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란체스코 몬테메차노(Francesco Montemezzano), <손수건과 강아지와 함께 앉아 있는 숙녀의 초상>
오늘날의 손수건 용도, 사실은 의외로 최근의 일
감기에 걸렸을 때나 갑작스러운 재채기가 나올 때 코를 닦는 데 쓰이는 손수건. 하지만 오늘날처럼 손수건을 위생 목적으로 사용하는 관습은 놀랍게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위생 규칙이 엄격해지고 대중에게 널리 보급된 지난 세기에 와서야 비로소 자리 잡은 습관입니다.
그 이전까지 손수건, 즉 사각형 천 조각은 주로 장식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실용보다는 격식과 멋을 드러내는 액세서리에 가까웠던 셈이죠.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맙풀라(mappula)'
손수건의 원조는 이미 고대 그리스와 고대 로마 시대에 등장했습니다. 당시에는 맙풀라(mappula)라고 불렸습니다.
맙풀라는 일종의 개인용 냅킨으로, 연회에 갈 때 함께 지니고 가는 물건이었습니다. 연회에서 남은 음식을 집으로 가져올 때 궤용이 되었으니, 지금의 도시락 포장 개념과도 비슷한 셈입니다.
흥미롭게도 고대 로마에서는 맙풀라가 또 다른 용도로도 쓰였습니다. 검투사 경기가 시작될 때 영사(집정관)가 경기장에 맙풀라를 던지며 경기 개시를 알렸다고 전해집니다. 오늘날 스포츠 경기의 시작 신호와 같은 역할이었던 것이죠.
중세 시대: 실용성 없는 장식품으로 남다
중세 시대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수백 년 동안 손수건은 단순하지만 크게 실용적이지 않은 장식 소품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참고로 손수건을 본격적으로 보급한 인물로는 잉글랜드의 국왕 리처드 2세가 꼽힙니다. 그는 정방형 천 조각을 만들어 머리를 가리거나 얼굴을 닦는 데 사용했는데, 이것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며 손수건 문화의 씨앗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7세기, 이니셜로 개성을 담다
1600년대에 들어서면서 손수건에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수놓아 개성화하는 습관이 생겨났습니다. 손수건이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라 소유주의 격을 보여주는 개인 물건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죠.
18세기, 우아한 '유혹의 무기'로 변신하다
그러나 1700년대에는 손수건이 거의 '유혹의 무기'로 변모합니다.
소매, 주머니, 그리고 넉넉한 데콜테 사이에서 마법처럼 모습을 드러내던 손수건은 값비싸고 정교하게 수놓인 천으로 제작되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아름답고 슬픈 숙녀의 눈물을 살며시 닦아주는 로맨틱한 소품으로 활용되곤 했습니다.
19세기에도 여전했던 '소매 코닦기'
그렇다면 코를 닦는 일은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놀랍게도 19세기에도 일반적인 방법은 예전과 다름없었습니다. 입고 있던 옷의 소매나 옷자락에 얼굴을 묻는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당연하게 여기는 손수건의 위생적 사용이 사실은 매우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참으로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