역사서에서 결코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는 무도하고 비겁한 인물로 묘사되는데, 정치적으로 불편한 존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부정적 묘사에는 어느 정도 의도적인 과장이 섞였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젊은 황제의 실제 혹은 전해지는 결함과 별개로, 분명한 사실 하나가 있다. 바로 갈리에누스에게 아이러니(풍자적 유머)가 넘쳤다는 것이다. 이는 수 세기 동안 전해 내려오며 유명해진 여러 재미있는 일화들을 통해 충분히 입증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이 이야기는 고대 로마의 역사서인 《황제열전(Historia Augusta)》에 기록되어 있다.

황소를 열 번이나 놓친 사냥꾼

어느 날, 갈리에누스가 지켜보는 앞에서 한 사냥꾼이 투기장으로 끌려 들어와 거대한 황소 앞에 세워졌다. 사냥꾼은 열 번 연속으로 조준하여 활을 쏘았지만, 모두 처참하게 빗나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황제는 그에게 왕관을 하사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황소를 맞히는 것보다 맞히지 못하는 편이 더 어려운 일이었네."

요컨대, 저 거대한 표적을 열 번이나 빗나가게 만드는 것 자체가 진정한 '위업'이라는 뜻이다. 갈리에누스 특유의 신랄하면서도 재치 있는 풍자가 돋보이는 일화로, 그의 기지와 아이러니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