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 15세의 총애를 받던 연인 중 한 명, 루이즈 오머피(Louise O'Murphy)의 초상
물건 교체하듯 여자를 바꾼 왕
루이 15세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바람둥이 군주'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마치 낡은 물건을 새것으로 바꾸듯 여자를 갈아치우곤 했다. 더 이상 마음에 들지 않거나 싫증이 나면 곧바로 다른 여성에게 눈을 돌리는 식이었다.
베르사유의 은밀한 놀이터, 파르코세르프
어느 시기, 국왕은 공식 애첩이었던 퐁파두르 부인(Madame de Pompadour)에게조차 싫증을 느꼈다. 정무와 외교 일정 사이사이 틈만 나면 그는 파르코세르프(Parc-aux-Cerfs)라 불리던 처소의 젊은 여인들과 어울리며 번민을 달랬다. 이곳의 여인들은 오직 국왕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대기하는 존재였고, 대부분 신분 낮은 평민 출신의 젊은 여성들이었다. 그들은 왕에게 즐거움을 주는 '매운 양념' 같은 사치품에 불과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나 영향력은 없었다.
퐁파두르까지 긴장시킨 아일랜드 미녀
그러나 아름다운 아일랜드 출신 루이즈 오머피(Louise O'Murphy)와의 관계는 사뭇 달랐다. 루이 15세는 그녀에게 단순한 육체적 끌림을 넘어 깊은 애착과 몰입을 느꼈고, 이는 퐁파두르 부인마저 불안하게 만들었다. 왕국 제1의 신민인 국왕의 공식 정부(maîtresse en titre)라는 안락하고 실속 있는 자리에서 밀려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드디어 우리 집에도 체면 서는 딸이 생겼구나!"
오머피는 네 명의 언니들과 마찬가지로 매춘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처지였다. 흥미로운 것은 그녀의 아버지, 한 상인이 막내딸과 국왕 사이의 로맨틱하지도 않은 관계를 알게 됐을 때의 반응이다. 그는 오히려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이렇게 외쳤다고 전해진다.
"아하, 드디어 나도 남들처럼 체면 세운 딸을 하나 두게 됐구나!"
모든 딸이 매춘부였던 그의 입장에서, 막내딸이 국왕의 정부가 된 것은 가문 전체의 체면을 세워주는 영광스러운 일이었던 것이다. 당대 사회의 냉혹한 현실과 인간의 탐욕을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일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