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0년대 남성 패션(조반니 디 세르 조반니 작): 분리형 스타킹과 '노출된' 속옷
1450년, 피렌체의 일상을 담은 그림
위 이미지는 조반니 디 세르 조반니(Giovanni di Ser Giovanni, 1406~1486)의 작품 <시베트 놀이(The Game of Civet)>의 한 장면입니다. 그는 더 유명한 화가 마사초(Masaccio)의 형제로, 이 그림은 1450년경 제작되어 당시 피렌체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전해 줍니다. 특히 패션의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단서를 남기는데요.
왼쪽에 그려진 금발의 두 청년은 '델 치베티노(del civettino)'라 불리던 거리 놀이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속옷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시 유행하던 남성 복식, 바로 '분리형' 스타킹 때문이었습니다.
발끝부터 가랑이까지, 몸을 감싼 꽉 끼는 레깅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각 다리는 발끝에서 사타구니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아주 꽉 끼는 레깅스로 감싸여 있었고, 그 위쪽 끝은 끈이나 단추를 이용해 상의인 더블렛(doublet)에 고정되었습니다. 문제는 몸의 중앙, 정확히는 성기 부위에 해당하는 부분이 그대로 훤히 드러난다는 점이었습니다. 덕분에 남성들은 문자 그대로 '속옷 차림'인 채 거리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14세기부터 15세기 전반까지 이어진 유행
이러한 복식은 14세기 전반과 15세기 전반기 내내 사용되다가, 오늘날의 레깅스를 연상시키는 칼차브라가(calzabraga)로 부분적으로 대체되었거나, 브라게타(braghetta)라 불리는 기묘하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주머니'로 보완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주머니는 남성의 신체를 가리기는 것은커녕, 오히려 지나치게 부각하고 과시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별도의 포스트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