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새와 닭 모래주머니를 채운 젖먹이 돼지… 고대 그리스의 기묘한 미식 세계

새와 닭 모래주머니를 채운 젖먹이 돼지… 고대 그리스의 기묘한 미식 세계

고대 그리스인이 돼지를 다루며 먹을 준비를 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 젖먹이 돼지는 시대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리되었습니다.

고대인의 식탁, 상상을 초월하는 메뉴들

지금 보면 기괴하고 심지어 역겹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고대에는 거의 모든 민족이 오늘날이라면 고문을 당해도 먹기 꺼려질 음식들을 큰 만족감과 함께 식탁에 올렸습니다.

시대와 문화, 지역에 따른 차이는 있었지만, 낯선 동물과 그 내장을 먹는 것은 지난 세기 내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아테나이오스가 남긴 기록

수많은 사례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서기 3세기경에 활동한 그리스 작가 아테나이오스(Athenaeus of Naucratis)가 언급한 요리입니다. 그의 생애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지만, 저술한 책 덕분에 당시의 미식 문화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저서 『데프노소피스타이』(Deipnosophistae, '현자들의 만찬')에서 반은 구워 반은 삶아낸 훌륭한 젖먹이 돼지 요리를 소개합니다. 과거에 종종 유행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조리법의 백미는 바로 속을 채우는 재료였습니다. 돼지 배 안에는 지빠귀와… 닭 모래주머니가 가득 들어갔던 것입니다.

반은 구움, 반은 삶음

한 마리의 고기를 두 가지 방식으로 동시에 조리하는 이 기발한 기법은 단순히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고대 요리사들의 실험 정신을 잘 보여줍니다. 겉은 불맛이 배어 있고 속은 부드럽게 익는, 지금 생각해도 결코 만만치 않은 솜씨가 필요한 요리였습니다.

닭 모래주머니는 지금도 인기

흥미롭게도 고대인이 즐겨 넣었던 닭 모래주머니는 오늘날에도 사랑받는 식재료입니다. 한국에서는 '닭똥집'이라는 이름으로 맥주 안주나 별미 요리로 널리 먹히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여전히 즐겨 찾는 재료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사람의 입맛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어쨌든 젖먹이 돼지 속에 새와 내장을 가득 채워 식탁에 올리던 고대의 식문화는, 어쩐지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야기임에는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