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라워호에 화장실은 없었다
1620년 청교도들이 신대륙으로 향하며 탑승한 유명한 배, 메이플라워호(Mayflower)에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형태의 화장실이 전혀 없었습니다. 약 66일간의 힘겨운 대서양 횡단 여정 동안, 배에 탔던 100여 명의 승객과 선원들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요강과 갑판 밖, 두 가지 선택지
승객들이 주로 이용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요강(chamber pot)이라 불리는 작은 그릇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요강은 좁은 선실 안에서 볼일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도자기나 금속 그릇으로, 당시 일상생활은 물론 항해 중에도 널리 쓰이던 필수품이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직접 갑판 밖으로 나가 바다로 볼일을 해결하는 것이었죠.
다만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씨에는 갑판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승객은 좁고 어두운 선실 안에서 요강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메이플라워호는 항해 초반 거센 파도와 폭풍을 만나 심하게 흔들렸는데, 승객들은 심한 멀미와 함께 열악한 위생 환경까지 견뎌야 했습니다.
당시 배의 위생 상태는 어땠을까?
17세기 항해선에서는 개인 위생보다 생존이 우선시되던 시절이었습니다. 선원들을 위해 배 머리 부분에 설치된 '헤드(head)'라 불리는 간이 변소가 있었지만, 승객들이 이를 자유롭게 이용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하루 종일 좁은 하급 선실에 갇혀 지내야 했던 승객들에게 위생 환경은 결코 쾌적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메이플라워호의 화장 문제는 단순한 일화를 넘어, 당시 장거리 항해가 얼마나 고단하고 불편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단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