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의 게토 탈출, '유대인 해방'의 시대
유럽의 유대인들이 게토를 떠나 대규모로 이주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이른바 유대인 해방(Jewish Emancipation) 과정의 일환이었습니다. 수백 년간 특정 구역에 갇혀 살아야 했던 유대인들의 삶은 이 시기를 기점으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해방의 배경이 된 세 가지 흐름
이러한 변화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먼저 계몽주의 사상의 확산은 인간의 이성과 평등을 강조하며 종교적 차별에 대한 비판의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이어서 자유주의의 보급과 프랑스 혁명은 개인의 권리라는 개념을 유럽 전역으로 퍼뜨렸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많은 유럽 국가에서 새로운 정치·사회 질서의 등장을 가져왔고, 그 결과 유대인들에게도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유대인들이 새로운 권리와 자유를 손에 넣자, 점차 게토를 벗어나 도시와 마을 곳곳으로 이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진전은 유대인들에게 상업·금융 분야 등 다양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며 이러한 이주를 더욱 가속화했습니다.
물론 게토 밖으로의 이주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많은 유대인들은 주변 사회의 저항과 차별에 직면해야 했고, 이주는 길고 복잡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방은 궁극적으로 유대인들의 삶을 크게 개선했으며, 유럽 사회로의 통합이라는 중요한 성과를 낳았습니다.
유럽 각국의 게토 해방 사례
독일 — 1812년
프로이센 정부가 '해방 칙령(Emancipation Edict)'을 반포하여 유대인에게 평등한 시민권을 부여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독일 대부분을 포함한 프로이센 통치 지역에서 유대인들이 점진적으로 게토를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오스트리아 — 1867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유대인에게 평등한 시민권을 보장하는 법률을 제정하면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지역의 유대인들이 게토 밖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탈리아 — 1870년
이탈리아가 로마를 포함한 교황령을 합병하면서 로마 유대인 게토가 공식적으로 폐지되었고, 로마의 유대인들은 드디어 도시 전역으로 자유롭게 거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러시아 —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차르 체제가 붕괴하고 새로운 소비에트 정부가 수립되었습니다. 신정부는 유대인의 거주가 강제되었던 '정착 한구역(Pale of Settlement)'을 폐지하고 유대인에게 평등한 권리를 부여했으며, 이로 인해 러시아의 유대인들도 게토를 떠나 자유롭게 정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