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7년 9월 5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포트 로빈슨(로빈슨 요새). 오글라라 수족의 자랑스러운 족장이 요새의 문 앞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의 이름은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 시팅 불(Sitting Bull), 레드 클라우드(Red Cloud)와 함께 수족을 대표하는 3대 위대한 추장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미군에 대한 인디언의 가장 위대한 승리로 기록된 리틀 빅 혼 전투의 주역입니다. 1876년 6월 25일 벌어진 이 전투에서 커스터 장군이 이끄는 제7기병연대의 모든 부대는 인디언 연합군의 돌격 앞에서 궤멸적인 피해를 입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크레이지 호스를 상징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세 명의 위대한 수족 추장 가운데 가장 어렸다는 점, 그리고 전장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1876~1877년의 겨울은 극심한 혹한과 기아가 겹치면서 수족에게는 그 몇 해 중 가장 혹독한 겨울이었습니다.
백인 정부의 압도적인 힘을 이미 실감한 시팅 불과 레드 클라우드가 원주민을 위해 마련된 보호구역 정착에 동의하는 동안, 크레이지 호스만은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리틀 빅 혼의 패배에 복수를 열망한 미군의 공세로 부족은 사방에서 포위되었고, 극심한 기아와 혹독한 기상 조건마저 겹치면서 자랑스러운 그는 마침내 미국 정부가 원주민의 굶주림을 막기 위해 마련한 보호구역 중 하나에 정착하는 길을 받아들입니다.
1877년 여름, 오글라라 수족의 구성원들은 파인 리지(Pine Ridge) 보호구역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리고 1877년 9월 5일, 크레이지 호스는 포트 로빈슨 성문 앞에서 체포됩니다. 체포 작전에는 군 복무에 동의한 일부 부족민을 포함한 병력이 동원되었고, 그중에는 그의 오랜 숙적이자 매복을 준비한 리틀 빅 맨(Little Big Man)도 있었습니다. 결국 무패의 대족장은 자신의 부족 구성원의 손에 목숨을 잃습니다. 인디언 전쟁의 가장 위대한 주인공 중 한 명이 맞이한 비극적인 최후였습니다.