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은 정치적 스캔들과 테러의 충격 속에서도 평화 협정과 우주 개발이라는 돌파구가 함께 나타난, 격동의 해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998년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대표적인 사건들을 시기별로 살펴봅니다.
클린턴 대통령 탄핵과 르윈스키 스캔들
1998년 1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의 불륜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소위 '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졌습니다. 린다 트립이 몰래 녹음한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졌고, 특별검사 케네스 스타는 대통령의 위증 및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9월 9일, 스타 특별검사는 방대한 분량의 조사 보고서(소위 '스타 리포트')를 연방 의회에 제출했고, 하원은 12월 19일 위증과 사법 방해 혐의로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습니다. 이로써 클린턴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하원에서 탄핵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북아일랜드 평화 협정과 옴라 참극
4월 10일 성금요일, 영국·아일랜드 정부와 북아일랜드 각 정파는 수십 년간 이어진 종교·정치 분쟁, 이른바 '더 트러블스(The Troubles)'를 종식시키는 성금요일 협정(Good Friday Agreement)을 체결하며 평화의 큰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15일, 협정에 반대하던 강경파 조직 '진짜 IRA'가 북아일랜드 옴라 시장을 덮친 폭탄 테러를 일으켜 민간인 2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참극은 분쟁 기간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비극으로 기록되며 평화 과정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와 국제 테러의 그림자
8월 7일, 케냐 나이로비의 미국 대사관과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미국 영사관 앞에서 차량 폭탄이 거의 동시에 폭발했습니다. 이 테러로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다쳤으며, 오사마 빈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이 배후로 지목되면서 국제 테러리즘이 본격적인 글로벌 안보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우주 개발의 새로운 지평
1월 6일, NASA는 달 탐사선 '루나 프로스펙터(Lunar Prospector)'를 발사해 달의 물과 자원 매장 가능성을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했습니다. 이 탐사선은 달 극지방에 물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데이터를 보내오며 이후 유인 달 탐사 계획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습니다.
10월에는 우주비행사 존 글렌이 36년 만에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해 고령 우주 비행의 새 기록을 세웠고, 11월 20일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첫 번째 모듈 '자랴(Zarya)'가 발사되며 인류 최대 규모의 우주 협력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밖의 주요 사건들
5월에는 인도가 핵실험을 감행했고 파키스탄이 곧바로 맞대응하면서 남아시아의 핵 군비 경쟁이 심화되었습니다. 유럽에서는 6월 유럽중앙은행(ECB)이 설립되고 연말에 회원국 간 환율이 고정되는 등, 다음 해 단일 화폐 '유로' 출범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2월 김대중 정부가 출범해 IMF 외환 위기 극복에 나섰으며, 7월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개최국 프랑스가 결승에서 브라질을 꺾고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맺음말
이처럼 1998년은 대통령 탄핵과 테러의 충격 속에서도 북아일랜드 평화 협정,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착공 등 희망적인 성취가 공존했던 변화의 해였습니다. 이 해의 사건들은 이후 세계 정치와 안보, 과학 기술의 방향에 오랜 영향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