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골드러시(1848~1855)는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황금의 땅'으로 불러모으며 미국 역사상 가장 극적인 경제적 기회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렇다면 금이 처음 발견된 땅의 주인인 존 서터(John Sutter)는 이 황금열풍으로 큰 부자가 되었을까요?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잃었다
의외로도 존 서터는 골드러시를 통해 부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1848년 1월, 제임스 마셜(James W. Marshall)이 서터의 제재소(Sutter's Mill)가 있던 콜로마(Coloma)에서 금을 처음 발견했을 때, 그 땅의 소유주는 바로 존 서터였습니다. 하지만 서터는 이 발견으로 직접적인 이익을 얻지 못했고, 오히려 골드러시가 진행되는 동안 대부분의 재산을 잃고 말았습니다.
서터가 재산을 잃게 된 원인들
서터의 몰락에는 여러 요인이 겹쳤습니다.
첫째, 인력의 유출입니다. 금이 발견되자 서터의 직원들과 노동자들은 일손을 놓고 모두 금광으로 달려갔습니다. 제재소와 목장, 농장을 운영할 사람이 사라지면서 그의 사업 전반은 마비되었습니다.
둘째, 무단 점거와 약탈이었습니다. 몰려든 이주민들이 서터의 광대한 토지에 불법으로 정착하며 가축과 곡물, 심지어 건물 자재까지 가져갔습니다. 당시 법 질서가 미비했던 개척지에서 서터는 이를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셋째, 재산 관리 비용과 소송이었습니다. 서터는 자신의 토지권을 지키기 위해 막대한 변호 비용을 지출하며 수많은 법적 분쟁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송은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남아 있던 재산만 소진시켰습니다.
넷째, 경영 실패와 잘못된 판단도 한몫했습니다. 아들 존 서터 주니어와의 갈등 속에 이루어진 자산 처분과 사업 확장 시도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역사의 아이러니
골드러시는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캘리포니아를 세계적인 경제 중심지로 성장시켰지만, 그 시작점에 있던 사람에게는 재앙이었습니다. 결국 서터는 파산 신청까지 하게 되었고, 말년에는 연방 의회에 보상을 요청하는 청원을 올리며 생을 마감했습니다.
존 서터의 이야기는 골드러시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역사를 보여줍니다. 황금을 최초로 알린 땅의 주인조차 그 황금의 혜택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골드러시가 남긴 잔혹한 아이러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