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대화재와 글래스고 타워 설화, 사실일까?
1666년 9월에 발생한 런던 대화재(Great Fire of London)는 중세 런던 시가지 대부분을 집어삼킨 영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재난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화재와 관련해 "당시 부자들이 글래스고 외곽의 타워에 귀중품을 보관했다"는 이야기가 종종 언급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글래스고는 런던에서 너무나 먼 도시
글래스고는 잉글랜드가 아닌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도시로, 런던에서 약 650km(약 400마일) 떨어져 있습니다. 17세기 기준으로 두 도시 사이를 오가려면 며칠에서 몇 주까지 걸리는 긴 여정이 필요했습니다. 화재가 닥친 급박한 상황에서 런던의 부유층이 소지품을 싸서 북쪽 스코틀랜드까지 운반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당시 부자들의 실제 대응 방식
역사 기록에 따르면, 런던 대화재 당시 부유층과 일반 시민들은 주로 템스강을 통해 물건을 실어 옮겼습니다. 배에 짐을 싣거나 도시 동쪽과 북쪽의 교외 지역으로 피신하면서 귀중품을 함께 옮기는 것이 일반적인 대응이었습니다. 또한 인근 마을이나 에식주(Essex)처럼 비교적 가까운 지역으로 피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론
런던 대화재 당시 런던의 부자들이 글래스고 외곽의 타워에 물건을 보관했다는 기록이나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거리상으로도, 당시 교통 상황으로도 비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화재 이후 런던은 목조 건물 대신 벽돌과 돌로 된 건축물 위주로 재건되며 도시의 모습이 크게 바뀌었는데, 이 점은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