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시대 최고의 명장으로 손꼽히는 다케다 신겐(武田信玄).
"움직임은 바람처럼 빠르고, 침묵은 숲처럼 고요하며, 공격은 불처럼 맹렬하고, 움직이지 않음은 산처럼 굳건하다"는 '풍림화산(風林火山)' 기치 아래, 숙명의 라이벌 우에스기 겐신(上杉謙信)과 대결했던 무장입니다.
오니가와라(鬼瓦) 문양의 투구를 쓰고 얼굴은 마귀처럼 그려진 인물, 바로 '귀신'입니다.
반면 우에스기 겐신은 백마를 타고 백색 갑주를 두른 '군신(軍神)' 같은 미남으로 그려지죠. 극명하게 대칭을 이루는 두 사람입니다.
그런 신겐이 세상을 떠나자 전국시대 전체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아마 스스로도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유언으로 "내 죽음을 3년간 숨겨라!"라고 남겼으니까요.
이번 글에서는 다케다 신겐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다케다 신겐 간단 소개!

1521년, 카이국(甲斐国, 현재 야마나시현)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대에 다케다 가문은 전국 다이묘가 되어 카이국을 통일했습니다.
신겐은 그 뒤를 이어 스스로 영토 확장에 나섰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웃 시나노국(信濃国, 나가노현)의 영토를 둘러싸고 우에스기 겐신과 '가와나카지마 전투(川中島の戦い)'를 다섯 번이나 벌였습니다.
바로 '다케다 대 우에스기'의 유명한 전투죠.
신겐은 유언에서 아들에게 "곤란한 일이 생기면 겐신에게 의지하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원한 라이벌이자 유일무이한 절친, 귀신과 군신입니다.
원래 만성질환을 앓고 있던 신겐은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넣고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에야스의 유일한 패배 상대가 바로 신겐이었기에, 에도 시대에는 신겐이 크게 유행했습니다. "이에야스를 사람으로 성장시킨 무장!"이라 불렸으니까요.
병사설이 정설이지만, 암살설도 있다?

다케다 신겐은 53세 때 노다성(野田城)에서 도쿠가와 군과 싸웠습니다.
신겐이 승리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객혈(喀血)을 했습니다. 한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회복이 어려워 보이자 카이국으로 돌아가던 중, 길 위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인으로는 '폐결핵'과 '위암'이 주류를 이루지만, 재미있는 일화도 남아 있습니다.
피리 소리에 이끌려…
"노다성을 공략할 때, 문화인이기도 했던 신겐은 성 안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피리 소리에 매료되어 갑자기 본대를 떠났다. 그때, 성에서 발사된 적의 조총탄에 맞았다."
일종의 전설이죠. 백전노장인 신겐이 저런 실수를 저질렀을 리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으니,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면 현실은 이럴지도 모르죠.
오다 노부나가의 독살설?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에 의한 독살설도 있습니다.
신겐의 죽음 시점이 노부나가에게는 너무나 좋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말 부자연스러울 정도죠.
신겐과 노부나가는 동맹을 맺고 있었지만, 신겐이 이를 파기하고 무로마치 막부 제15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아키(足利義昭)의 "노부나가 토벌 명령"을 받아 상경하던 중이었습니다.
만약 '다케다 대 오다'의 대결이 실제로 벌어졌다면, 노부나가는 혼노지의 변 이전에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요토미의 천하는 오지 않았을 것이고, 전국시대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아직도 모르는 일입니다.
마무리
신겐의 죽음이 전국시대에 큰 파란을 일으킨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신겐 역시 유언으로 "내 죽음을 3년간 숨겨라!"라고 남겼습니다. 자신의 죽음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고 있었다는 유언이죠. 하지만 곧 들통나고 말았습니다.
그는 '귀신'과 같은 존재감으로 시대를 달려온 인물이었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산처럼 굳건하고, 존재감은 귀신 같은"
'풍림화산귀(風林火山鬼)'라고 할 수 있겠네요.
덧붙여, 일본 최초의 '수세식 변소'를 사용한 사람이 바로 신겐이라고 합니다. 이런 모습도 매력 포인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