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는 주로 유대인 학살로 기억되지만, 나치 독일의 강제수용소에는 유대인 외에도 다양한 집단이 수감되었습니다. 나치는 인종적·정치적·사회적으로 '불온하다'고 판단한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색출해 박해했으며, 그 대상은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했습니다.
1. 롬인(집시)
롬인은 나치의 인종 법규에 따라 '열등 인종'으로 규정되어 박해를 받았습니다. 이들의 대량 학살은 '포라이모스(Porajmos)'라 불리며, 추산 20만~50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에는 롬인 가족들이 함께 수감되는 전용 구역까지 존재했습니다.
2. 장애인
나치는 '쓸모없는 생명'이라는 명분 아래 장애인들을 학살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정신질환자와 신체장애인들은 강제 불임 수술을 당했고, 비밀리에 진행된 'T4 안락사 프로그램'을 통해 수십만 명이 살해되었습니다. 이는 홀로코스트로 이어진 대량학살의 전조로 평가됩니다.
3. 여호와의 증인
여호와의 증인들은 히틀러에 대한 충성 맹세와 병역 의무를 종교적 신념 때문에 거부했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습니다. 수용소에서는 보라색 삼각형 배지가 부여되었으며, '신념을 버리면 석방해 주겠다'는 조건조차 거부하고 끝까지 신앙을 지킨 이들이 많았습니다.
4. 정치적 반대 세력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아나키스트, 노동조합 활동가 등 나치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활동가들은 초기부터 대거 체포되었습니다. 최초의 수용소인 다하우의 초기 수감자 상당수가 바로 이런 정치범들이었으며, 그들을 표시하기 위해 빨간색 삼각형 배지가 사용되었습니다.
5. 동성애자
나치는 동성애를 '국민 공동체를 위협하는 열등한 행위'로 규정하고, 형법 제175조를 악용해 남성 동성애자들을 대량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분홍색 삼각형 배지를 달아야 했으며, 수만 명이 수용소에 수감되어 그중 상당수가 사망했습니다.
6. 프리메이슨
나치는 프리메이슨을 유대인 및 국제적 음모와 결탁한 위협 세력으로 간주했습니다. 프리메이슨 로지는 강제 해체되었고, 많은 회원들이 체포되어 수용소에 수감되었으며 일부는 붉은색 삼각형 배지 아래 정치범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그 밖의 희생자들
이 외에도 소련군 포로, 폴란드 지식인과 성직자, 검은 삼각형 배지를 단 '반사회적 생활자'로 낙인찍힌 사람들, 그리고 점령지 저항 운동가들까지 강제수용소로 끌려갔습니다. 나치의 박해는 특정 민족에 국한되지 않고, 정권에 순응하지 않는 모든 존재를 향해 있었다는 점에서 홀로코스트의 기억은 유대인뿐 아니라 이 모든 희생자들을 아우르며 기려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