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형성된 국가가 어디인지에 대한 명확한 정답은 없습니다. '국가'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중앙집권적 통치 체계, 문자의 발명, 도시의 출현, 계층화된 사회 구조 등 어떤 요소를 국가 성립의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 나일 강에서 태어난 통일 왕국
많은 역사학자들은 기원전 3100년경 나일 강 유역에서 탄생한 고대 이집트를 최초의 국가로 꼽습니다. 당시 상이집트(남부)와 하이집트(북부)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파라오를 정점으로 하는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가 세워졌습니다. 전설적인 초대 왕 나르메르(또는 메네스)가 두 지역을 통합했다고 전해지며, 이후 이집트는 수천 년간 지속되는 안정된 왕조 국가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수메르 —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국가들
반면 다른 학자들은 수메르(Sumer)를 최초의 국가로 봅니다. 수메르는 오늘날의 이라크에 해당하는 메소포타미아 지역, 즉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서 기원전 3100년 전후로 번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루크, 우르, 라가시 같은 도시 국가들이 각각의 통치자와 신전 중심 사회를 이루었으며, 특히 수메르인들이 발명한 설형문자는 인류 최초의 문자 체계로 평가받습니다.
두 문명, 그리고 열린 질문
흥미롭게도 이집트와 수메르는 거의 같은 시기에, 서로 다른 강 유역에서 독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이집트가 하나의 통일 왕국으로 출발했다면, 수메르는 여러 도시 국가의 연합체 형태였다는 점에서 두 문명의 '국가' 모습은 서로 달랐습니다.
결국 인류 최초의 국가가 어디인지는 국가의 정의를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통일된 영토 국가를 기준으로 하면 이집트가, 도시와 문자 문명을 기준으로 하면 수메르가 그 후보가 됩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이 두 문명은 인류가 최초로 복잡한 사회 조직을 이루어낸 위대한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동등하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